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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아름 Feb 19. 2020

작은 섬의 건축박물관,
그리고 현대미술관

@Stockholm, Sweden


바다 건너의 작은 섬


30분 정도를 걸어 스켑스홀멘(Skeppsholmen)으로 넘어갔다. 감라 스탄(Gamla Stan)과 유르고르덴(Djurgården) 사이에 있는 작은 섬으로, 섬 전체가 하나의 예술단지 같은 곳이다. 건축박물관(ArkDes)과 현대미술관(Moderna Museet)을 보러 갔다.


오늘도 맑은 스톡홀름
 흥미로운 조형작품과 깔끔한 사인
 진행 중인 전시 포스터들
내가 보게 될 두 개의 전시

건축박물관(ArkDes)에서는 'Josef Frank; Against Design'이 열리고 있었고, 현대미술관(Moderna Museet)에서는 포스터가 너무나 매력적인 사진전 'Written in Light; The First Photographers'가 열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홈페이지에 가서 이 두 전시의 전시일정을 보니, 북유럽에 다녀온 지 꽤 되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Josef Frank; Against Design

 

@ArkDes, Stockholm
요제프 프랑크(Josef Frank)

요제프 프랑크(Josef Frank)는 '스웨덴 모던'을 대표하는 가구, 인테리어 디자이너인데 초기에는 건축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인테리어 중에서도 특히 주거 공간, 주거 공간의 가구, 그리고 텍스타일 분야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이 전시는 가구와 텍스타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건축과 인테리어 관련 작업은 주로 스케치나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Josef Frank; Against Design'
'Josef Frank; Against Design'

섹션이 확실히 나뉘어있지 않아서 좋았던 점은, 인테리어 사진 속의 가구와 텍스타일 실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사진 속에서 끄집어낸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Josef Frank; Against Design'
'Josef Frank; Against Design'
'Josef Frank; Against Design'
'Josef Frank; Against Design'

건축을 전공하고 초기에 건축 위주로 활동을 했던 만큼, 가구 디자인 스케치에서도 건축가 느낌이 물씬 난다. 다 만들어진 가구는 기능적이기보다 장식적인 요소가 큰데, 스케치만 보면 굉장히 구조적이고 기능적인 면을 강조한 가구일 것 같다. 


'Josef Frank; Against Design'
'Josef Frank; Against Design'
'Josef Frank; Against Design'

너무 멋진 노부부가 보여서 몰래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둘러보는 흰머리 지긋하신 분들을 보면 기분이 그렇게 좋다. 당장 집에 들이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가구도 발견했다. 


'Josef Frank; Against Design'
'Josef Frank; Against Design'
'Josef Frank; Against Design'
'Josef Frank; Against Design'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드는 가구와 텍스타일. 자연물에서 모티브를 얻은 패턴들이 제일 많이 눈에 띄었는데, 중간중간 이케아 이불 커버에서 본 듯한 패턴도 있었다. 문득, 핀란드의 마리메꼬와 스웨덴의 이케아에서 보이는 패턴이 매우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브랜드의 결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핀란드와 스웨덴의 컬러와 패턴들을 확 묶어 '북유럽스럽다'라고 하는 것이 억지일 수 있겠다. 다른 유명한 가구 디자이너들에 비해 국내에서 많이 친숙한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그의 패턴만큼은 어디선가 눈에 띄면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Josef Frank; Against Design'

ArkDes

Exercisplan 4, 111 49 Stockholm, Sweden

https://arkdes.se/



Written in Light; The First Photographers

 

@Moderna Museet, Stockholm

갑자기 날이 흐려지고 있었다. 바람도 제법 쌀쌀하게 부는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야외에서 커피 한 잔 했어도 좋았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다.


'Written in Light; The First Photographers'
'Written in Light; The First Photographers'

19세기 후반, 최초의 사진작가들의 작품은 대부분 인물을 정적으로 담고 있다. 야외에서 찍은 사진은 거의 볼 수 없고, 짙은 천막 앞에서 얌전히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인물들. 한 명, 한 명. 얼굴과 헤어스타일, 입고 있는 옷, 그리고 하나같이 딱딱한 포즈를 뜯어보는 것이 재미있다.


'Written in Light; The First Photographers'
'Written in Light; The First Photographers'

전시장에 사람이 매우 적어서 조용히 둘러보기 좋았다. 대학시절 사진 소모임에서 함께 사진전을 열기도 할 만큼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고, 필름 카메라도 한창 들고 다녔는데. 지금 나는 아이폰 카메라로 만족하고 있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사진을 찍고 지우는 일인 것 같다. 갑자기 아쉽고 서글프다. 언젠가 다시 카메라 욕심이 나는 날이 올 수도 있으려나.


'Written in Light; The First Photographers'

이 날 내가 찍은 사진들 중, 두 사람이 얻어걸린 흔들린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사진 전시를 보고 나니, '포토그라피스카(Fotografiska)'가 더 기대되었다.


@Moderna Museet, Stockholm

Moderna Museet

Exercisplan 4, 111 49 Stockholm, Sweden

https://www.modernamuseet.se/stockholm/s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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