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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o Jung Jun 16. 2022

온전히 사유할 수 있길 바라며  <월간 컨템플레이티브>

'당신이 당신의 것을 온전히 사유할 수 있길 바라며-'



“어떤 매거진이에요?”


    간결한 한 문장으로 대답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저렇게 질문해주시는 분들을 하나하나 붙잡고 구구절절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딜레마이다.


자칫하다간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문장이나 다른 철학자들의 발언처럼

실제의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 소리만 존재하는 문장을 발화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 머리가 아프다.

이것은 내가 살면서 가장 지양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하다 “생각하게 하는 매거진이에요”라고 하니 어떤 사람들은 기분 나빠하기도 한다.

“그러면 우리가 생각을 안 한다는 거야?”라면서.


아니.


사람들이 생각이 없거나 안 한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 중 대부분은 많은 생각들을 지니고 살아간다.

우리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많은 것들을 접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살아가니까.


그러나 이 매거진에서 다루고자 하는 생각은 좀 다른 종류의 생각이다.

이것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인간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조차 잊혀진,

그런 종류의 생각들이다.


오늘 아침에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기분이 좋아졌다.

왜 커피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질까? 그것은 내가 커피 맛을 좋아하기 때문일까?

따듯한 음료를 좋아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커피 향을 좋아하기 때문일까?

아침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들기 때문일까?

생각해보는 것이다.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을 보며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것은 그 사람이 질서를 안 지켜서일까?

아니면 먼저 가는 사람에 대한 경쟁심이나 승부욕때문일까?

아니면 그 사람의 옷이 거슬려서일까?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먹고 사는 것에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딱히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런 하찮아 보이는 의문점들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평생 우리 자신에 대해서 모르고 살다 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커진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하면

우리의 사고는 우리 스스로를 사회 구성원의 하나,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

실존하는 고유성과 개성을 인정하지 못한 우리의 사고관, 이성은

우리의 삶을 더욱 무료하고 단조롭게 만든다.


또한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오직 먹고 사는 것만이 우리의 인생의 목적이게 만든다.

진정 당신은 먹고사는 문제에만 연연하는 사람인가?

아니다.

만약 인류가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생각만 하고 산다면,

나는 너로, 너는 나로 대체 가능하다는 소리이다.

세상이 정말로 그런가?


당신이 인지하지 못해왔어도

당신이 사람이라면 분명 당신을 기쁘게 하는 것, 슬프게 하는 것은 존재할 것이다.

그러니 그것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다.

당신에 대해서 진정으로 알 수 있게 만들어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그 순간 지금 이 시각 당신의 생각의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당신의 삶의 목적을 설정하는 것에 도움을 주고,

그것이 이 세상 당신이라는 존재의 특별함을 깨닫게 만든다.

당신이 깨닫건 깨닫지 못하건 당신이란 존재는 이 세상에 하나이다.

타인으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두가 자신의 삶을 자신으로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나는 항상 가지고 있다.

그것은 삶에서 주어지는 많은 선택지 중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먹고사는 문제에서 잠시 빠져나와

이런 하찮게 치부되는 생각들을 함께하는 문화를 형성하고자 한다.


이 매거진은 누군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담고,

사유의 과정을 담고, 고찰의 결론을 담고, 관심사를 담고 있다.

그것이 당신을 설득하거나, 영향을 주길 바라며 담은 것은 아니다.

그냥 단지 바라는 것은 글쓴이는 이런 것에 관심이 있어서 이렇게 생각을 해봤고 이런 결론을 내렸고,

이런 하찮아 보이는 생각도 중요하니,

당신도 당신만의 사유의 주제를 흘려보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담았다.


이 매거진은 그런 매거진이다. 딱히 거대한 이유는 없다.

그렇기에 어찌 보면 당신이 당신의 특별함을 인정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한없이 하찮아지는.

그런 매거진이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

그렇게 생각지 말고, 자신을 존중하고, 연장으로 타인을 존중하는 우리들로 사회가 가득 채워지길 바란다.

그 일환으로 생겨난 매거진이다. 월간 컨템플레이티브는.


당신이 당신의 것을 온전히 사유할 수 있길 바라며-


2022년 6월 15일

당신의 일상을 함께 채워갈,

월간 컨템플레이티브





이 글은 2022년 3월 24일 쓰여졌습니다.




"What type of magazine is it?" 

I wish I could provide a brief answer, but it's not possible. 

However, I can't spend countless hours explaining it to everyone either. It's a dilemma. It's frustrating to think that my words might end up like Nietzsche's famous phrase, "God is dead," or other philosophers' statements that lose their original meaning and appear as mere collections of letters. It's something I try to avoid as much as possible.


After careful consideration, I have come to the realization that I could say, "It's a magazine that stimulates thought." However, some people might feel uncomfortable with this sentence and ask, "So, you're saying we don't think?" That is not the case at all. I know that people have many thoughts. We possess a wealth of knowledge, encounter many experiences, and meet many individuals.


However, the thoughts that this magazine aims to explore are of a different kind. They are the sort of thoughts that contemporary people don't consider important and have forgotten that humans can even utilize them.


Contemplating why we feel good after drinking a warm cup of coffee in the morning or why we feel uneasy when we see someone jaywalking may not appear to be important questions that can assist us in our daily lives. However, by pondering these seemingly trivial questions, we can learn more about ourselves and the world around us.


We may discover that we enjoy coffee not only for its taste or warmth but also for the simple pleasure of taking a moment to relax and enjoy the present. Similarly, we may realize that our discomfort when seeing someone jaywalking is not just about breaking the rules, but also reflects our concern for safety and order in society.


Ignoring these questions can lead to a less fulfilling and meaningful life, as we risk not fully understanding ourselves and our surroundings. Acknowledging our unique identity and individuality is crucial for personal growth and development. It can also help us appreciate the diverse perspectives and experiences of others.


Failing to consider these things would make it seem as though the purpose of our lives is merely to eat and survive. But are you truly someone who is concerned only with the problem of sustenance and survival? If humanity were so one-dimensional if all we think about was eating and surviving you and I could be easily interchangeable. Is this truly the nature of our world?


As a human, there are things that make you happy and things that make you sad, even if you're not aware of them. That's why it's important to reflect on them, as they help you understand yourself better. Your feelings may change over time, but your current thoughts are important because they give purpose to your life and help you recognize your uniqueness in this world. Whether you realize it or not, you are one of a kind in this world.

It is impossible to replace you with someone else.


My wish is for everyone to live their lives authentically, choosing what they truly want from the many options life presents. To that end, I strive to create a culture where we can share seemingly trivial thoughts and ideas, even if only temporarily stepping away from the pressures of survival. This magazine contains very personal thoughts, the process of contemplation, the conclusion reached, and the author's interests. 


Its purpose is not to persuade or influence you. Rather, it is hoped that the author's curiosity about these topics led them to think deeply and arrive at their conclusions. Even seemingly trivial thoughts can be important. With the hope that you too have not lost sight of your own subjects of contemplation, they are included here.


That's what this magazine is all about. There isn't any particularly huge reason. If you don't embrace your own uniqueness, it becomes infinitely trivial. That's the kind of magazine this is. However, I hope that no one thinks it's acceptable to be replaced by someone else in their life. Instead, let's respect ourselves and fill society with people who respect others as extensions of themselves. As part of that, this monthly magazine was created, the Contemplative. 

Wishing that you can fully contemplate your own thoughts -


March 24, 2022 

The <Contemplative>

, which will accompany your daily life.




English Ver.

edited by Jihyun Hwang

, my beloved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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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mag.contemplative

블로그: Contemplate in ordinary days with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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