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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빈 Feb 09. 2022

비좁은 독방

문장의 일 (스탠리 피시) 3장

“수도자는 비좁은 수도원 방을 싫다 하지 않고, 은둔자는 좁디좁은 독방에 불평하지 않으며, 학자는 고독에 잠긴 성채를 마다하지 않는다.” (윌리엄 워즈워스)


저자는 수도자와 은둔자와 학자는 규정된 공간 내에서  이들이 살고 있는 형식 구조의 제약으로 인해 자유의 폭을 제한받기 때문에 수도 생활과 명상, 공부를  더 정확히 해 낼 수 있다고 말하면서, 우리가 쓰는 글에도 규정된 제약(형식)이 있다면 정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위의 저자의 설명과는 별개로, 나는 위의 시구가 너무 마음에 든다.


수도자와 은둔자와 학자는 각자가 소원하는 바람이 있고, 그와 함께 하는 대상을 사랑한다. 비좁은 독방은 그가 사랑하는 것을 들여다보고 그가 사랑하는 것과 대화하고 그가 사랑하는 것을 누리는 공간이기에, 그는 비좁은 독방을 마다하지 않는다.


문장을 쓰는 것도 좋고, 분석하는 것도 좋지만, 그냥 한없이 바라만 보고 있는 것도 참 좋다.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토마스 아 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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