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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hoon Lee Dec 31. 2018

아마존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헬스케어 춘추전국시대

산골짜리 의료정보학 이야기 번외편 #3

이번 번외편에서는 2018년 의료정보학 분야를 한번 정리해볼 겸 아마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IT업계에 종사하거나 IT산업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잘 아시는 이야기이지만 이 분야는 부침이 심하고 어제의 지배적 기업이 오늘은 순식간에 내려가고 신생기업이 확 치고 올라오는 일이 흔합니다. 또한 기업의 리더 (보통은 창업자)의 카리스마나 인지도에 따라 기업가치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80년대의 애플, 90년대의 MS, 2000년대의 구글 그리고 다시 애플, 2010년대 초중반의 페이스북, 그리고 2010년대 말에는 아마존으로 이어지는 IT업계의 신성들이 차례로 뜨고 지고 뜨고를 반복하였습니다.


그런데 의료정보학 분야에 한정해보자면 그런 화려한 면은 없는 듯 합니다. 아이폰을 안써도 스티브 잡스는 알고 테슬라를 안 타도 일런 머스크는 알지만, 예를 들어 EMR업계의 최강자 EPIC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Judy Faulkner는 한국사람은 물론이고 미국인, 심지어 이분야 종사자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EMR 이라는 제품 자체가 일반인 대상이 아니라 유명세가 없는 것 아닌가 할수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일단 Faulkner는 2016년 기준 자수성가 미국인 여성 자산 랭킹 3위입니다. 2위가 무려 오프라 윈프리입니다. 아마 EPIC 본사가 시골인 위스콘신 주에 있고 유타살면서 할말은 아니죠 젊은 고학력 남성 위주인 실리콘 밸리 스토리에 맞지 않아 그럴수도 있습니다. Faulkner 본인도 70평생 조용히 한우물 파는, 어찌보면 일본의 오래된 제조기업같은 스타일에 가까운 리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EPIC이라는 회사 자체도 구직자들에게는 일본회사처럼 문화가 폐쇄적인 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내 70 평생  시골에서 EMR 한우물 팠소


아무튼 이런 헬스케어 IT업계의 조용하고 보수적인 분위기 덕분에 외려 이 분야 빅 뉴스는 메인 플레이어들이 아닌 외부의 테크 자이언트들이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 드디어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하다" "IBM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한다" 이런 식으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테크 자이언트들의 헬스케어 분야 진출 시도는 이름값이 아까운 망작들을 배출하면서 매번 무산됩니다.


망했어요
망했어요


망했어요


망했어요


막강한 자본력과 최고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테크 자이언트들이 왜 유독 헬스케어 분야에 와서는 죽을 쑤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헬스케어 서비스 분야는 일반 비즈니스에 비해 제공자에서 소비자에게 이어지는 전달체계가 복잡하고 그 사이에서 이익이 첨예하게 갈리며 법적 제도적 규제와 고려할 점이 많습니다. 테크 자이언트 회사에는 정말 뛰어난 엔지니어들도 많지만 그 반면에 이들은 Technology-driven되기 쉽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기술이 뛰어나면 일이 다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영자들도 이런 사실을 모르지는 않기 때문에 나름 유명한 의사 출신 경영인을 영입한다던가 하여 전담 조직을 꾸려왔습니다. 다만 워낙 엔지니어 문화가 강한 회사들에서 이들이 얼마나 소신대로 경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의문점이 많습니다.


필자는 사실 마이크로소프트의 HealthVault나 Google Health는 접근방식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처음부터 헬스케어의 중심부 (예를 들어 Inpatient application)로 바로 뛰어들기 어렵기 때문에 가장 진입장벽이 낮고 규제가 적은 Consumer-facing product, 그 중에서도 개인건강기록(PHR)이 좋은 Low hanging fruit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서비스들은 그다지 "효용"이라는 것이 크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서비스를 "꼭" 구매해야 할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당장 평소에 어디가 아프지 않은 일반인이 자기의 의무기록을 얼마나 챙기고 어려운 의료정보를 이해하려고 공부를 하거나 심지어 돈을 추가로 지불할 일이 있겠는가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PHR을 만들어 놓아도 딱히 쓰는 사용자도 없고, 좀비 계정만 수두록히 쌓여 결국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테크 자이언트 중에 이렇게 주변부를 돌지 않고 바로 핵심 의료  IT 솔루션으로 야심차게 들어간 회사가 바로 왓슨을 내세운 IBM인데 결과는...


그런 와중에 2018년에 들어서면서 미국 IT업계의 혁신의 선두주자로 올라선 것이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여러모로 독특한 기업인데, 일단 초창기 IT 혁신기업이면서도 본사는 변방이라고 할수 있는 시애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자상거래 기업인만큼 온라인보다도 물류시스템에 관한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회사입니다. 많은 IT 혁신 기업들이 그렇듯이 아마존도 창업자의 카리스마가 압도적인데, Jeff Bezos는 여러모로 독특한 인물입니다. 일단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리더들이 Geek이라든가 히피문화, 리버럴 이미지가 강해서 티셔츠, 청바지, 장발 등을 고집하는 반면 Bezos는 월스트리트 출신이라 그런지 늘 깔끔한 경영인 이미지를 고수하는 편입니다. 


젊은 시절의 Bezos에 관해서 여러 일화가 있는데 그 중 유명한 것은 그가 원래는 아인슈타인을 동경하여 프린스턴 물리학과에 입학했는데, 그 학과에 자기보다도 더 뛰어난 학생들이 꼴랑 몇명이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쓸데없이 좌절하여 전자공학과로 옮겼다는 것입니다. 뭔가 하버드를 중도에 때려친다던가, 히피 문화에 심취한다던가 하는 실리콘밸리 이미지에 비하면 매우 똑똑한 프린스턴 출신 엘리트의 이미지가 있고 실제로도 일 중독자에 완벽주의 성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영향인지 아마존이라는 회사의 문화는 상당히 경직되어 있어 이름값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구직자들 사이에서 그렇게 선호되는 직장은 아니라고 합니다. 아마존의 5년 Employee retention rate (5년간 안 나가고 계속 다니는 비율)은 15%정도라고 알려져 있고 Glassdoor.com 등의 사이트 리뷰를 보면 회의에서 누구 한명은 꼭 깨지거나 까야한다던가 입사 후 몇달간은 혼나고 난 후 책상에 찌그러져 우는 건 다반사라고 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기업문화 같은데 



온라인에서 책을 파는 대표적인 닷컴 기업으로만 알려져있던 아마존은 클라우드 시대가 오면서 업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클라우드의 시절이 오기 전 많은 IT기업들, 또는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서버를 보유하고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였는데,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기업의 경우 트래픽이 특정기간, 블랙 프라이데이나 크리스마스 세일때만 집중적으로 몰린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즉 이렇게 사용자가 몰리는 시점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100 정도 되는 용량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할때 이 기간을 제외하면 나머지 기간은 그 용량의 10% 정도 활용하지 않으니 결과적으로 평소에는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게 됩니다. Bezos는 그럼 이렇게 남아도는 회사의 자원을 남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면 어떨까 생각하고, 이것이 Amazon Web Service (AWS),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 스트럭처 서비스인 IaaS의 시초가 됩니다. 이때부터 아마존은 다방면으로 사업분야를 넓히면서 전자책 (Kindle), 프라임 서비스, 음악, 커텐츠 사업 등을 성공시키며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합니다.


이 시점에서 아마존은 미국 사회를 여러모로 놀라게 할 서비스들을 내놓는데 이들은 모두 4차 산업혁명 키워드인 자동화와 일자리에 관련이 있습니다. 이전부터 미국 전역의 아마존 물류창고는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의 극한을 구현하고 있었고 Alexa와 같은 인공지능 비서를 개발하면서 기술을 축적해 왔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2017년 아마존 고라는 캐셔가 한명도 없는 무인 매장을 시애틀에 오픈합니다. 이는 미국 전역의 350만명에 달하는 계산원 일자리를 날려버릴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미국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드론을 이용한 무인 배달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하기 위해 국토부의 관련 규제를 풀려고 집요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아마존의 온라인 등쌀을 견디다 못한 오프라인 스토어들이 줄줄이 파산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세계 최고의 장난감 체인 스토어인 토이저러스입니다. 이후부터 아예 대놓고 오프라인 기업들을 인수하기 시작하는데, 그 첫번째가 미국의 유명한 고급 드럽게 비싼 그로서리 스토어인 홀푸드마켓의 인수입니다. 이때부터 아마존의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하고, Bezos는 한때 빌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는 등 승승장구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잘나가는 아마존은 드디어... 테크 자이언트들의 무덤인 헬스케어에 발을 딛습니다. 

괜히 세사람 재산을 합산해보고 싶은 쓸데없는 생각이 드는 사진 (Welcome to 자괴감)


2018년 상반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최대 뉴스는 아마존의 헬스케어 산업 진출 선언입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공룡 금융 회사인 JP Morgan과 버크셔 헤서웨이와 함께 합작 회사를 만들 것을 선언하여 그 파급력이 훨씬 더 크리라 예상되고 있습니다. 아마존 연합은 우선 새로운 회사의 목표가 임직원들의 의료보험료를 낮추는 것이라고 하며 아마존의 기술로 임직원들의 건강 데이터를 관리·분석하고, JP모건체이스가 재무적인 부문을 담당하며, 보험 영업 등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계열사들이 가진 인프라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단 우선 3사의 임직원 수를 모두 합치면 100만명이 훌쩍 넘을 정도로 볼륨이 엄청나 규모의 경제는 기본으로 달성되었다고 봅니다. 게다가 3사는 향후 이 보험 서비스를 다른 기업들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혀 이 선언이 나오자 보험/헬스케어 업계의 관련 주가는 난리가 났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게 의료정보쪽과는 큰 연관없는 보험 사업 이야기가 아닌가 할 수 있는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아마존을 특별히 경계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워낙에나 Bezos가 뭘 한번 한다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인지라 단순히 3사의 통합 의료보험 서비스만 만들고 끝낼리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둘째로 아마존은 특이하게 IT기업이면서도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매우 강한 기업입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비즈니스들이 대부분 컴퓨터와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는, 어찌보면 책상머리 하이테크 기업같은 느낌이라면 아마존은 청바지에 작업복 잠바 입고 현장을 직접 뛰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테크 자이언트들이 실패한 이유가 의료 현장에서의 "효용"을 제공하지 못해서였다는 점을 착안하면, 아마존 비즈니스의 강점이 이런 실패를 거듭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 내지는 공포가 있습니다. 셋째로 아마존은 철저하게 자기가 잘하는 것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애초에 아마존이 책파는 회사이니 전자책 킨들을 만든 것은 자연스러우며 AWS도 남아도는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다 보니 만든 비즈니스이고, 물류 배송 하도 많이 하다보니 드론과 로봇 기술 개발하면 바로바로 적용가능하고, 뭐 이런 식입니다. 테슬라의 일런 머스크가 뭔가 혁신적인 아이템에 꽂히면 막 던지고 본 다음 자신의 유명세와 수완으로 나중에 어떻게든 비즈니스가 되게 만드는 스타일과는 대척점에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렇게 막 던져도 결국 다 되던데요 허허허


아니나다를까 아마존은 연초에 이 발표를 한 후 줄줄이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는 행보를 이어옵니다. 대표적인 뉴스들만 추려보면..


3월 19에 전직 FDA Chief Health Informatics Officer인 Taha Kasshout가 아마존의 한 팀에 스카우트됩니다. 이 팀의 이름은 1492라고 하는데 콜럼버스가 미국을 발견한 연도의 이름을 땄습니다. 


6월 20일에 Atul Gawande라는 보스턴의 유명한 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외과의사이자 저술가를 아마존 연합 헬스케어 회사의 CEO로 영입합니다. 


6월 28일에 온라인 의약품 배송업체인 PillPack을 약 $1 billion에 인수합니다. 


7월 10일에 Nimblr라는 헬스케어 인공지능 회사를 인수하였는데, 목적으로 환자들이 Alexa를 이용해 병원 방문을 예약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라 합니다. 


9월 4일에 Jack Stoddard라는 Optum출신의 임원을 새 회사의 COO로 영입합니다. Optum은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Leidos와 함께 Health IT 업계 최고의 컨설팅 회사입니다. 


9월 17일에는 Accenture 와 Merck와 연합하여 Amazon Web Services를 기반으로 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을 런칭합니다. 


9월 18일에는 Change Healthcare와 연합하여 청구 및 지불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클라우드를 런칭합니다. 이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10월 9일에는 알렉사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고 아픈지를 감지할 수 있는 특허를 제출합니다. 


10일 23에는 Amazon Web Service와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s Technology Research Infrastructure와 연합하여 Biomedical research 플랫폼을 만들기로 합니다.


11월 7일에는 Aurohealth라는 제니릭 드러그를 생산하는 제약회사와 연합하여 숫제 약까지 만들기로 합니다. 


11월 8일에는 Amazon Web Services에 "HIPPA-eligible"한 기계학습 서비스를 탑재하기 시작합니다. 


11월 19일에는 Dana Safran이라는 Blue Cross Blue Shield of Massachusetts라는 거대 의료보험회사의 전직 임원을 영입합니다. 이것으로 "의사출신 CEO" "의료IT출신 COO" "보험회사 출신 임원"의 각분야 전문가 리더십 삼각편대가 완성된 것 같습니다.


결국 종합해보면 아마존은 자신의 강점인 오프라인 물류 비즈니스, 인공지능,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사업으로 확장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아마존은 아직까지 Clinical process에 직접적으로 손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수적이고도 조심스러운 아마존의 스타일을 볼때, 일단은 Clinical process를 둘러싼 사업분야인, 의료 supply, 의약품 생산 및 배송, Consumer health, 클라우드 시스템, 의료 인공지능, Biomedical research 부터 먼저 장악한 후 왠지 결국 다 해먹는것 같은데 이 포위망을 좁혀가며 의료 현장에 진출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무서울 것 없는 테크 자이언트들도 아마존 앞에서 작아지는 모습


아마존의 이러한 움직임은 사실 헬스케어 업계의 다른 회사들도 다 하고 있기는 합니다.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이렇게 각기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합작하여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 영역을 개척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2017년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인 CVS 헬스는 건강보험 회사인 Aetna를 인수했는데 이는 아마존의 제약 산업 진출에 선제적으로 대항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애플은 자사의 Personal Health Record를 병원 정보 시스템과 연계하기 위해 올해에만 벌써 100여개가 넘는 병원과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아마존처럼 의료 기관이나 전통적인 헬스케어 관련 기업이 아닌 회사가 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다는 것이 특기할 만 합니다. 이들은 필요한 회사들을 인수 합병하며 마치 모듈처럼 비즈니스를 조립하기에 사업의 진행속도가 그야말로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빠릅니다. 바야흐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결국 지난 수년간 눈부시게 발전한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이 있다고 보입니다. 데이터 사이언스가 비즈니스를 변화시키는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먼저 어떤 신기술이 개발되면 이를 바탕으로 신제품이 출시되어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 그 과정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거나 전망이 부풀려지는 등의 과도기를 지난 후 시장의 검증을 거치게 됩니다.  승자가 모든 걸 가져가는 이 분야의 특성상 살아남은 서비스들은 독점적인 시장 점유율과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서비스에 반영하여 개선하는 선순환을 이루며 빠른 속도로 성장합니다. 종국에는 다른 분야의 서비스와 비즈니스에 연결되거나 통합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 산업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파괴적 혁신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 결과로 기존의 헬스케어 사업자 관점에서는 사업 영역이 제약 및 의료 기기에 더해 웨어러블, 건강 관리, 유전체 분석, 인공지능 적용, 기타 IT 솔루션 등의 서비스까지 확장되리라 예상되고, 소비자의 범위가 건강한 일반인까지 확장되면서 의료 기관 중심의 시장 밖에 건강 관리 시장이 크게 형성되리라 예상됩니다.


이러한 춘추전국시대에 어떤 플랫폼 또는 기업이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의 승자가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존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은 그 시기가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2019년에는 더욱더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있을거라 예상됩니다. 모쪼록 이 새롭고도 재미있지만 어렵고 험난한 분야의 길을 묵묵히 걷는 사람들(특히 이 블로그 독자님들!!)의 노력이 새해에는 대박나시기를 기원합니다.


Amazonization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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