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 후미타케의 <작가의 문장수업>
외출을 하는데 옆동네에 사는 여닐곱살된 여자아이 셋이 계단에 앉아있었다.
각자 아기인형을 하나씩 들고 있는걸보니 소꿉놀이를 하는 모양이다.
언니인 듯한 아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난 우리 중에서 가장 일이 많고 바빠서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가는 시간이 항상 늦어.
회사에서는 꽤 높은 사람이고....... "
(아.. 언니 그런 설명그만하고 빨리 시작하자.. 라고 아이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아이의 리얼한 설정을 듣다가, 문득 든 생각.. 글쓰기도 이런게 아닐까?
독자를 위해 세세한 상황이야기를 해주고 친절한 부연설명을 덧붙이는것.
글을 잘 쓴다는 건 무엇일까..
그림이 없는 글만으로 독자가 그 상황, 장소에 있다고 느끼는 것이 아닐까.
지루하지 않게 읽히며, 작가의 의도가 독자에게 잘 전해져야하고...
그러려면 작가는 독자가 잘 따라올 수있게 흐름에 따라 묘사하되 따분하지 않게 적절한 편집을 잘해야한다.
편집을 중요시하면 스토리 전개에 필요한 내용을 빠뜨릴 수있고,
묘사를 중요시하면 군더더기가 많이 들어간 따분한 글이 된다.
<유시민의 글쓰기특강>에선 콘텍스트(Context)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콘텍스트(Context)란 텍스트(Text)를 해석하는데 필요한 내용을 말하는데,
이 부분이 결여되면 독자가 파악하는 콘텍스트는 달라지고 작가의 의도와 어긋난 해석을 할 수있다.
작가와 독자의 소통이 이루어지지않는 것이다.
요즘 읽고 있는 고가후미타케의 <작가의 문장수업>에서는
'문장은 귀찮은 세부사항을 그렸을때 비로소 현실성을 얻는다.(p.113)'고 말했다.
커피를 마시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라는 문장 대신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이 뇌 안의 안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해서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라는 문장 쪽이
설득력을 강화할 수있고 이야기의 현실성을 높일 수있다고 한다.
오늘 느낀 글쓰기의 항목은 이거다.
나만 아는 내용을 독자도 알고있다고 가정하에 글을 쓰지말고 독자에게 친절한 작가가 되자.
영화콘티를 짜듯 적절한 편집을 하되 귀찮은 세부사항(콘텍스트)을 넣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