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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라 Jan 16. 2021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다짐을 하였지만


1

19년 연초 직장을 나오며 다시 여행을 시작했고 결심한게 있었다. 이젠 더 이상 직장에 얾매이지 않고 나의 일거리를 찾겠다고. 하지만 보기좋게 거의 제자리로 돌아왔다.


16년 남미 여행을 다녔을 때도 결심했었다. 직장을 떠나 나의 일을... 여행 중엔 뭐든 다 될 것 같았던, 자신감 뿜뿜했었다. 남미여행 후 17년 상반기에 인도 네팔 여행을 다녀오고, 하반기에 다시 직장으로 돌아갔다... 이 땐 정말 돈이 별로 없었다.


15년에도 통채로 여행다니고 쉬는 해였다. 그 때도 다짐... BUT....


13년에도 통채로 여행다니고 쉬는 해였다. 그 때도 다짐... BUT....


2

누구나 다 그럴듯한 계획이 있다.나에게 얻어터지기 전까지는

                                                                             마이크 타이슨



나름 그럴듯한 계획이 있었다. 글과 사진으로 외주 뛰고 이것저것 하면 어느 정도 생계는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글' 시장은 수요가 없다. 즉 왠간해선 살아남기 어렵다. 사진도 마찬가지. 특히 여긴 20년 현직 작가도 어려운 판이다.


이전에도 사진학원에서 수업을 꽤나 들었다. 17년에는 2개월간 전문 기관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그 때 사진을 그만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워낙 시장 상황이 어렵고 소수만이 잘나가는 걸 알게 되었다.


타입랩스는 어디에도 납품할 수 있을만큼 실력이 있다. 그러나 여기도 마찬가지로 수요가 없고 그에 비해 만드는데 돈과 시간이 너무 든다. 결국 내가 지쳐 그만두었다.


바르샤바 광장. 폴란드, 2015


3

지금은

내려놓았다. 


여행 실컷 다니고 다시 어려움 없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음은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다시 떠날 수 있기에 지금이 불만족 스럽지 않다.


무엇이 되고 싶다는 것도 하나의 욕구이다. 마인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나로써는 이러한 욕구조차 줄이고 싶다. 그렇다고 '될대로 되라'는 아니다. 창작을 하고 싶다면 일단 하면된다. 하다보면 결과물이 쌓이고 완성도도 점차 높아질 것이다. 미래의 특정 모습을 갈망하는 게 아닌, 지금의 현재에 집중하자. 


이렇듯 지금에 충실하다면 결국엔 자연스레 무엇이 될 거라 기대한다.  


바르샤바 구시가지의 골목. 폴란드,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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