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그리고 양산
어떤 카메라를 드느냐에 따라 뭘 어떻게 보는가가 달라진다. 아주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던가 미묘하게 달라지던가 미묘하면서 드라마틱하게 바뀌던가 아무튼 달라진다. 그렇게 달라지는 보는 행위가 내 몸에 정착되는 데엔 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가만히 있으면 그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나름대로 열심히 적응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피아니스트가 새 피아노에 적응하듯(아닌가!?), 레이서가 새 차에 적응하듯(맞나?!) 그렇게 그렇게.
그러면 어째서 부산인가? 라면, 제주보단 가깝고 서울에서는 충분히 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울에서 충분히 먼 것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라면, 일상과의 거리감을 느끼기에 좋다는 정도다. 그리고 날씨가 일반적이지 않아 더욱 좋았다.
넋을 놓고 걷고, 보고 셔터를 누를 수 있어 좋았다. 너무나 훌륭한 여행메이트 덕이었다. 내가 갔던 곳이 어딘지 궁금해지면 그에게 물으면 된다. 응.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