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감성을 가진 그대들에게
극본 : 김광보
작곡 : 이영훈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김성수, 안무: 서병구
Cast : 안재욱, 구원영, 정욱진, 이은율, 장은아, 육현욱, 이한밀, 나하나
제작 : CJ musical
멋진 블랙박스 아래 그랜드피아노.
무대의 시적인 배치.
이영훈 작곡가 사후 10주년.
그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초연버전에 비해 바뀐 부분들이 많아졌다. 특히 월하의 설정이 궁금해서 찾아봤다.
(같은배역이 남여 혼성 캐스팅이다)
이번엔 구원영, 김호영, 이석훈이 캐스팅됐다.
바뀐 총평.
흥을 높였고, 주관객층인 50대 이상의 감성에 맞춘 극이 되었다.
죽기3분전- 주마등처럼 나의 과거를 돌아다보는 시간. 인연을 이어주는 월하가 명우의 기억조각들을 안내한다.
80-90년대 배경은 <번지점프를하다>와 <모래시계 >, 무대는 <서편제>, 대학생데모단과 백골부대 대치 장면에선 <빌리엘리어트 >와 비슷하다.
제작사도 다르건만 우리네 정서를 반영하는건 비슷한가보다. 특히 80년대는 데모하는 대학생이미지가 꼭들어가야만 한다. 사회상을 반영하는 대중작품이 많아지는건 찬성하지만, 이 작품에서 데모는 치열하기보다는 배경처럼 보였다. 데모하는 대학생과 그렇지않은 학생이 결국 이어지지 않았다는 그럴수 있다. 충분히.
하지만 현실에 적응해버린 사람들을 너무 가볍게 드러내서, 마치 유행같이 흩어져버린 80년대, 혹은 첫사랑의 어설픈 기억과도 같은 이미지로 정리된건 아쉽다.
이작품은 “월하와 그대들” 때문에 쇼뮤지컬 형식이 됐다. 이들은 각각의 노래와 서사를 계속 연결해준다. 친절하게.
주크박스의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노래. 각각의 노래가 전체서사와 어우러지게 하기 위해 감성적인 노래와 쇼적인 노래를 분류하고 각각의 기능을 부여해준것이다.
여기에 음악감독의 재즈, 스윙스타일의 편곡이 과거스럽지 않게 만드는 대단한 효과를 주었다!!! 갓 홀리워터!
월하와 그대들은 좀더 놀아줘도 좋겠다. 워낙에나 노래와 연기가 되는 배우들이 코러스처럼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유머러스한 부분이 좀 덜하다.
대표적인 무대는 바로 중앙에 위치한 계단이다. 긴 계단은 하늘과 땅,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고, 기억시키고 조망하게 만든다.
하얀색소품 사이로 여러 색상을 넣어서 각각의 상황을 전달하고 채우는 방식이다. 전반적으로 차갑지 않고 따스해보인다.
그림을 그리고, 내성적인 젊은 남자. 사랑했지만 먼가는 다른 연인. 그리고 결국 데모대와 전투경찰로 마주본다.
명우는 고뇌에 찰때마다 피아노앞에서 작곡을 한다. 그리고 예상치못했던 옛연인과의 조우. (그것은 진짜일까? )
중년의 명우는 괴로워하는 청춘 과거의 자신에게 다가간다. 이미 지내고 나서의 여유로 다독이기도 하고, 그맘때 그럴수 밖에 없었음을 스르륵 이해하기도 한다.
과거의 찌질함을 인정하면서 명우의 기억은 다시 바꿀수 있게된다. 자기 옆을 꾸준히 지켰던 부인과의 추억으로 인생의 그림이 하나씩 채워지는 장면이 왠지 다가왔다.
가장 중요한건 무엇인지 되묻는 것.
어쩜 뻔할지라도.. 그게 나쁘지 않았다.
나도 나이가 먹었나보다.
젊은 친구들에겐 영화<1987> 느낌으로 다가올 듯하다.
커튼콜때 모두 일어나 떼창으로 붉은 노을을 부를때 상당히 신난다! 싱얼롱 영화도 있다는데, 뮤지컬을 함께본 관객과 함께 목청껏 노래 부르는 그 경험은 꼭 해보시길!!
워낙 잘 알려진 노래이니 부모-자식세대가 함께 가서 봐도 좋다.
그래서 이 작품은 송년-신년에 모임용으로 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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