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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하루 Jan 05. 2024

파랑은 파랑인데...

말 많은 말띠아이의 말말말

파랑 - 신뢰, 의리, 성실

하늘 - 성실, 의리, 심플

파랑 - 신뢰 ,간결, 명확, 성실

파랑 - 성실, 의리, 체계


단톡방에서 각자에 대한 00다움을 이야기 했다. 내가 본 00의 00다움. 가장 첫번째로 쓴 사람이 색으로 표현을 해줘서 그 뒤로도 어쩌다보니 색을 같이 쓰게 되었는데, 공통적으로 나의 색은 파랑. 색과 함께 떠오르는 키워드도 같이 썼는데 일맥상통. 내가 생각해도 저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색도 파랑이다. 


어렸을때부터 파란색을 정말 좋아했다. 파란색을 좋아한 이유는 단 하나. 즐겨 하던 보드게임(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소녀들이 좋아할만한 순정만화 풍의 보드게임이었다)에서 가장 잘생긴 등장인물이 좋아하는 색이 파란색이었다. 그때부터 누가 좋아하는 색이 무어냐 물으면 파랑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나는 파랑을 좋아한다. 하늘의 파랑, 바다의 파랑. 하늘색부터 진하다 못해 검푸르기까지 한 파랑도 좋아한다. 물론 중간중간 다른색이 좋아질때도 있고, 연두색이나 주황색도 좋아하지만, 최근에는 보라색도 좋아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색을 묻는다면 역시 파랑이다. 


신기하게도 퍼스널컬러 진단 했을때도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 파랑이 많이 섞인 보라, 쨍한 파란색이었다. 이렇게 파랑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나였는데, 타인이 보는 나의 색도 파랑이라니. 운명인가. 


아이에게 물어봤다. 

"네가 봤을때 엄마는 어떤 색이야?"

"아니 무슨 그런 추상적인 질문을 밥먹다가 갑자기 해?" 

"그냥 말해봐." 

"파랑"

(또 파랑이구나. 벗어날수 없는건가 ㅎㅎ) 

"파랑은 파랑인데 그 가스렌지 불 켜면 보이는 그 파란 불빛의 파랑이야."

"그게 어떤 의미야?"

"불인데 활활 크게 타오르는 빨간 불이 아니라 차분한 불, 차분한 파랑." 


너무 디테일하게 설명해서 오히려 이 아이가 나를 어떻게 느끼는지 전혀 모르겠다. 뜨겁다는건가, 안뜨겁다는건가, 불은 불인데 차분한 불이라 더 무섭다는건가. 어렵다. 


그래도, 갑자기 한 질문에 '몰라' 라고 하지 않고 성실하게 답변해준 녀석. 기특하고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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