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코워킹 스페이스 MANA 방문기
여느 날처럼 노트북이 든 백팩을 메고 나의 치앙마이 집을 나섰다. 내 치앙마이 생활은 여행과 일상 그 사이의 어딘가쯤이었다. 치앙마이라는 도시에 적응해가면서도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하루를 지냈다.
더 넓은 세계가 궁금했고 자유로이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 궁금했다. 치앙마이에서 지내는 동안 치앙마이 곳곳의 카페와 코워킹 스페이스들을 다녔고, 이 날은 지나가며 종종 보았던 Mana에 들렀다.
이곳은 아쉽게도 나와 인연이 되지 못했는데, 처음 찾았을 때는 휴가 중이었고, 그다음 방문에서는 일시적으로 정전이라 이용할 수 없었다. 디지털 노마드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전기와 인터넷. 그래서 잠깐 둘러보기만 하고 나왔는데, 그곳은 작지만 일하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Mana에서는 시간 단위 또는 일 단위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인터넷과 전기가 가능한 공간을 이용할 수 있고 마실거리도 함께 제공한다. 치앙마이 님만해민 근처에서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면 적절한 공간일 것이다.
공용 업무공간을 이용하는 요금제 외에도 스카이프나 미팅이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의 요금제로 프라이빗 룸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 간단한 인쇄가 필요할 때는 출력도 가능했다.
공간을 잠시 둘러보고 나오는 한쪽 벽에는 이곳을 다녀갔던 노마드들이 남긴 방명록이 가득했다. Mana에서의 좋았던 경험과 만난 사람들, 여기에서 하루하루 꿈을 설계했다는 이야기까지. 영어, 스페인어, 체코어 등 다국어로 방명록이 남겨져 있었다. Mana가 어떤 공간인지, 어떤 커뮤니티인지 알 수 있는 기록이 아닐까.
방명록 옆으로는 다양한 포스터들이 붙어 있었다. 치앙마이에서 열리는 요가 수업, 택시, 버디 프로그램 같은 지역 서비스 정보가 보였다. 아파트 정보와 채용공고, 노트북 거치대 공구 홍보도 있었다. 이런 홍보물과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코워킹 스페이스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노마드는 지역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내 경우는 현지에 도착해서 숙소에 짧게 지내며 한 달간 머물 집을 구하고, 그 후 업무공간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벽을 둘러보며 반대로 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무공간을 먼저 찾아 일을 하면서 '어느 동네가 괜찮은지, 집은 어떻게 구했는지' 같은 것을 물어보며 커뮤니티의 작은 도움을 받는 것이다.
전기가 안되는 아쉬움을 안고 Mana의 문을 나섰다. 노마드에게 공간이 줄 수 있는 것은 어디든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전기와 인터넷 같은) 인프라와 커뮤니티가 아닐까?
Info
[주소] 28/12 Nimman Hemin Road, Suthep Subdistrict, Chiang Mai, Thailand
[시간] 오전 9시 - 오후 9시
[가격] 1시간 19바트, 1데이 99바트
2018년 1월, 치앙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