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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러코드 Jul 23. 2024

비콘그라운드, 지속가능한 공공가치를 꿈꾸다.

‘디자인의 새로운 도구’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디자인하자.

로컬사회 공유경제의 선순환으로 지속가능한 지역 공동체 회복 가능성,

‘디자인의 새로운 도구’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디자인하자.


부산시는 망미동 수영 고가도로가 지역 단절을 유발하고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시설로 판단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문체부가 주관하는 ‘지역 관광 개발사업’에 참여하였다. 고가도로 하부 유휴공간을 복합생활문화공간으로 관광 자원화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목적이다. 이 장소의 브랜드 네임은 ‘비콘 그라운드(B-con Ground)’로 부산의 ‘B’와 ‘담다’라는 뜻을 가진 콘테인(Contain)의 첫음절 ‘Con’을 합성한 단어다. ‘부산의 감성과 문화를 담는 그릇, 공간’이자 ‘부산 컨테이너’라는 두 가지 의미를 중의적으로 표현했다.


그 당시 부산시 건축주택국장은 지역의 문제를 회복하기 위해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 지역주민들과 상인들이 참여하는 지역상생협의체를 계획”하여 “낙후되고 어두운 공간을 활기찬 젊음의 거리로 만들어 도시재생 효과는 물론 부산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라는 큰 포부가 있었다.


하지만, 주변 F1963의 전시문화, 망미 골목과 수영 팔도시장의 골목·먹거리 문화, 수영사적공원의 전통문화, 수영강의 자연문화 등 로컬 활성화 거버넌스가 구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콘 그라운드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변 부산 시민들에게 물어도 대부분 ‘잘 모르겠다’는 말만 돌아올 뿐이다. 개장 당시, 코로나19로 인하여 불안한 경제였다고는 하지만 부산시의 랜드마크가 될 뻔한 비콘 그라운드는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로 남아있다.


급변하는 현재, 우리는 부산의 미래 공공가치를 준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부산은 이미 글로벌 하버시티(해양물류도시)로서 화물용 컨테이너를 활용한 독특하고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보유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같은 기존 건축 인프라를 활용해 공공가치를 향상할 수 있을까? 많은 예산과 노력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쉬운 문제들이 잔존한다. 부산 시민 및 국내외 관광객 모두가 공공건축물의 혜택을 누릴 자격이 있는 이해관계자로서, 아쉬움을 논하기보다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마땅하다.


이제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많은 문제가 과거의 문제 접근 방식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드니 공과대학교 디자인 혁신 교수인 키스 도스트(Kees Dorst)는 ‘프레임 혁신’을 강조하며, 어려운 문제에 독창적인 접근법을 발굴하기 위한 새로운 실천을 소개한다. 이는 생각의 4가지 방식으로 ‘연역, 귀납, 통상적 귀추, 디자인 귀추’다. 도스트는 기존 사람들이 해결법을 찾지 못하는 문제에서 전문 디자이너의 디자인적 사고가 새로운 해결책을 창조한다고 짚어내며, ‘오늘날 세계의 열리고, 복잡하며, 역동적이고, 네트워크화된 성질을 다루는데’ 절실하게 필요한 새로운 사유법으로 확신한다.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 입문서-)>’의 저자 에치오 만치니는 ‘작고(Small), 지역적인(Local), 열린(Open), 네트워크(Connected)’ 전략인 SLOC를 언급하며 세계주의적 지역주의, 지역화와 개방화, 장소와 회복력, 새로운 문화를 위한 디자인을 말한다. 더불어 에치오 만치니는 디자인을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새롭게 정의하였다. 이를 재해석하면 오늘날 누구나 디자이너가 될 수 있고, 모두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혁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비콘 그라운드의 지속가능한 미래와 공공가치를 예측하려면 ‘새로운 프레임’과 ‘디자인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서비스 경험을 통해 디자인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사람을 위해, 사람이 중심이 되며, 사람과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재탄생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부수고 새로 지어 올리는 것만이 아닌, 지속가능한 방법이 있을까. 

누구나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답을 가지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은 각자의 필요를 주장한다. 이를 자신의 자리에서 행동에 옮기라고 말하고 싶다. 이를테면 UN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한 목표인 SDGs 실천 행동을 참고하여, 전세계에서 시민 스스로 경험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방법을 떠올려 본다. 그렇게 작은 혁신들이 가장 가까운 지역에서부터 일어나지 않을까. 어쩌면 세계적인 비콘 그라운드의 미래를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긍정적으로 비콘 그라운드를 바꾸어나갈 방법을 고민해봤을 때, 나는 디자이너기에 디자인 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시민과 함께 ‘디자인 싱킹’과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해 접근해보고 싶다. 이러한 시도는 로컬 사회에서 공유경제의 선순환을 일으켜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는 단기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과 전략으로 부산의 랜드마크로서 어떤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무엇이 정답인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디자인을 새로운 도구로 사용한다면 지속가능한 공공가치, 비콘 그라운드의 미래는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랜드마크로서 위상을 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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