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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춘원 Jan 03. 2020

< 유튜브와 한국 사회 근대화 혁명 >

<박춘원의 호모비디오쿠스>

1~2년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가 대세라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전 세계 인터넷 동영상 시장의 74.5%(DMC Media 2019 소셜 미디어의 전망 및 현황-Datanyze)를 점유하고 있다.월 사용자 수는 19억 명이 넘는다.(유튜브 블로그) 이는 페이스북에 이어 전세계 2위에 해당되는 숫자다, 한국 시장 점유율을 보면 더 극적이다. 2018.11월 현재 구글 플레이에 ‘동영상 플레이어·편집기’로 등록된 모든 앱들의 총 사용시간인 369억분 중 86%인 317억분을 점유하고 있다.(와이즈앱)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유튜브.가. 이제는. 구글에 이어 세계 2위의 검색 서비스라는 사실이다.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 중 60%가 정보를 검색할 때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나스미디어) 매월 30억건 이상의 검색이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다(mushroom.com).

특히 10대들에게 유튜브는 거의 절대적이다. 이런 사실은 2018.10.17일 유튜브 서비스가 장애로 100분간 서비스 중단 되었을 때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일 Naver 10대 연령대의 검색 순위 1~5위 모두 유튜브 장애 관련 기사였을 정도다.

이러한 유튜브 현상은 4G 환경의 일반화로 인한 고속 네트웍환경과 Data 무제한 서비스 등 통신 환경의 급속한 진화 등으로 이동 간에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동영상을 이용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 아울러 스마트 폰의 카메라 기능 확대로 인해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촬영, 편집 공유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주 요인이라 하겠다.

이와 더불어 유튜브에 분당 1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지속적으로 업로드(mushroom.com) 되는 데에는 유튜브가 광고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개인 채널 서비스를 통해 이미 기존의 매스 미디어를 대체한 거대 미디어 플랫폼이 되었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유튜브 수입의 핵심인 광고 수입은 콘텐츠 조회수 X 광고 클릭율 X 광고 단가로서 7월 중순 기준으로 워낙 압도적 매출을 올리는 KIDs 채널을 제외하고 개인이 운영하는 한국 유튜브 채널 중 No.1 수입을 올린 Janeasmr 이라는 채널은 구독자 176만에 약 92백만 조회수를 기록함으로써 월 수입 2.7억을 넘는다.

대략으로만 계산 해봐도 연간 약 30억원을 넘는 수입을 올리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10대들의 장래 희망 1위를 인기 유튜버가 차지 한지는 이미 오래고 보겸이나 도티 등 인기 유튜버들의 팬미팅 행사는 톱 클래스 연예인들 못지않는 열광적 분위기 속에서 치뤄진다.

이런 유튜버 전성 시대가 미디어 지형의 지각 변동을 유발 하고 아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런데 필자는 유튜브가 미디어 지형 변화 차원에서 더 나아가 한국 사회의 구조와 의식의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는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고질적인 전근대적 장애 요인들이 있다. 전근대적 요소들 중 대표적인 것이 학벌이다. 한국은 화제가 되었던 “SKY캐슬”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잘 묘사 되었다시피 학벌이 사회적 성공을 이루는데 가장 핵심적 요소 중 하나다.

흔히 금수저라는 용어로 통칭되는 사회 계급 구분에서 금수저는 부모를 잘 만났다는 태생적 조건과 아울러 이로 인해 얻게 되는 가장 큰 혜택이 부의 대물림과 아울러 최고의 학벌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SKY라는 최고 학연에 의한 인맥이다,

SKY 학벌을 못 지닌 사람들이 SKY 대학원에 수입을 올릴 목적으로 개설하는 고액의 등록금을 받는 최고위 과정 등에 기를 쓰고 등록하고 다니는 이유도 다 그 학벌과 그것에 따라오는 학연에 의한 인맥쌓기가 목적이라는 것은 새삼스러울 게 없을 정도로 너무 당연히 받아 들여지는 사실이다.

그런데 유튜버로 성공하는데 학벌은 전혀 소용이 없다. 오히려 최근엔 “서까남 TV”, 즉 서울대 출신 남자로서 서울대를 까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를 제작해서 방송하는 채널이 생길 정도다.

예를 들면 “서울대 졸업하면 인생 조지는 이유” 같은 제목을 달고 있는 콘텐츠가 올라오는 식이다. 이 채널은 개설한지 1개월도 채 안된 사이에 구독자가 1,500명을 넘을 정도로 주목 받고 있다.

https://youtu.be/g0Xm2RAsEdM


게임 방송 유튜버로 청소년층에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340만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20억대 연수입을 올린다는 “보겸 TV” 운영자 보겸은 SKY는 물론 인서울과도 거리가 먼 군산대학교를 나왔다.


https://www.youtube.com/user/bokyemtv/videos?view=0&sort=da&flow=grid


최근 3개월 사이에 구독자 수가 10배 이상 급증해서 50만 구독자를 달성해 주목을 끌고 있는 “그것을 알려드림” 이라는 채널이 있다. SBS의 인기 탐사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처럼 구독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아이템에 대해 실제 심층 취재를 해서 만드는 동영상을 올리는데 요즘은 웬만한 콘텐츠 조회수가 100만 View를 가볍게 넘는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전용진 이라는 유튜버는 상고를 나와서 다른 유튜버들 썸네일 제작등을 하는 알바를 하다가 본격 유튜버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https://youtu.be/8yLQYNNAHMo


이들 외에도 수많은 인기 유튜버들 중에 스스로를 속어인 쩌리라고 지칭하면서 사회적으로 루저에 속하는 SKY 와 무관한 학벌임을 밝히는데 주저함이 없다.

어떤 이슈 유튜버는 중졸임을 밝히고 있고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조폭 출신으로 감방 생활 등을 콘텐츠로 올리는 인기 유튜버도 있다.

이처럼 유튜버로 성공 하는데 학벌은 전혀 필수 요건이 아니다. 오로지 남다른 소재 발굴 및 창의적 스토리텔링 과 콘텐츠 제작 편집 능력, 그리고 매주 2~3개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꾸준함만이 유튜브에서 성공 할 수 있는 요소다.

이렇듯 유튜브는 한국 사회의 전근대적 학벌 중심 성공 방정식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고 이를 보고 성장하고 있는 10대들에게 유튜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가 열려 있고 노력한 만큼 공정한 보상이 주어지는 기회의 땅인 셈이니 유튜버가 장래 희망 1위로 꼽히는게 당연하다고 하겠다.

물론 유튜브에서 성공 하려면 남들 대비 몇배의 노력과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공부등이 필요하고 오로지 콘텐츠 만으로 승부하는 공정한 경쟁의 장이니 만큼 자신의 실패를 누구 탓으로 돌릴 여지도 없다. 따라서 유튜브는 진정한 근대적 인간인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지는 개인을 탄생시키는 장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런 새로운 생태계와 사유 , 행동 방식을 지닌 개인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공정한 룰에 의한 경쟁을 통해 노력과 성취가 평가되고 이에 상응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 익숙한 지금의 10대들이 성인이 될 쯤에 한국은 비로소 근대적 합리성을 체화 한 개인들이 사회의 주력이 되는 그런 공동체가 될 것 같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한국 사회의 전근대적 요소가 더 이상 발붙일 공간이 점점 사라지는 대신 합리성에 기반한 소통이 일반화 되는 공론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디어는 메시지라는 맥루한의 통찰대로 동영상에 기반한 글로벌 차원의 개인 미디어 서비스가 가능 한유튜브라는 미디어 자체의 속성으로 인해 이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사유, 소통 방식이 기존의 매스미디어 시대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리고 이로 인해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사농공상 신분제와 학력에 의한 차별이라는 구조가 와해되기 시작했다.

유튜브로 인해 한국 사회엔 총성 없는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 10대들 대부분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10년 후쯤 한국 사회는 완전히 근대 사회로 탈바꿈 한한 것 실감나는 사회로 달라져 있을 것이라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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