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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닥터 Feb 13. 2021

문 앞의 호랑이에 대처하기

"출근할 때면 지옥에 가는 기분이 듭니다. 온종일 상사의 비수 같은 말을 견디고 나면 내가 참 한심한 놈이라고 느껴져요. 울컥할 때마다 극단적인 생각이 들어 무서워요. 나를 죽이거나 그를 죽이거나..."
직장에서 ‘태움’과 ‘갈굼’을 당한 내담한 A씨의 토로이다. ‘직장 내 갑질’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60%가 괴롭힘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퇴사 사유 1위가 ‘상사의 갑질’이라고 한다. 업무와 무관한 허드렛일 시키기와 욕설, 폭언 등 명예훼손이 주요한 갑질 유형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피해자의 신고와 직장의 조사로 근절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상명하복의 일터에서 고약한 상사로부터 겪는 학대는 견디기 어려운 심리적 고통을 준다. 인사고과를 틀어쥐고 있는 이의 질책을 빙자한 스트레스 해소성 ‘갈굼’은 특히 잔혹하다. 최근 이로 인해 자살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퇴사하지 않고 공황장애나 우울증에 빠지지 않으며 견디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뇌 과학자 존 메디나는 "정글에서 호랑이를 만났을 때 먹히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1분이면 결판나지만, 못된 상사 아래서 지내는 것은 몇 년 동안 방문 앞에 호랑이를 두고 지내는 것과 같다" 고 했다. 이런 경우, 두뇌는 실제로 쭈그러든다고 한다.
나쁜 상사 옆에서 마음과 뇌를 지켜야 한다. 이런 ‘태움’ 스트레스는 다양한 통증과 위궤양 등의 질환을 유발한다. 불면증과 우울증은 깊은 상처이다.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만히 보아야 한다. 호랑이와 스트레스를 보는 것이 아니다. 못된 상사와 고개를 돌리는 방관자들은 달라지지 않는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내 환경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달라질 수 있는 것은 자신이다.
살폐봐야 하는 것은 내 자신인 것이다. 
상처를 받는 내 마음을 보자. 비수 같은 말에 내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는가? 불안해지고 위축될 것이다. 혼자가 되어서는 내가 나를 어떻게 다루는가? 스트레스가 내 마음의 상처가 되는 것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세히 말하면 ‘자기를 비난하는 자신’이다. 이 상황에서 치미는 분노는 대체로 자신을 향한다. 가장 만만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몸은 자해와 같은 마음의 공격에 아프고 무너진다. 이런 자기비난의 과정을 스스로 알아차리는 사람은 드물다. A 또한 혼자 있게 되면 바보처럼 당하고 사는 자신을 늘 자책해왔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에게 자신을 사랑하라는 주문은 와 닿지 않을 것이다. 다만 쭈그러들고 너덜너덜해진 자신을 자기비난으로 한 번 더 '태움'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매일 스스로를 안아주고 치유하는 30분을 만들자. 가만히 자신의 이름을 불러 보면 뭉클해질 것이다. 내 안의 나에게 편지를 써 보는 것도 좋다.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아무도 나에게 상처 줄 수 없다. 방문 앞에 앉아 있는 호랑이는 문을 여는 내 마음이 어떠냐에 따라 사나운 개가 되어 있을 수 있다. 짖어대겠지만 그대를 무너지게 하지 못한다. 그대가 돌아서서 자기비난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학교에서 군대, 직장까지 ‘갑질’이 계속 되는 대한민국이다. 젊은 세대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많이 소통하는 온라인 세대이고 ‘혼족’이 많으며 더불어 소통하는데 서투르고 갈등해결 보다는 게임에 몰두해 잊으려 하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직장 내 괴롭힘에 취약하다. ‘학교폭력 앓이’를 했던 이 세대는 스마트폰을 닫고 마음을 열어보자. 수평과 수직으로 소통하며 갈등대응능력을 키워보자. 이 세대와 50,60대 사이에 낀 30,40대는 양 세대의 성향을 다 가진 강점을 이용하여 직장 내 문화를 바꾸는 주도적 역할을 하면 참 좋겠다. 퇴사 율이 높았던 어떤 회사는 처우개선과 더불어 수평적 조직구조로 바꾸고 부서회식을 소통프로그램 참여로 대체하여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한다. 회사, 세대, 나, 그리고 내 안의 나까지 이젠 달라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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