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이 글쓰기
쉽지 않다. 항상 글을 쓰는 이곳에서만큼은 차분히 앞날을 헤아리며 인내심이 중요함을 생각하지만, 삶의 부조리함 앞에서는 우울해지기 쉽다. 그럴 때는 역시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는 수밖에 없다. 어떤 이들은 글을 통해 브랜딩을 하고, 어떤 이들은 탐구를 하면서 나아가지만, 아직까지 나에게는 글이란 스스로를 달래는 용도에 불과하여 때로는 빈 화면에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갈 데 없는 나의 마음,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노력과 성실함이 배신당하는 상황 앞에서 술과 유흥 그리고 막연히 느껴지는 부정적인 모든 행위들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차분히 화면을 바라보면서 글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늘 처세는 쉽지 않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꾸준히 맺어야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의 변덕스러움은 끊임없이 당신을 시험하고 괴롭힌다.
당신은 이것이 담금질임을 안다. 당신이 부러워하던 수많은 잘 나가는 주변인들에 비교하면 당신은 보잘것없는 정도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운명의 변덕스러움에 괴롭힘을 당하는 것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정말로 괴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또 그것은 투정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럴 때는 다시 한번 논어와 맹자 등 유학자들의 책을 꺼내 읽는다. 역시나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맹자의 고 자장(告子章)이다.
天將降大任於斯人也 (천장강대임어사인야)
하늘이 장차 큰 임무를 사람에게 맡기려 하면
必先勞其心志 (필선노기심지)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苦其筋骨 (고기근골)
근육과 뼈를 깎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餓其體膚 (아기체부)
몸과 살을 굶주리게 하고
窮乏其身行 (궁핍기신행)
생활을 빈곤에 빠뜨려
拂亂其所爲 (불란기소위)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所以 動心 忍性 (시고 동심 인성)
이는 그의 마음을 흔들어 참을성을 길러 주기 위함이며
增益 其所 不能 (증익기소불능)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니라
그리고 한편으로는, 당신의 괴로움이 그저 허영심과 욕망의 발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스스로가 교만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한 편으로는 스스로를 가다듬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모든 것은 욕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가운데도, 울적함이 밀려들어오는 순간에는 그저 잠을 자는 수밖에 없을까 싶기도 하다. 당신은 그저 지금 쓰는 이글마저도 빨리 마무리하고 일단은 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한다.
하루하루는 너무나도 피곤하고, 한 번에 하나씩 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이에 집중하는 것이 성공하는 인생임을 알지만, 당신의 마음은 당신의 머리를 따라오지 않고 떼를 쓰는 어린아이처럼 드러누운 채 움직이지 않는다.
당신은 드러누운 그 아이 옆에 앉아서 차분히 편지를 한 장 꺼내서 글을 쓰고 아이에게 읽어준다.
"괜찮다. 지금의 괴로움도 결국은 다 지나갈 거다. 객관적으로 너는 나쁠 게 없다. 네가 괴로운 이유는 공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남이 자기를 알아주기를 희망하는 얕은 마음씨 때문이다. 남이 자기를 알아봐 주기를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가 남을 잘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라고 한 공자님 말씀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마음은 아직도 마음에 안 드는 표정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인생인 것을. 결국은 다 지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