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an, Prada
평소 아침은 거르지만 호텔 조식은 무조건 든든하게 챙겨먹는다. 숙박비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다면 더더욱 그렇지만, 오전부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꼭 먹어줘야 한다. 야채, 단백질, 유제품, 커피까지 든든하게 먹고나면 점심식사가 조금 늦어져도 괜찮기 때문에 하루를 넉넉히 쓸 수가 있다.
두 번째 밀라노 출장. 첫 번째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때였는데 이번에는 딱 좋은 봄이었다. 서울은 한창 벚꽃이 피다가 비가 쏟아지던 때였는데 밀라노는 그저 맑았다.
다시 보니 더 반가운 두오모 성당. 이 곳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지만 M1, M3 환승지이기도 하고 많은 버스나 택시가 지나가는 곳이다. 지난번에도 이번에도 어딜가도 두오모 부근을 지나치는 편이었는데 약 1시간 거리의 프라다 재단도 그러했다.
멀리서부터 눈에 띄는 Fondazione Prada. 프라다 재단 미술관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지만, 왠지 '폰다지오네 프라다' 라고 발음하고 싶어지는 곳. 낡디낡은 첫 인상 뒤에 금색 건물이 빛나고 있고, 오픈 시간이 아직이라 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월요일 휴무인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익숙한데, 이 곳은 화요일이 휴무이다. 화요일을 제외한 날은 오전 10시부터 7시 또는 8시까지 열려있다.
빛을 잘 사용하는 공간. 특히 자연광을 십분 활용한 공간은 시간에 따라 다른 얼굴이어서 재미있다.
대칭된 공간, 수직과 수평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달까. 정면에서 보았을 때 문을 가운데 두고 의자 두개가 나란히 놓여있고, 그 의자들이 한 쪽의 나무와 일렬로 나란히 서있는 균형이 좋았던 뷰.
한마디로 길 헤매기 힘든 공간이다. 칼로 잘 도려낸 듯한 건물들 사이로 이끌리는 동선이 명확하기도 하고, 한 템포씩 머물렀다가 다음 공간으로 이동하게끔 의도된 듯 하다.
국내외 관광스팟을 가면 너무 크게 맵을 펼쳐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항상 아쉬운 부분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세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어서 좀 다른 방식으로 맵을 보여줄 수는 없나 하는 생각이 들곤한다. 그런 점에서 밀라노 프라다 뮤지엄이 보여준 맵은 제법 마음에 들었다.
코랄색과 연한 하늘색 조합도 좋았고, 쨍한 골드도 너무 좋았다. 물론 공사중이 아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내내 있었지만. 전시는 대중적이진 않았고 작품수가 많지도 않았는데 이 공간 내를 거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올만한 가치가 있는 곳. 모델 변정수를 우연히 봤는데 전시가 너무 난해했는지 인스타그램에 비추라고 해놔서 웃겼다. 역시 솔직한게 매력이신 분.
커피가 아주 괜찮다. 밀라노에서 마신 커피중에 맛이 없는 커피는 없었던 것 같지만. 금빛 건물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 구경하며 마셔서 그런가.
도심과 꽤나 떨어진 거리이고 주변에 다른 들려볼 곳이 마땅치 않긴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은 곳이었다. 때마침 전시가 취향에 맞으면 더 좋겠지만, 건물 색감과 커피 한 잔 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곳이다.
Largo Isarco, 2, 20139 Milano, Italy
일,월,수,목 AM10:00 - PM7:00 (화요일 휴무)
금,토 AM10:00 - PM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