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상 Apr 05. 2023

[Review] 사라져 가는 것

도서 세상 끝 등대

세상 끝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물이 있다. 어릴 적 읽던 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등대이다. 

칠흑 같은 어둠이 수면 위에 깔려있고, 작은 배 하나가 지나간다. 육지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는 크기의 선박이지만 광대한 바다에 몸을 맡기면 작은 점에 불과하다. 어둠만이 가득한 곳을 지나는 작은 손님에게 등대는 및을 비춰 길을 안내해 준다. 


이 책은 세상 끝을 지키고 있는 등대에 관한 이야기이다. 먼 옛날부터 위험천만한 바다를 건너는 이들을 지켜주고 있었지만, 현대사회 기술의 발전으로 점차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등대의 불빛 대신에 레이더와 초음파가 선박의 눈과 귀가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등대의 불빛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런 현상은 비단 등대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기술의 발전으로, 용도의 불필요성으로, 사라져 가는 것들이 있다. 당장 내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처럼 물건일 수도 있고 이제는 쓰이지 않는 어떠한 공간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사람까지 사라지고 있다. 


사람이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이 발달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 생산작업이나 매뉴얼이 있는 행정업무는 모두 기계가 대체하고 있는 추세이며 오히려 가격이나 효율면에서 인간보다 더 큰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다. 사람에게 10의 비용을 들여 1의 결과물을 생산했다면, 기계를 활용하면 10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인 것이다. 편의점이나 마트를 가봐도 판매대에 직원보다는 무인 계산 코너에 사람들이 더 많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곧 사람이 계산하는 것보다 무인계산기를 통해 계산하는 것이 더 쉽고 빠르다는 증거이다. 



사라지는 것에 대해 가지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의 희로애락도, 지금 몸담고 있는 직장도, 저기 멀리 보이는 높게 솟은 빌딩도, 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어 관광객으로 붐비는 문화제도 언젠가 모두 사라지는 것들이다.


그러니 언젠가 사라지는 유한한 것들에 감사하며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

형태는 사라질지언정 그것을 기억하는 나는 남아있다. 

나조차도 언젠가 땅으로 돌아가지만 기억은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Review] 학습된 개념을 벗어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