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호함 때문에 생긴 호불호

박찬욱 감독 영화 <헤어질 결심> 짧은 리뷰(스포없음)

영화 '헤어질 결심' 포스터

이 영화의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것 같은데요.
영화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간단한 평을 남깁니다.

※스포일러 없음

'헤어질 결심'은 사랑의 감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사랑이란 감정이 얼마나 모호하면서도 입체적인지 알려줘요. 사랑은 상대방의 마음을 가늠하는 데서 시작하는데요. 그 과정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개처럼 뿌옇죠.

이야기 초중반부는 해준(박해일)이 서래(탕웨이)의 마음을 가늠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진행됩니다. 자라나는 사랑이 그를 안갯속으로 끌고 들어가는데요. 알면 알수록 더 입체적이고 모호한 서래를 보며 해준의 마음은 복잡해져요.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두 사람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도 중요한 요소인데요. 한국인과 중국인, 형사와 피의자 등 두 사람의 위치가 다르니까요. 그래서 감정의 교차와 미끄러짐이 더 섬세하게 드러나요. 소통의 마찰음은 영화의 긴장감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호불호는 거기서 발생합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해준에게 이입하여 내 마음도 안갯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이 영화 볼까? 말까? 고민하는 분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감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영화를 즐기지 않았다면 '헤어질 결심'은 이상하고 어려운 영화일 수 있고요. 불친절하면서 찝찝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즐겼다면 아주 재밌는 영화일 겁니다. 연출 및 미술, 인물들의 대사와 표정을 통해서 감정을 따라가는 즐거움이 있고요.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며 나의 감정도 곱씹을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

헤어질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