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쇼핑 아직 선점의 기회가 있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 텝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2-3년 전부터 라이브 커머스 관련 기사들을 수 없이 읽었는데, 하나 같이 하는 말이,
“라이브 커머스 시장, 10조 규모로 성장 전망”
“쇼호스트 ‘스프’ 한 시간 만에 억대 판매”
“누구나 할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성장”
이렇게 망설이는 나와 거리감이 느껴지는 기사들만 한가득이다. 정말 되는 건가라는 생각으로 그냥 늘 보던 목요일 웹툰으로 다시 돌아간다. 습관적으로 웹툰 화면을 위로 올리지만 머릿속에는 라이브 쇼핑만 아른거린다. 홈쇼핑은 수수료 비용 자체가 없는 상황이고, 아는 쇼호스트도 없다. 내가 그냥 해 볼까? 부끄러운데 할 수 있을까?
유튜브 콘텐츠 제작을 하고 2년 전부터 라이브 커머스 성지라는 중국에서 방송 준비를 하니 자연스럽게 듣게 된 이야기이며, 또 내가 한국에서 라이브 커머스 관련 일을 시작한 계기가 되는 이야기다. 안타깝게도 며칠 전 전화 통화한 친구의 속마음이다.
‘10조 시장으로 성장’ ‘이제 시작 단계’라는 말은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내가 믿는 다른 이유가 있다. 지금 라이브 쇼핑은 스마트폰으로 시청이 가능한 홈쇼핑이라는 단계를 지나고 있다. 홈쇼핑을 진행하던 대형 유통사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보면 홈쇼핑과 차이점이 딱 하나 있는데 가끔 질문을 소리 내서 읽어준다. TV홈쇼핑에서는 볼 수 없던 장면이다. 천 오백 명이 보는 방송에서 나도 한번 쇼호스트가 내 질문을 읽어 준 적이 있는데 기분이 짜릿했다.
“스프님~ 정말 저거 다 주시는 거냐고요? 네~ 맞습니다”
살 마음이 없었는데 대답해주니 미안하기도 하고 사야 할 거 같기도 해서 구매도 해버렸다. 좀 유치해 보이지만 다시 보기로 화면 캡처도 해서 친구에게 보냈다.
“나의 날카로운 질문 실력 봤니?”
바로 이점이 라이브 쇼핑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느꼈다. 라이브 쇼핑은 재미가 있다.
택배 좀 받아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가진 ‘나는 언제든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를 할 수 있지’라는 믿음 덕분에 가끔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하고 네이버,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무신사, 마켓 컬리 등 쇼핑 앱은 두서없이 여기저기 보인다. 뭐라도 하나 사려고 하면 시간은 언제 오후 4시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순삭이다. 그러다가 그냥 첫 페이지에 리뷰가 가장 많은 것 중 최근 리뷰 몇 개를 보고 그냥 결제한다. 그러다 보니 판매자에게 리뷰 테러는 누구와 싸우는지도 모르는 일상의 고통이며, 키워드 전쟁 중이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사무실로 나간다. 파는 쪽, 사는 쪽 둘 다 재미가 없다.
유튜브를 보면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어준 크리에이터에게 후원금을 준다. 브이로그 포맷은 누구나 유튜버가 될 수 있는 장을 활짝 열어주었고, 1세대 유튜버가 되지 못한 걸 아쉬워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라이브 쇼핑도 누구나 할 수 있다. 라이브 쇼핑은 아직 TV 홈쇼핑의 포맷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라는 문은 이제 열리고 있다. 재미있는 방송을 보면서 나에게 필요한 상품까지 받을 수 있다면 모두에게 이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