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의 약 10%가 왼손잡이이다. 많다면 많은 비율, 적다면 적은 비율이겠지만 오른손잡이를 위해 디자인된 세상에서 왼손잡이는 어려움을 겪곤 한다. 사소할진 몰라도 확실한 왼손잡이가 불편한 순간들 10가지를 모아보았다.
1. 스프링 노트를 사용할 때
스프링 노트에 글을 쓸 때 항상 왼손에 스프링이 걸린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아랍권의 경우는 모르겠다. 하지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을 쓰는 문화권의 왼손잡이라면 스프링노트를 사용할 때 스프링 자국이 손에 남는 경험을 한 번 즈음해 보았을 것이다.
2. 글을 쓸 때
노트는 스프링 노트를 안사면 그만이지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을 쓰다 보면 왼손잡이의 손 측면은 항상 검게 변해있다. 더운 여름날 손에 땀까지 더해진다면 최악이다.
3. 초밥을 먹을 때
대부분의 초밥집에서 초밥은 오른손잡이가 젓가락으로 집기 좋게 배열되어 나온다는 사실을 아는가?
우하향한 초밥의 배열은 오른손잡이가 집기에 편하도록 배열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수저가 미리 세팅된 레스토랑에 가면 항상 수저는 오른쪽에 있으며 왼손잡이는 누군가 고맙게 세팅해 준 수저를 다시 왼쪽으로 옮겨야 하는 불편함을 겪는다.
4. 식당에서 자리 선정할 때
아무래도 오른손잡이의 비율이 많다 보니 오른손잡이의 오른쪽에 왼손잡이가 않으면 먹을 때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왼손잡이들은 가능한 왼쪽 끝자리를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둥근 테이블이 있는 식당은 왼손잡이들의 선택권이 없다. 그냥 부딪히며 밥을 먹는 수밖에...
5. 마우스를 사용할 때
공용 PC를 사용할 때 항상 마우스는 오른쪽에 있어 왼손잡이는 불편함을 겪곤 한다. 왼쪽으로 당겨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마우스 줄이 짧다면 희한한 자세로 컴퓨터를 사용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왼손잡이는 마우스의 우클릭을 검지가 아니라 움직임이 더딘 약지로 사용해야 한다. 물론 컴퓨터 설정에서 위치를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컴퓨터나 새 마우스를 만날 때마다 매번 이런 불편함을 겪느니 처음부터 마우스만큼은 오른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경우가 많다.
6. 뒤집힌 라테아트
머그잔을 왼손으로 집기 편하게 돌리면 라테아트는 뒤집힌 그림이 된다. 뒤집힌 그림도 이쁘다고 말한다면 뭐... 할 말은 없다.
7. 기타를 배울 때
시중의 기타는 대부분 오른손잡이용이다. 왼손잡이는 양손잡이용 기타를 사서 줄을 위아래 바꿔 끼우는 수고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시중에 양손잡이용 기타가 잘 없어 기타 선택지가 매우 좁아진다는 것. 기타 외에도 바이올린, 베이스, 플롯 등 좌우가 대칭인 악기가 아니면 대부분 오른손잡이가 사용하기 좋게 디자인되어 있다.
8. 가위를 사용할 때
구멍 한쪽이 작고 기울어진 가위는 오른손잡이의 편리함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다. 좌우대칭가위더라도 왼손으로 사용하면 위날이 손바닥 반대를 향하게 되어 섬세한 가위질이 어렵다.
9. 야구할 때
시중 야구글러브는 대부분 오른손잡이용이다. 왼손잡이에겐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는 것은 너무 어렵다.
왼손잡이를 위한 글러브를 구하기 힘들 뿐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포수 중 왼손잡이를 보기 힘 이유는 2루, 3루에 송구가 힘들고 홈블로킹을 할 때 몸을 좀 더 틀어야 해 불리하기 때문이다. 단 타자의 경우 왼손잡이 타자가 1루 쪽이 두 걸음 정도 가깝고, 타격 후 스타트가 더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10. 오른쪽 팔걸이 책상
오른쪽 팔걸이 책상은 왼손잡이에겐 필기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른팔을 올려 쉬게 하는 책상일 뿐이다. 이 책상에서 필기를 해야 한다면 몸을 책상 쪽으로 45도 이상 돌려야만 한다.
이 외에도 지하철 개찰구를 이용할 때, 게임 콘솔을 조작할 때, 컴퓨터 숫자키패드를 이용할 때 등 왼손잡이가 겪는 불편함은 일상 곳곳에 있다. 왼손잡이로서 어렸을 적 글을 배울 때 오른손을 사용하길 바라는 어른들의 잔소리를 들은 적이 있지만 세상이 바뀌어가면서 그런 류의 잔소리는 점점 사라졌고 왼손잡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겪은 적도 없다. 하지만 오른손잡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세상에서 왼손잡이가 겪는 일상의 불편함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대부분의 왼손잡이는 불편한 세상에 어쩔 수 없이 적응하는 것을 유일한 선택지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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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왼손잡이 비율: 국가정책연구포털 https://www.nkis.re.kr/subject_view1.do?otpId=B09002700022557&otpSeq=0&popu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