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나의 색깔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니까.
토요일 오전 9시. 하늘은 흐리고 바람은 여전히 차다.
평소보다 대중교통은 막히지 않아서 기분이 좋았고, 늘 앉던 자리에 커피와 함께 앉았다.
커피를 쫍쫍거리면서 오늘 할 일을 정리하고 유튜브로 플레이리스트를 튼다. (약간 재즈 느낌으로).
내겐 그 어느 때와 같은 하루다.
주말에 쉬지 않은지 꽤 됐다. 약 4년 정도 되었을까.
회사를 다닐 때는 월요일에 쉬고 화~토 근무를 했기에 반강제적으로 토요일날 일을 했다. 일요일도 나의 부업 때문에 늦잠을 자본 적이 없다. 뭐 하루 종일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늘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내게 디폴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퇴사한 지 1년이 넘어가지만, 주말에 쉬어본 적은 없다. 뭐 대단한 일을 하려고 앉아있진 않더라도 그냥 앉아서 뭔가를 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좀 쉬면서 하라고.
그럼 난 그런 생각이 든다. "쉬면서 하고 있는데?"
누가 뭐라 하지도 않고, 누군가 간섭하지도 않는다.
온전히 나의 시간을 내가 보내기에 일을 하다 피곤하면 산책도 하고, 일이 잘 안 풀리면 운동하러 가기도 한다. 직장인의 루틴과는 조금 다르지만 서로 장단점이 있는 듯하다.
그리고 뭐랄까. 안 힘들다. 몸은 피곤하지만 정신은 즐겁고 설렌다는 표현이 맞는 듯하다. 축구에 미쳐있어서 그럴까. 뭐 폭발적으로 일을 한다고는 뭐 하지만, 적어도 내 꿈을 이루기 전까지는 내게 주말은 크게 의미가 없다.
인생의 절대 진리인 '등가교환의 법칙'을 믿는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그만큼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단 한 번의 강력한 경험으로 이 진리를 믿게 됐다. 재수를 할 때였다. 정말 공부를 잘하고 싶었고 대학을 잘 가고 싶었다. 그 목표 하나만을 두고 모든 걸 포기했다. 그 좋아하는 축구도 월드컵이 있었는데도 안 봤다. 남들이 다 볼 때 내가 안 보고 공부를 해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후회 없는 1년을 보냈다. 지금 생각해도 한 톨의 후회도 남아있지 않다. 그렇게 재수학원의 기적이라 불리며 성적을 냈다. 결국 원했던 대학교는 가지 못했지만 모든 걸 쏟아부었기 때문에 더 이상 하고 싶진 않았다.
그 이후 무언가에 미쳐서 모든 걸 쏟아본 적이 있냐고 묻는다면, 없다.
깔짝깔짝 도전하고 시도한 적은 많다. 그것들은 나름 유의미했고, 인상 깊은 추억들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내 기준은 '재수' 때이기에 거기에 도달한 기억은 없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작년 1년이 내게 그랬다. 마치 재수 때 내가 떠올랐다. 모든 걸 하나의 목표에만 쏟아붓고 살았던 작년.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하나에만 미쳐서 사는 사람의 간절함은 무언가를 계속하게 만든다.
주말에 쉬지 않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것도 있지만, 등가교환의 법칙을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믿음은 언젠가 나에게 달콤한 결과를 가져다줄 것을 알기에 미친 듯이 해보려고 한다. 급식을 먹을 때도, 잠이 들기 전에도 수능 생각만 했던 그때와 지금의 삶은 진배없다. 머릿속에 일과 관련된 생각만 나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밖에 없다. 그렇기에 내 앞으로가 스스로도 궁금하다.
고집스럽고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색깔이 뚜렷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 있지 않은가.
그 꿈의 크기가 매우 크고 그걸 향해 달려가는 사람. 주변에서 누가 뭐라 해도 스스로를 믿고 진짜 도전해 보는 그런 사람. 그게 내가 생각하는 개성이고, 그 사람의 매력이다. 사람을 대할 땐 정중하고 부드럽게, 하지만 내 확신과 꿈에 있어서만큼은 절대 굽히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적어도 축구판에서 한 획을 긋겠다는 그 무모한 나의 도전이 헛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
오늘도, 그렇게 내일도 앉아서 그냥 일을 한다. 그 일은 단순히 아르바이트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말고 고민하고 기획하고 제작하는 그런 일. 그런 시기와 과정이 쌓여 더 나의 가치를 올릴 수 있으리라 확신하다.
"축구를 더 많은 사람이, 더 즐겁게"라는 믿음으로
축구와 관련한 사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코리안 야야뚜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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