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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리 Dec 16. 2019

허리디스크는 재활만이 정답이다.

#허리디스크 재활 일기_01. 후회할 땐 이미 늦었다

"아.. 또 재발이다"

< 와중에 친구는 구급차 사진 찍음 >

토요일 새벽 6시, 친구들과 축구를 차던 중 '뚝!' 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주저 앉았다.

하체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기어다닐 수 조차 없었고 친구들의 부축을 받으며 그라운드 밖으로 나왔다.


"이번엔 심각하구나.." 여태껏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통증에 나는 단 번에 심각성을 깨닳다. 결국 119를 불렀고 그대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을 갔다. 정밀 진단 결과 내 허리는 디스크가 파열되어 신경을 심하게 누르고 있었고 이미 한번 파열됐던 디스크에 충격이 추가로 더해져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처음 허리 디스크가 발병한건 2012년 쯤이었다. 운동을 매우 좋아했던 나는 한마디로 아주 무식하게 운동을 했다. 꽂히는 운동이 있으면 하루에 3시간은 기본이었다. 한 때 탁구에 미쳐서 1년 가까이 하루에 4~5시간씩 탁구를 쳤다.


그때만 해도 허리에 생기는 통증을 훈장처럼 여기면서 "운동이 잘 됐구나!" 라는 생각으로 넘겼다.

운동 중에서도 스윙 운동은 허리에 최악이다. 골프, 테니스, 야구 등은 허리에 정말 안좋다. 그래서 골프하시는 분들보면 좌우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오른쪽을 스윙만큼 왼쪽으로 스윙해주는 분들이 많다.


이것도 뒤늦게 알게된 정보다. 23살짜리가 허리 디스크에 걸릴꺼라 상상이나 했을까? 이때도 다리에 힘이 잘 안들어가서 병원에 간건데 허리 디스크 판정받고 오랜 재활을 거쳐 겨우 나았다. 그런데 사람은 역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약 5년에 걸쳐 나은 허리디스크가 이번에 또 재발을 한거다. 그것도 "아.주.심.각.하게."

웬만하면 허리는 수술 하지말한 이야기가 많아서 계속 참았는데, 1자로 누워 있을 수도 없고, 진통제와 무통 주사를 아무리 맞아도 효과가 1도 없고 허리 시술을 해도 3시간쯤 지나면 도로묵이었다. 밤새 통증으로 잠을 잘수가 없었고 허리 통증과 별개로 잠 부족 스트레스로 인해 개복치 마냥 제 성을 못 이겨 "꽥!"하고 죽을 것 같았다.


음.. 궂이 허리 디스크 통증을 비유하자면 다 썩은 치아에 신경 치료 받을 때의 아픔을 허리부터 발 끝까지 24시간 내내 느끼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냥 일상 생활 자체가 힘들다. 뭐.. 그래서 나는 결론적으로 허리 수술을 했다. 발병하고 지금까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뽑는다면, 나는 단언코 허리 수술 직전 '하반신 마취를 하던 그 순간!!!'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모든 통증이 사라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4번 5번 디스크 사이 돌출부 절단 수술 전 / 후>

지금은 수술한지 3주정도가 되었는데 워낙 상태가 안좋았던터라 오른쪽 통증도 동반되고 있다. 물론 수술 전보다는 훨씬 낫다. 11일 정도를 입원했는데, 누워있는 동안 온갖 생각이 들었다. 허리디스크 터지기 전에 자전거 유튜브를 하고 있었는데, 발병 2주전만해도 전국 국토종주를 완주하면서 컨디션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조금 더 본격적으로 타기 위해서 고가의 자전거를 구매했다.


그런데.. 이렇게 맥 없이 고꾸라져버렸다.. 방치된 자전거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재활 걱정, 회사 걱정, 유튜브 걱정 별개 다 고민이 되고 신경쓰였다. 뭐 근데 사실 결론은 정해져있었다. '재활', 재활이 먼저였다. 음 근데 이게 아까 말한 것처럼 사람은 똑같은 실수를 또 반복한다. 그래서 목표를 딱 정하고 달성하기로 했다. 그 방법 중 첫번째가 '기록'이다.


원래 글 쓰는걸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쓰는것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내 글을 봐주는 사람들은 내 약속의 증인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댓글 응원을 말하는게 아니라 조회수가 있다는 그 자체가 나에겐 꾸준하게 유지해 가야할 이유가 된다는거다. 지키지 못하면 부끄러우니까. 

< 김종국의 실제 허리 X-Ray 사진 >

그럼 이제부터 내가 뭘 할지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일명 '한남자 프로젝트', 허리디스크를 이겨내기 위해선 몸을 만드는것 밖에 없다며 친구들이 김종국을 떠올리며 지어줬다. 그 중에서도 허리, 등 근육, 하체를 중심으로 한 근력 키우기다. 김종국도 극심한 허리디스크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받으면서 재활을 위해 운동을하고 몸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챌린지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다만 김종국 벌크업된 우락부락한 몸을 만들기보다 복근, 허리, 등과 같이 코어 중심의 튼튼한 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두리 뭉술하니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1) 2020년엔 바디프로필 촬영, (2) 자전거 그랜드 슬램 종주, (3)입원하지않기 3가지를 목표로 잡고 있다.


먼저 목표 달성을 위한 몇가지 규칙을 세웠다.

1. 스윙 운동 평생 금지

2. 올바른 운동 자세를 배우는데 돈 아끼지말기

3. 매일 스트레칭하기

4. 의지를 잃지 않기위한 꾸준한 기록


일단 스윙 운동은 이제 평생 하지않으려고 한다. 축구, 야구, 탁구 등 허리를 틀어야하는 운동은 이제 내 인생에서 완전 OUT이다. 얘네만 없었어도 아마 내 허리는 지금 이렇게 되지 않았을꺼다. 그렇다고 다른 운동은 괜찮을까? 그렇지 않다.


허리에 큰 부담이 가지않는 운동을 중심으로 전문적인 트레이너에게 돈을 주고서 제대로된 자세로 운동을 배울 생각이다. 모든 운동은 횟수와 강도가 아닌 기본기와 정확한 자세에서부터 시작된다는걸 깨닳았다. 몸을 상하지 않고 운동을 하는 방법은 이것 밖에 없다. 올바른 자세가 아니면 아무리 운동을 해도 몸에 부담만 가중될 뿐이라는걸 이제야 깨닳았다.


부상 방지에 유연성은 필수다. 그래서 매일 허리와 관련된 스트레칭을 하려고한다. 요가나 필라테스도 배우려고도 생각하고 있는데 일단 재활 도수 치료 이후에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이 과정 속에 발생하는 모든 일들을 틈틈히 기록하는 것이다. 그래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 바디메이트 포스트> http://naver.me/5NOnXn9p

현재까지 수술 부위가 다 아물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도수치료, 그리고 가벼운 브릿지 운동으로 재활을 하고 있다. 의사 선생님 피셜 + 유튜브 자료를 찾아본 결과 재대로 아물지 않은 상태로 재활을 시작하면 오히려 그 부위가 악화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릭렉스한 마음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토요일에 잠을 16시간 잔 정도로..?)


제대로 된 재활은 아마 1월부터 가능할 듯 하다. 그 사이에 나는 유튜브 컨셉을 정리하고 리뉴얼을 거쳐 재활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내 몸이 진짜 어디까지 건강해질 수 있는지 기록으로 남겨보기 위해서다. 사실 지금 내 몸이 이래서 더 이상 물러설 때도 없고, 할 수 밖에 없다.


재활 치료에 관심있는 사람을 모아서 같이해도 좋을 것 같다. 혼자보단 여럿이서 목표를 정하고 30일 100 스쿼트나 팔굽혀펴기 등과 같이 다양한 Day 챌린저를 함께 하다보면 훨씬 끈기있게 재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추후에 주변 친구들을 모아서라도 시도해보려고 한다. 


사실 지금까지 별거 아닌 일처럼 글을 적곤 있지만, 허리디스크가 재발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일을 하는 것도 그렇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렇고.. 완치될꺼란 큰 확신도 없다. 그냥 잘 될꺼란 믿음 하나로, 원래의 건강한 내 모습을 되찾고 말겠다는 다짐을 하고있다.


고통스러운 통증에서 빨리 벗어나기위해서 독한 마음을 먹고 재활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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