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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점일기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 북토크의 온기를 기록

by 마냐 정혜승

”그때 그 마음에는 이름도 없었다. 나도 모르는, 접해보지 못한, 감돵도 되지 않아 뭐라 표현할 수도, 아니 느낄 수도 없는 감정이었다:“


누구나, 표현할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합니다. 그게 무엇이 됐든, 우리의 삶은 그 이전과 달라지죠.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다른 삶을 살게 된 신정섭 김남희 부부를 모시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갖습니다.


신정섭님은 그동안 쓴 일기를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라는 책으로 엮어 내셨고,

김남희님은 그동안 딸 애진님을 그리워하며 그린 그림과 글을 모아 <아로새기다, 너에게 가는 길>이라는 그림책을 내셨습니다.


마침 저는 3년 전 분노와 슬픔을 가라앉힐 수 없어 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무슨 일이 진행됐는지 추적해 <정부가 없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우리가 마음을 나누는 시간, 슬픔을 나누면 희한하게도 고통이 줄어든다는 경험을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혼돈과 부조리에 상처받기도 하지만,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마음 나누며 위로를 얻기도 합니다. 그런 시간을 함께 하고 싶어요. 조금 특별한 북토크, 꼭 와주시면 좋겠어요.


11월21일(금) 오후 7시

북살롱 오티움에서 만날게요.



그리고.. 본격 리뷰



정말 긴장했던 실제 북토크 시간…


딸 애진이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에서 별이 된 이후, 신정섭, 김남희 부부는 어딜 가든 손잡고 같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서로 손을 놓으면 견디기 어려운 시간을 그렇게 버티셨다고 합니다. 새벽에 향을 켜고 애진이에게 편지쓰듯 일기를 쓰는 루틴을 비롯해 두분을 지켜낸 일상의 힘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 알게됐어요.

21일 오티움에서 열린 신정섭님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 북토크는 다정한 위로로 채운 시간이었습니다. “애진이 덕분에” 고통이 아니라 사랑을 기록한 아빠의 일기는 3년 여 시간을 다른 빛으로 물들였습니다. 애진이를 그린 엄마의 그림책 <아로새기다, 너에게 가는 길>은 페이지마다 사랑이 가득하죠.

3년 전에도 가장 먼저 달려오셨다던 고 이한빛 PD 부모님은 북토크에도 기차 타고 일찍 오셨어요. 하루도 빠짐없이 분량소를 찾아오던 분, 말없이 안아주고 손내밀던 분들이 그 시절을 함께 해줬고, 여전히 옆을 지켜주셨어요. 별이 된 아이들 가족분들도 오시고, 같은 시대 청년으로서 한번쯤은 이야기 듣고 싶어서 찾아왔다는 분들,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 편집자 분도, 제 책 <정부가 없다> 편집자 분도 다들 마음 포개주셨습니다. 북토크 할 수 있도록 헌신해준 @punk2funk 님에게도 각별히 고마워요.

애진이를 기억하는 여러 순간들을 나눴고요. 정부가 대체 무엇을 했는지, 안했는지 진상 규명이 속도를 내기 바라는 마음도 한결 같았죠. 국가란 무엇인가, 생각 않고 살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젠 그 질문을 끝까지 가져갈 수 밖에 없네요. 무엇보다 기억하겠다는, 함께 하겠다는 다정한 의지를 서로 털어놓을 수 있어 저는 무척 감사했어요.

개구리님이 넉넉하게 나눠주신 보라색 팔찌와 키링이 많이 남았습니다. 가방에 달면 기분이 달라진답니다. 오티움 들리실 때 하나씩 가져가세요. 기억하고 잊지 말아요. 함께 해주세요.

#북살롱오티움 #특별한날은특별히아프다 #아로새기다_너에게가는길


이 사진은 마침 3년 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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