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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어 Mar 21. 2024

엄마아빠와 오빠

오늘 오전에는 병원 두 군데에 다녀왔다.

정신건강의학과와 이비인후과,

같은 건물에 있어서 편리하게 계단 타고

오르락 내리락

편하게 이동하고 시간도 짧게 걸렸다.


주말부터 목감기로 고생중인데, 그게 코까지 와서 지금은 비염 증세가 있다. 그래도 약을 먹으면 생활에 크게 지장이 없는 정도여서, 병원에서도 주사를 놔주지는 않고, 약만 지어주었다.


약국에서 눈에 들어온

2천 5백원짜리 도라지 캔디와 함께 하루를 보냈다.

도라지 캔디는 정말 효과가 있었다.

목이 칼칼 아플때마다 하나 까서 입에 넣어주면

입 안이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하게 코팅되면서

고통을 줄여주는 느낌이었다.


오늘 점심에는 아빠와 이야기를

저녁에는 엄마와 이야기를 나눴다.


둘 다 현재 결혼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내게 꺼냈다.


나는 가족을 대상으로 2년간 비밀연애를 하다가,

얼마 전 프로포즈를 받고 가족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비밀을 유지한 이유는,

우리 집안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으로

어찌저찌 전 연애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9시도 되기 전에 집에 들어오라고

전화를 마구 걸어댄 전적이 있기에,

그 이후로 한번도 가족에게 연애 상태를 알린 적이 없게되었다.


난생처음 프로포즈를 받고,

결혼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 그 사실을 알렸을때의 반응은, 생각보다 긍정적이었다.

아무래도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뀌어서일까.

어이없어..

30대는 자식도 아니냐

30대는 딸도 아니냐!!

그치만 좋은 거지 뭐.

난 다 큰 성인인데, 이래라 저래라 하면 뭐해.

어차피 안 들을건데.


아무튼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 요즘,

남자친구의 식구들과 약속을 잡고,

내 부모님과 남자친구와의 식사 자리를 잡는 요즘,

아빠는 남자친구의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냐 물었고,

엄마는 남자친구의 학교를 물었다.


그의 아버지가 무엇을 하고, 얼마를 버는게 뭐가 중요하고, 그가 어느 학교를 나오고 무슨 직장을 다니는 것이 뭐가 중요할까.


그렇다면 중요한건 무엇일까?


엄마아빠가 오빠를 만나게 되면 분명 마음에 들어 할것도 같으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걱정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떡하지, 물론 부정적이더라도 난 엄마아빠 말을 듣지 않을 계획이지만, 그래도 진짜로 그러면 어떡하지? 만약에 마음에 들어하지 않다면 슬플 것 같다. 내 마음도 100퍼센트 확실하지 않은데, 부모까지 그렇게 나온다면 나는 더 불안해질 것 같다. 슬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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