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몸에 걸치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까다로운...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은 아니다. 옷도 옷장에 쌓여 있는 순서대로 위에서부터 꺼내서 입는다. (LIFO) 그러나 신발은 신경을 좀 쓴다. 신경을 쓴다고 멋을 부리는 것은 아니고 신었을 때 '이거다' 라는 느낌이 오는 신발을 찾는다. 그래서 신발 사러 갔다가 맘에 드는 것이 없어서 그냥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종종 한번 살 때 같은 신발을 여러 켤레 사두고 싶어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지금 신고 있는 것도 고심 끝에 구입한 신발이다. 이 신발은 전체가 얇은 천으로 되어 있고 바닥은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적당한 두께의 푹신푹신한 스폰지 재질로 되어 있다. 한 1년정도 신었을까? 어느 날 출근하려고 현관에서 신발을 쳐다보니 오른쪽 엄지 발가락 부분에 구멍이 나있었다.
항상 오른쪽 엄지 발가락이 문제다. 왼쪽과 똑같은 정성으로 발톱을 깎아주는데도 오른쪽만 먼저 닳아서 신발에 구멍을 낸다. 내 신발은 매번 밑창보다 엄지발가락 부분이 먼저 닳는 것 같다. 한 2주를 구멍난 신발을 신고 다녔다. 새신발 고르는 것은 어렵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니까.
그리고 오늘 오후... 신발을 들고 구두방을 찾았다.
"아저씨 이거 수선 되나요?"
"그거 안쪽에 가죽 대고 검은색 실로.. 아.. 신발이랑 같은 색 실이 없는데.."
"네.. 해주세요."
멀리서 보면 감쪽같다. 새신발 같다.
수선된 헌신발을 보고 있자니 새신발을 산 것보다 기분이 더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