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낙산공원 산책. 동대문역 흥인지문공원에서 시작해 혜화로 쪽으로 1시간 남짓 가벼운 코스다. 주말 등산은 사양할텐데, 쉬운 코스 제안해준 ㅌㅈ 덕에 촌사람 서울 구경에 신났다. 성곽길 18.6km 코스 중 아마 가장 쉬운 길일듯.
가보고싶던 책읽는고양이, 지나가다 구경만 했네.
서울 북쪽 풍경에 빠져드는데, 곳곳에 공사중인 크레인, 멀리 산자락을 가려버린 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지하철역 이름으로만 알았던 한성대가 바로 성곽 밖에 있았구나.
오늘 가장 인상적 풍경은 혜화로터리 필리핀 장터. 필리핀 분들을 위한 온갖 상품과 먹거리들이 줄을 잇는다. 서울은 그렇게 환대하는 도시가 아니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부터 드는데 마침 이주노동자 시위대를 마주쳤다.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외국어로 듣는 서울 도심.
우리 이민 정책 어쩌고 있나 모르는게 없는 ㅅㅅ과 수다떨다보니 마로니에공원에서 족보 있는 성북동 비둘기까지 만나고.
뒷풀이는 20세기 최애 식당 중 하나였던 혜화칼국수. 생선튀김과 바싹불고기 맛이 그대로인지 따져보기엔 너무 오랜만이라 기억나지 않지만 여전히 맛있으면 됐지.
내가 대학 친구들과 등산 비슷한 걸 하는 나이가 된 것도 살짝 당혹스러운데 이렇게 몇십년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