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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원 Sep 12. 2022

제11회 스웨덴영화제 '톺아보기'

<제11회 스웨덴영화제 청년앰버서더 - vol.2>

#제11회스웨덴영화제 #아트하우스모모 #청년앰버서더

<제11회 스웨덴영화제> 포스터 @swedeninkorea @arthousemomo


 드디어 이번 주 금요일, 앞서 소개한 바 있는 제11회 스웨덴영화제가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 에서 대단원의 막을 올린다. 다양한 상황 속에 놓인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담은 3편의 극영화와 4편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나와 타인, 사회 사이의 '연대'에 대해 고찰하며 궁극적으로는 사회를 구성하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지속가능한 삶'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으로 채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 선예매는 지난 8일 목요일 오후 두시부터 이화여대 ECC 내부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 매표소에서 시작되었으며, 온라인 예매는 화요일(13일) 오후 두 시부터 아트하우스 모모 홈페이지(www.arthousemomo.com)와 네이버, 디트릭스에서 예매 가능하다. (온/오프라인 판매좌석은 각 50%씩 할당되며, 13일부터는 온/오프라인 예매가 동시에 진행된다.)


   

<제11회 스웨덴영화제> 예고편 @swedeninkorea @arthousemomo
<제11회 스웨덴영화제 타임테이블> @swedeninkorea @arthousemomo

 

 이번 글에서는 <제11회 스웨덴영화제>를 통해 소개될 7편의 작품들을 간단히 소개하고, 추천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예고편과 시놉시스만 보고 쓰게 될 글이기에 자칫 영화 내용이 내 추천 의도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뭐 그것도 결국은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될 테니까 그리 큰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 글을 읽으실 여러분들도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이 글을 읽고, 구미가 당기는 영화를 관람하신 후 추천이 적절했는지 혹은 부적절했는지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1. 타이거즈(Tigers)

<타이거즈> | 2021 | 컬러 | 116분 | 성장 드라마, 스포츠 심리 드라마 @swedeninkorea @arthousemomo

 

 2015년 장편 <언더독>으로 데뷔하여 테니스 영화 <보리 vs 매켄로>, 체조 영화 <Perfect> 등의 스포츠와 심리에 관한 영화를 만든 론니 산달 감독의 작품 <타이거즈>는 16세의 전도유망한 축구 선수 마르틴 벵트손이 이탈리아 명문 구단 '인터 밀란'에 입단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그를 괴롭히는 심리적 압박과, 정신적 문제를 겪으며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축구 스타의 꿈이 어떻게 악몽으로 변해가는지 그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이 이야기는 실제 인물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갖게 하지만 스포츠 계에서 선수들의 육체적인 문제만큼이나 심리, 정신적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고 선수들을 괴롭히는지에 대해 말하며, 현대 프로 스포츠 산업계의 또 다른 이면을 파헤치고자 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이는 비단 스포츠 산업만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업무에서 실력 이상의 퍼포먼스를 기대하며 이를 충족하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되어 버리고 마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  비슷한 결의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벵트손이 받는 그 불안과 압박의 과정에 대한 공감과 이를 통해 그가 성장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좋을 듯하다.


Recommend to;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 실적이 주는 압박에 불안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이에게

Time table;
9/16(금) 3회차(14:00), 9/18(일) 2회차(13:00), 9/19(월) 1회차(11:00), 9/20(화) 4회차(19:30)
*9/16, 9/18일 회차의 경우 론니 산달 감독, 정지혜 영화평론가와 함께 하는 GV 진행 예정
*9/19, 9/20일 회차의 경우 론니 산달 감독의 영상 인터뷰 예정.



2. 클라라 솔라(Clara Sola)

<클라라 솔라> | 2021년 | 컬러 | 106분 | 드라마, 여성 심리 드라마 @swedeninkorea @arthousemomo


 코스타리카 출신 스웨덴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나탈리에 알바레즈 메센 감독의 작품이다. 작품의 주인공인 40세 여성 클라라는 신과 특별한 연결고리를 맺고 있는 마을 사람들에 의해 마을의 '치유자'로서 마을과 가족을 지탱해 왔는데, 우연히 조카의 새로운 남자 친구에게 마음이 이끌리며 성적 욕망을 갖게 된다. 살면서 처음으로 스스로 발견한 욕망, 그 힘을 통해 클라라는 마을의 성녀 역할에서 점차 벗어나 스스로를 치유하기 시작한다는 내용의 여성 심리 드라마 영화다.

 이 작품은 '여성'의 억압된 삶의 해방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도 흥미롭게 볼 수 있겠지만, 비단 '여성'의 심리 드라마로서 국한하여 바라보기보다는 자신의 삶에 주체성을 잃은 채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과도하게 신경 쓰며, 나를 향한 그것에 부응하는 데에 과도한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클라라에게 '사랑'이 자신의 삶의 지배권을 탈환하는 계기가 되었듯, 타인과의 관계에 너무 얽매여 진정한 자신을 잃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삶의 지배권을 되찾기 위한 '계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recommend to;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부담과 불안을 느끼며, 진정한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이에게

Time table;
9/16(금) 4회차(19:30), 9/17(토) 3회차(15:00), 9/19(월) 4회차(19:30), 9/20(화) 1회차(11:00)
*네 회차 모두 나탈리에 알바레즈 메센 감독의 영상 인터뷰 예정



3. 노크(Knocking)

<노크> | 2021 | 컬러 | 78분 | 심리 스릴러, 심리 드라마, 퀴어 로맨스 @swedeninkorea @arthousemomo


 프리다 켐프 감독의 작품으로,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 새 아파트로 이사 온 몰리가 위층에서 계속해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불안해하며,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지만 자신에게만 들리는 노크 소리의 진실 찾기에 나서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믿지 않는 상황 속에서 자신에 대한 믿음조차 의심하게 된다는 내용의 심리 스릴러 영화다.

 앞선 글에서도 간략히 소개한 바 있지만, 이 영화는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담론 중 하나인 '가스 라이팅'에 대한 내용이다. 학교에서 직장 내에서 가까운 동료들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며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스 라이팅'이 더욱 거대한 규모로 일어나는 것이 용이해진 세상에 우린 살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의 비약적인 발달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불특정 다수'의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소통하는 것을 가능케 했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각각의 개인들은 SNS를 통해 이제는 지인이 아닌,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가할 수 있는 수많은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온라인 그루밍'과 같은 범죄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 대한민국은 더더욱 그런 불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노크>의 주인공 몰리가 자신의 불안과 공포를 대면하는 모습을 보며 '가스 라이팅'을 실제로 겪고 있는 사람도, 아닌 사람도, 혹은 그것을 가하고 있는 사람도 공동체 속 자신의 모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


Recommend to;
온/오프라인 상에서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불안함을 느끼는, 혹은 누군가에게 이를 가하고 있는 이에게

 Time table;
9/17(토) 4회차(18:00), 9/18(일) 4회차(19:30), 9/19(월) 2회차(14:00)



4. 사바야(Sabaya)

<사바야> | 2021 | 컬러 | 90분 | 다큐멘터리 @swedeninkorea @arthousemomo


 사진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소기르 히로리 감독의 작품으로, 중동에서도 가장 위험한 시리아의 알-홀 수용소에 ISIS의 성노예인 이른바 '사바야'로 갇혀 있는 야지디족 여성과 소녀를 구하기 위한 마흐무드와 지야드의 이들의 소속 단체의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5. 적의 아이들(Children of the Enemy)

<적의 아이들> | 2021 | 컬러 | 96분 | 다큐멘터리 @swedeninkorea @arthousemomo


 영화 감독이자 시나리오, TV, 라디오 작가, 가상현실VR과 같은 실험적인 형태의 작업을 하는 멀티미디어 예술가 고르키 글라세르-뮐레르 감독의 다큐멘터리 데뷔작이다. 스웨덴에서 가장 악명 높은 ISIS 테러리스트와 결혼한 파트리시오 갈베즈의 딸은 시리아에서 칼리프를 위한 투쟁에 합류했다가 2019년 칼리프가 붕괴하며 7명의 어린 자녀를 남긴 채 사망하고 만다. 그리고 자녀들은 살아남아 악명 높은 알-홀 수용소에 '적의 아이들'이라는 이름으로 억류되고 마는데, 이 아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1인 시위를 시작한 파트리시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바야>와 <적의 아이들>, 두 영화를 하나로 묶어 소개하는 이유는 두 영화가 관통하고 있는 큰 주제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두 영화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무자비한 범죄, 특히 여자와 어린아이를 향한 비 인륜적인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신을 경외하던 중세 시대를 지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장 중요시하고는 인본주의의 세상을 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지나치게 교리를 보수적으로 해석하고 지키고자 하는 일부 종교의 원리주의자들은 그것에 기대어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인권조차 유린하고 있다. 인간의 기원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기에 '신'이 없으면 '인간'도 없다는 명제의 참, 거짓 여부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인간' 없이는 '신'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에 '신의 뜻'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인 것도 결국은 '인간'일 테니까.  스스로의 불순한 의도를 신의 뜻인양 말하며 죄책감 없이 반인륜적 행위를 일삼는 이들과, 또 그들에 대항하는 사람들을 통해 따뜻한 '인류애'를 보여주는 두 영화는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인간'과 '종교'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Recommend to;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종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Time table;
<사바야> - 9/17(토) 2회 차(13:00),  9/19(월) 3회차(17:00)
<적의 아이들> - 9/18(일) 1회차(11:00), 9/20(화) 3회차 (17:00)


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

(The Most Beautiful Boy in the World)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 | 2021 | 컬러 | 93분 | 다큐멘터리 @swedeninkorea @arthousemomo

 스웨덴 공영방송 SVT의 문화 사회부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나 린드스트룀 PD와 크리스티안 페트리 감독이 공동 연출한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이 토마스 만의 소설을 원작으로 연출한 <베니스에서의 죽음>(1971)을 통해 소위 말하는 '벼락 스타'가 된 비에른 안드레센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처럼 당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으로 세상의 주목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소년 비에른의 모습을 장년이 된 현재의 모습과 함께 보여주며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 연기한 캐릭터 '타지오'의 그늘에 가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인간 '비에른'의 인생을 주목한다.


 앞서 소개한 개막작 '타이거즈'와 비슷한 결을 지닌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젊은 시절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을 그이지만, 스스로의 삶을 그저 누군가의 '마스코트'이자 '성적 대상'일뿐이었다고 말하는, 이제는 백발이 성한 장년이 된 비에른의 눈은 그저 공허하기만 하다. 소위 '인플루언서'라는 일이 하나의 직업으로서 각광받으며 '유명세'가 곧 '돈'이라는 인식이 점점 공고해져만 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유명해져서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데에만 시선이 머물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저 한 떨기 우아한 장미처럼만 보이는 '인기'가 가진 아름다움이 숨기고 있는 '가시'는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줄 수 있는 작품으로 보인다.


Recommend to;
그저 행복하게 만 보이는 '인기'와 '관심'이 품고 있는 이면의 삶 속 공허하고 어두운 모습에 관심이 있을
전현직 인플루언서 혹은 인플루언서 지망생들에게

Time table;
9/17(토) 5회차(20:00)


7. 더 콰이어(The Choir)

<더 콰이어> | 2021 | 컬러 | 다큐멘터리 @swedeninkorea @arthousemomo


 아만다 페시칸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데뷔작으로, 감독은 스웨덴의 가장 유명한 가스펠 합창단 '텐스타' 팀과 함께 가스펠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시카고'로 향한다. 하지만 이 여행은 어느 순간 단순한 여행이 아닌 영적, 정신적 도전으로 바뀌고 이는 각 단원들과의 관계를 시험대에 오르게 한다.

 예고편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질문은, 현대 기독교 음악이라 할 수 있는 '가스펠'을 노래하는 합창단원이라면 조화롭게 노래할 수 있는 가창 실력이 중요할까, 자신의 목소리를 도구로 하느님을 찬양한다는 의미로서의 '신앙심'이 더 중요할까 하는 것이었다. 단원들은 여정을 통해 '기독교'를 향한 서로의 믿음을 저울질하며 이러한 '믿음'을 주제로 한 서로 간의 소통이 부족했음을 깨닫는다. 영적, 정신적, 종교적 차원의 다양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그들은 각 구성원들 간의 소통 방식을 둘러싼 진솔한 대화가 이어지며, 영화 <더 콰이어>는 이들의 이러한 영적인 대화를 충실히 기록한다.

 


Recommend to;
영화 속 상황처럼, 사회 구성원들 간에 '종교'와 이에 대한 믿음으로 인해 갈등을 겪은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Time table;
9/17(토) 1회차(11:00), 9/18(일) 3회차(17:30), 9/20(화) 2회차(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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