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분석
"문장의 일" (스탠리 피시) 1장
(9회말 타자가 홈런을 치자)
“볼은 하늘에 떠 있는 동안 이미 전설이 되었다.”
좋은 문장을 분석한 다음 그에 필적하는 문장을 만들려고 애쓰는 연습은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문장을 만드는 일은 문장을 이해하는 일이고, 이는 다시 문장을 감식하는 일이다.
스탠리 피시는 문장을 문장 내의 구성 요소들 간의 논리 관계의 구조라고 생각한다. 즉, 문장은 행위자와 행위 대상과 행위의 관계가 어떤지를 보여주는 논리적인 구조인 것이다. 문장의 형식 안에 단어들이 채워짐으로써 내용이 만들어진다. 좋은 문장의 형식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각 구성 요소들이 문장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파악해보면 이를 응용하여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다.
“볼은 하늘에 떠 있는 동안 이미 전설이 되었다.”
저자가 인용한 존 업다이크의 명문장이다. 내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자면, 이 문장은 "A는 B하는 동안 이미 C가 되었다"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하는 동안"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을 지시하고 있는데, 이 문구는 시간의 흐름이 일정하고 균질적이며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임을 지시한다. 그런데 위 문장은 여기에 "이미"라고 하는 다 끝난 일에 대해 사용되는 단어를 추가하여 "~하는 동안"에 일어난 균질적이고 끝나지 않은 사건을 갑자기 긴박하게 끝내버린다. 그래서 이 문장에는 "~하는 동안"과 "이미"가 서로 대립되는 시간의 긴장 관계가 있고, "이미"에 해당하는 단어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하는 동안"에 속하는 진행 중인 사건을 종료된 사건으로 바꾼다. 즉, 전설은 공이 땅에 떨어져야 시작되는 것인데, 업다이크는 이 시간을 더 앞으로 끌어올렸다. 이 긴장감이 독자를 흥분시킨다. "아직 공이 날아가고 있는데, 이미 이 공은 전설이야!" 정리해보면, 작가는 홈런의 위대함을 효과적으로 강조하고 싶었는데, 이를 위해 시간 관계에 변형을 주어 후에 찾아오는 영광의 시간을 더 앞서게 했다.
이 문장은 어떻게 변형시켜 쓸 수 있을까?
"퇴근길 휴대폰을 꺼내들었을 때 이미 그는 작가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