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병조 Mar 15. 2017

#04. 나는 좀 특별할 줄 알았다.

20대의 마지막, 퇴사 그리고 여행.



20대의 마지막

퇴사

그리고 여행.

나의 상황이 다른 사람들보다 좀 특별할 줄 알았다.



예비군 문제도 해결이 되었고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짐을 풀어 놓고 침대에 잠시 누워 그나마 계획해 본 런던 일정표를 확인해 보니 저녁에 계획된 런던야경 투어전까지 2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런던아이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와 함께 동네 산책이나 할 겸 패딩조끼를 걸쳐 입고 여행 전 큰맘 먹고 구입한 셀카봉을 챙겨 런던 아이로 향했다.


좁은 도로,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 낮지만 오랜 시간이 느껴지는 건물들 그중에 가장 낯설었던 건 한국과 다른 차선이었다.


LOOK RIGHT!


익숙함에 긴장감을 놓쳤다간 큰 사고가 날 것 같았다.


런던아이를 향해! 친구의 뒷모습


여러개의 건널목과 굴다리를 지나면서 점점 런던아이이와 가까워 지자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고 친구와 함께 "런던아이! 런던아이!"를 외치며 런던아이를 향해 걸어갔다. 우리가 맞이한 런던의 첫 랜드마크 런던아이. 런던아이의 특별함 보다는 런던아이보다 템즈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빅벤의 모습이 런던에 왔다는 걸 실감하게 해줬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 런던의 모습은 차분했다.


셀카봉을 꺼내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내가 여행을 갔을 당시만 해도 셀카봉의 보급이 많았던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어떤 물건인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정확히 설명을해주고 싶었지만


"셀카! 셀카"라고 말하며 환호성과 함께 외국인들과 사진을 찍었다.


정확한 설명은 못해줬지만 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해주었다는 뿌듯함이 있었고 자칭 셀카봉 1세대 라는 자부심으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그렇게 믿었던 셀카봉은 그날 이후로 리모트컨트롤이 핸드폰과 연결되지 않아 가방 깊숙히 넣아 두었다......


짧은 산책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여행 기간동안 함께 지낼 다른 팀들이 도착해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고 야경투어 전  식탁 위에서 저녁을 먹으며 어색한 인사를 나눴다. 어떻게 여행을 오게 되었냐는 질문에


"잘 다니던 회사를 때쳐치우고

 옆에 있는 친구와 함께 20대의 마지막을 정리하러 왔어요."


라는 대답을 했다.


이런 나의 상황은 남들보다 조금 더 특별할 줄 알았다.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여러가지 경험을 시켜주기 위해 시간과 여유가 있을때마다 여행을 한다는 광저우에 거주하며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여행온 부부, 네덜란드에 거주하며 아이들을 다 사회로 보낸 후 인생의 황혼기를 여행을 하며 함께 한다는 50대 중반의 부부 그리고 나와 친구.


누군가 보다는 특별할 줄 알았지만 누구에게나 특별한 여행이었다.


저녁식사 후 2층 버스를 타고 피카딜리서커스 역에 도착해 가이드와 함께 2시간 가까이 야경투어를 한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친구와 함께 맥주 한캔을 마시고잠들기 전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특별함 보다는 평범한 여행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땅거미가 질 무렵 템즈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빅벤의 모습





 

일러스트레이터 김병조는 2014년 9월, 잘 다니던 광고 기획사 아트디렉터 일을 그만두고 무작정 유럽여행을 다녀온 후, 앞으로 내가 뭘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다시 취직을 할 것인가? “VS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인가?”라는 고민으로 몇 날 며칠을 보내다 복잡한 마음을 잡기 위해 유럽여행에서 촬영한 사진을 무작정 펜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 동안 마음이 편안했고 내가 직접 두 발로 걷고 느꼈던 유럽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담아내는 작업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여행을 통해 느끼는 감정과 기억을 일러스트로 공유한다면 조금 더 특별할 거라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했고 2015년 1월부터 <월간 일러스트 프로젝 트>라는 이름으로 하루에 1장씩 공유받은 사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Profile

2015년 - A Little Memory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시작

2015년 7월 - 1st. SOLO Exhibition / 삼청동 ‘카페온리’

2016년 1월 - PENVAS ‘당신의 작품을 겁니다’ -  ‘문화공간 이목’

2016년 2월 - ‘Sponsored by me’ interview  

2016년 3월 - ‘NIXON_Waste No Time’ interview
2016년 7월 - ‘2016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참가
2016년 8월 - 3rd. Exhibition / 컬쳐클럽아시아 x 갤러리서울  ‘WHAT ARE YOU DIONG NOW’ 전시

2016년 10월 - 2nd. SOLO Exhibition / 삼청동 ‘카페온리’  

2016년 10월 ~ 2018(현재) - 홍대 ‘공간630’ 정규수업 강의

2016년 11월 - 8th Italian Film & Art Festival 초대 전시

2016년 12월 ~ 2017(현재) -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강의

2017년 7월 - versakrum Magazine interview  

2017년 7월 - 하늘사이 미술전 - "익숙하고 낯선" - 은평문화 예술회관 전시

2017년 9월 - PWAC 소속 대표 일러스트레이터

2017년 9월 - iDEA group 한국 지사, 총괄 디자이너(디자인 실장)

2017년 10월 - 김병조와 작은기억 모음전_수강생 전시

2017년 10월 - ‘성수작가전 - 작가의 방’ 전시 

2017년 12월 - 2018년 2월 - 경기도 소다미술관 "Welcom to my home" 기획 전시

2018년 2월 - PWAC x MANSOLE x LOTTE - "MANSOLE GOLD MINE" 팝업스토어 진행 - 롯데월드 몰


인스타그램 : a_littlememory

블로그 : blog.naver.com/alm_studi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