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식녀도 가끔은 탈이 납니다.
주변 친구들이나 인스타 친구들은 대부분 내가 먹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좋아하는 걸 많이 먹는 대식가라는 걸 잘 안다. 대식녀의 고해성사 해시태그로 음식이나 요리에 대한 포스팅 올리기도 하니까 말이다.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 특히나 많이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대부분 위장이 그 어려운 걸 해내기 때문에 체하지 않고 가뿐하게 소화시키며 그 양을 즐길 수 있는 것인데 나 또한 예외가 아니라 하겠다. 요 근래에 자주 탈이 나는데, 오늘도 점심을 먹은 직후부터 오후 근무 시간 내내 소화가 안돼서 주먹으로 앞 덜미를 두드리면서 더부룩한 몸을 견디며 일을 했더랬다. 오늘 할 일은 또 오늘 해결해야 두 다리를 뻗고 자는 성격(집안일 제외)이라 체한 상태로 미간은 있는 대로 찌푸리며 목소리만 솔톤인 상태로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는데 내가 알게 모르게 마음도 애도 쓰긴 했나 보다. 주말 동안엔 금요일에 해결 안 된 숙제를 생각하지 않고 떨쳐내려 노력했는데, 월요일인 오늘은 그 막연한 형체와 마주하니 힘들었던 건지 오후 3시쯤 팀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사주셨는데, 그 좋아하는 커피에 입 한번 대보지 못하고 일과 시간이 끝나니 거짓말처럼 허기가 몰려왔다. 시계를 보니 그때가 저녁 일곱 시. 자정이 넘어가는 이 시각에도 아직 주먹으로 명치를 치고 있으니 허허. 친정 표 매실차 한잔 마시고 자야겠다. 호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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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에 쓴 글인데 또다시 금요일이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니 생각이 나서 올려본다.#도돌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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