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민창 Feb 19. 2021

쿠팡과 배민 배달 알바를 3일하며 느낀 가장 중요한 점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정말 중요해요

쿠팡과 배달의 민족 배달 알바를 한지 3일차입니다. 처음에는 일하고 남는 시간에 소소하게 용돈이나 벌자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되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부담 없이 운동 겸 도보로 배달을 선택해서 많이 잡히지는 않지만, 한 번씩 잡히면 신나서 식당으로 걸어가, 음식을 받고 정해진 장소에 가져다줘요. 뭔가 게임 퀘스트 깨는 기분이고, 보상으로 많지는 않지만 돈이 쌓이는 걸 보면 성취감까지 있습니다. 거기다 좋게 생각하면 유산소 운동도 하는거니까요.


그렇게 픽업을 꽤나 하다보니, 음식을 받는 사람들의 성향은 잘 모르겠지만(요즘은 비대면시대라 문앞에 놓고 벨을 눌러주세요라고 적은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픽업이 필요한 식당이나 카페 사장님들의 성향은 어느 정도 보이더라고요.


예를 들어, 어떤 카페를 갔을 때는 잠시 기다리는 텀이 생기자 고생한다며 소세지빵을 따뜻하게 데워서 배고픈데 먹으라고 건네주시기도 하고, 조심히 가져다주세요.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를 잊지 않는 사장님이 있습니다. 그런 사장님의 음식을 배달할 때는 저도 마음가짐이 좀 달라집니다. 가게에 누를 끼치지 않게 최대한 빨리, 그리고 따뜻하게 배달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하지만, 반대로 ‘픽업 왔습니다.’라고 했을 때, 그냥 ‘저기’라고 툭 내뱉고 손가락으로 음식을 가리키는 사장님도 있습니다. 뭔가 빨리 식당에서 나가고 싶어져요. 그렇게 음식을 받게 되면 제가 나서서 빨리 배달하고 싶은 마음은 크게 없어집니다. 참 신기하죠. 말이나 태도로 이렇게 제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게요.


금전적으로는 위의 사장님들이 손해일수 있습니다. 다시 볼 지도 모르는 그저, 본인의 일회성 일을 하러 온 사람들에게 고생한다며 커피도 주고, 소세지빵도 제공해주니까요. 하지만, 길게 봤을 땐 위의 사장님들이 훨씬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그 식당이나 카페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았기에 잠재적 소비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사장님들은 그런 걸 생각하지 않고 따뜻한 마음과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말과 행동들을 하신 거겠죠.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따뜻한 마음과 말들이 아름다운 마음의 숲을 이뤄, 좋은 인상이라는 울창한 나무들을 키우는 거 같습니다.


저의 오늘 말 한 마디, 그리고 사소한 행동들은 어땠는지 돌아봅니다. 내가 귀찮고 바쁘다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진 않았는지, 그리고 불편함을 주지는 않았는지.


의도적으로 키우지 않더라도 자생하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그 식물들은 인위적인 보호 없이 자연상태 그대로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우리의 사소하지만 따뜻한 말과 행동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럭무럭 자라나, 사람들의 마음 숲을 건강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가 금사빠인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