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
둘째가 태어났다. 첫째는 제법 말을 잘하게 되었다. 더더욱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졌다.
어떻게 하면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그 첫 단추는 먼저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좋은 아빠가 되는 것보다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이 더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가장 중요한 조건임을 부정할 수 없다.
직장, 자녀, 아내 그중에 제일은 아내니라
가정의 가장 작은 단위는 부부이다. 그 기초가 단단해야 아이가 생겨도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가정이 됨을 새삼 깨닫는다. 나는 간혹 가다 가정에 마음이 가지 않고 불편감이 있다면, 부부관계를 되돌아본다. 시설 점검하듯 아내와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는다.
어떤 날은 출근 전 아내와 말다툼을 한 적이 있다. 그날은 출근길도, 사무실에서도 다툼에 대한 생각에 잠식되어 아무것도 제대로 한 것이 없었다. 점심시간 마음을 차분히 되돌아보며 노트에 메모를 했다. 아침에는 절대 싸우지 말 것. 일이 잘 안 풀릴 때의 스트레스가 내 삶에 미치는 영향과 아내와 다투었을 때 스트레스가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해보니 후자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이는 곧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내가 출근한 후 아내 역시 언짢은 마음이 계속된다. 언짢은 마음은 언짢은 육아로 이어진다. 언짢은 육아는 자괴감과 후회를 만들어 낸다. 부부 싸움이 아빠의 업무 효율에도, 엄마의 육아에도, 아이들의 정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그날 메모를 마친 후 글자 하나하나를 마음에 새겼다. 절대로 아침에 아내와 싸우지 않는다.
비단 아침뿐일까. 일상에서도 아내와 잘 지내는 노력이 결국 들어가고 싶은 내 가정을 만드는 최우선 과제이다. 다행히도 이러한 노력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일이 아니다. 내가 사랑을 준 만큼 아내는 아내의 사랑으로 되돌려준다, 때로는 더 큰 사랑으로 돌아온다. 이는 행복한 선순환을 가져온다. 그러면 아이들도 더 사랑스럽게 보이게 된다. 때때로 누군가 나에게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 무엇이냐 물어본다. 나는 주저 없이 말한다. 먼저 아내를 사랑하는 아빠가 되라고.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