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로컬 브랜딩 이야기 (1/2)
나의 부모님은 울릉도에 살고 계시다. 울릉도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고.. 부모님이 귀농을 하신 것.. (부모님이 울릉도 계신다고 하면 내가 울릉도 출신이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특별한 연고도 없으셨던 아버지는 퇴직을 하시고 여행으로 갔던 울릉도의 매력에 반하셔서 갑자기 그곳에 터를 잡으셨다. 처음에는 반대하시던 어머니도 결국 2~3년쯤 뒤에 밥이라도 챙겨줘야 하지 않겠냐며 따라가셨다. 그게 벌써 20년도 넘었다.
나는 계속 서울에 남아서 의도하지 않던 자취생활을 하게 되었다. 자취를 한 게 아니고 자취를 당했다고 해야 할까...? 암튼 그러다 보니 나는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도 울릉도를 가게 되었고, 일을 하다가 지칠 때면 울릉도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에 한 번씩을 울릉도를 다녔었고, 올해는 연초에 눈이 왔을 때 한 번, 여름에 한 번 총 2번이나 울릉도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 새삼스럽게 울릉도가 참 많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강릉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데 젊은 사람들이 정말 많아진 것이다. 20년 전에는 배안에 계시던분들이 거의 효도관광이 대부분이었던걸 생각하면 연령대가 많이 낮아진 느낌이었다.
최근에는 나혼산에서 아나운서 김대호가 울릉도에 방문해서 집을 알아보는 편도 나오는 것을 보니 확실히 점점 젊은 층에게 관심이 많아지는 추세이긴 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울릉 공항이 2025~26년에 완공된다는 이슈도 한몫했을 것이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39087
큰 항공기는 못 들어가더라도 소형 항공기로 울릉도를 갈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가는 기업과 브랜드가 있다.
모체는 코오롱글로텍이라는 기업이다. 이곳에서는 2017년에 '코스모스 리조트'를 오픈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울릉도를 알리는 캐릭터 '울라'를 개발해서 함께 전개해나가고 있다.
이곳은 울릉도의 유일한 프리미엄 리조트라고 할 수 있다. 아마 현재까지는 울릉도 내에 이 정도의 퀄리티로 잘 만들어진 리조트는 없다.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https://youtu.be/8oA2q8DZNjk?si=Ktg-N17Z1qHduCjU
왜냐하면 방 4개로 이루어진 독채 '빌라 코스모스'는 4인 기준 1박에 천만 원이 넘는다. 이 방을 예약하면 투숙하는 고객의 집 앞으로 리무진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방만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 차편, 배편도 예약해 주고, 울릉도에 도착해서도 물론 여객선 터미널에서 기다렸다가 리조트까지도 태워다 준다. 리조트에는 전담 셰프가 대기하고 있고, 스쿠버 다이빙이나 트래킹 등 액티비티 까지도 원하면 준비된다고 한다.
조식은 울릉도 제철 식재료로만 만드는데, 봄철에는 명이나물로 만든 김치를 제공하고 울릉도 엉겅퀴를 넣은 된장국, 약소 함박스테이크 등도 맛볼 수 있다. 당연히 로컬 생태계와도 연결이 될 수밖에 없다.
1,0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많은 것을 포함하여 전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물론 5~80 만원 정도의 방 '빌라 레떼'도 8개 있다. 하지만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2012년에 코오롱에서 이 추산리 부지를 매입했다고 한다. 원래는 사내 연수원으로 사용하려고 했었다가, 송곳산의 '고요하고 웅장한 기운'을 느끼고 계획을 바꿨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역시 2025~26년에 완공될 '울릉 공항'을 염두했다고 한다.
이 정도의 프리미엄 급 리조트라면 배보다는 비행기와 연계하는 것이 더 매끄러울 것이다. 소형 항공기 이겠지만, 투숙객 만을 위한 비행기를 띄워서 김포공항에서 바로 울릉공항으로 데려다준다면 그 경험의 질이 훨씬 높을 것이기 때문에. 다 계획이 있었겠지 싶다.
이 그리고 세계적인 거장으로 손꼽히는 김찬중 건축가가 이 건물을 설계했는데, 흐르는 듯한 곡선을 담아서 자연 속의 오브제처럼 녹아들길 바랐다고 한다.
'이런 곳에 건물을 짓는다는 건 죄악이야, 송곳산은 수만 년 전부터 이곳에 있던 주인이잖아. 내가 짓는 건물은 최소한 송곳산을 대적해선 안돼. 이 천혜의 환경에 살포시 앉는 아이 같은 존재여야 해.'라고 혼잣말을 했다고...
코오롱의 이런 발 빠른 행동이 단지 투자의 목적이라고 확신하긴 어렵다. 울릉도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발전이 안되어진 곳이 많아서 공항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많아지더라도 그게 잘 지켜졌으면 싶다. 아마 처음 이곳을 발견한 분도 그 아름다움에 반했을 것이다.
앞으로 이 코스모스 리조트가 그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면서 잘 지켜가길 바랄 뿐!!!
위 내용을 영상으로 담아 봤어요~!
2번째 브랜드 울릉도 고릴라 '울라'는 따로 올릴게요!
https://brunch.co.kr/@brandmakerman/163
브랜드 만드는 남자 | 김주황
lllayer(레이어) CEO & Branding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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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기억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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