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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Jul 05. 2024

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의식적인 휴식을 갖자

쉬는 것을 잘 못 하는 사람, ‘그게 바로 나예요.’


쓸데없는 부지런을 떨기 시작한 기억을 되돌이켜 보면, 내 중학교 3학년 때까지는 올라가야 한다.

왜 그랬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이해는 잘 안 되지만 무슨 생각이 들어서인지 학교를 엄청 일찍 나가기 시작했다.

중학생들의 등교시간은 9시까지이고, 보통은 8시 30분 즈음에 왔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내가 등교했던 시간은 학교 도착시간을 기준으로 7시 전후였다.

당연히 오면 아무도 없고, 교실 문도 내가 따는 상황.


그리고는 그 당시 희대의 베스트셀러인 ‘우선순위 영단어’를 펴서 무작정 외우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그러지 말아야 했었나 싶다. (^^)


고등학생이 되고서도 난 아침 6시 등교, 저녁 11시 하교하는 생활을 3년 내내 지속했다. 대학 합격을 보기 전까지는 토요일도 오후 5~6시까지는 그렇게 살았다. 물론 그런 삶이 좋을 리는 없었고, 정말 지겨워하기도 했고 힘들어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어찌 보면, 그 생활을 지나서 당시만 해도 내가 가고자 했던 대학과 학과를 갔으니 나의 노력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대학생이 됐다. 물론 여타 다른 신입생들과 마찬가지로 술을 좇아 다녔고 기숙사는 외박하기 일쑤였다만은, 그래도 1교시는 어떻게든 출석한다는 게 내 나름의 철칙이었다. 학점과는 상관없는 내 나름의 개똥철학이었다.


군대? 강제 부지런함을 장착해 주는 기간이기도 했고, 이건 뭐 많은 군필자들이 이해하는 부분이니까 넘어가고요.


회사원이 되고서는 또 다른 차원의 부지런을 떨게 됐다. 출퇴근 거리가 멀었다. 매일 아침 통근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이전에 어떤 시기보다 빨리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했고(아마도 5시~5시 반은 되어야 했을 거다), 내가 잠을 깼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그렇게 통근버스에 몸을 싣고 왔다 갔다를 몇 년 했다. 그런데, 사람이 한 번 부지런을 떨기 시작하면 제대로 못 놓는 게 많아서인지 제대로 듣지도 못할 거면서 그때 당시 EBS라디오 영어수업들을 그렇게 귀에 꽂고 다녔다.(라고 쓰고 졸았다라고 읽겠습니다.)


뭔가 중간에 틈이 비거나 가만히 있는 것을 못 하게 되어서인지 마냥 쉬는 날이 와도 잠을 늘어지게 잔다거나, 빈둥빈둥을 못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요새도 그러고 있으면, 뭔가 마음이 ‘불편’하다. 누가 시킨 적도 없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도 아닌데 혼자서 이러고 사는 삶이 맞나..? 싶을 때가 있다.


미국으로 건너오고 나서도 사실은 여유는 많지 않다. 여기 시간으로 출근을 하지만, 일이 끝나는 건 본사와의 회의나 업무 교류가 끝나야 된다. 그럼 그 시간이 대략 밤 8~9시. 그리고는 나름의 개인정비를 거치면 11시~12시. 아침에 운동을 하고 출근하겠다고 눈을 뜨는 시간은 5시.


그러면서 생각을 하게 된 건, 아 내가 정말 절대적인 ‘수면시간’이 예전에도 부족했었고, 지금도 부족하고, 이러다간 앞으로도 부족하겠구나 라는 점이다.

최근에 여러 건강에 대한 영상을 찾아보면서 그 영상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이, ‘수면시간‘에 대한 부분이었다. ’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사실 진리에 가깝지 않은가.

운동을 해서 나름 체력이 있는 거는 그렇다손 쳐도, 그걸 내가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건 어느 정도 질이 높은 수면이 보장이 되어야만 가능할 거란 생각을 요새 더욱 하게 되었다.


그래서 결론은, ‘온전히 쉬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신경을 쓰겠다는 것. 자기 전에 휴대폰도 좀 멀리하고, 아침에 억지로 알람을 맞춰 깨는 것보다(실제로는 알람시간보다도 너무 일찍 일어나서 탈이다.) 잠을 자는 시간의 충만함을 더 느껴보도록 할 것이다.


과로를 할 정도로 엄청 열심히 빡빡하게 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좀 더 심적으로 건강하게 앞으로를 살아가려면 ‘쉬는 것’에 대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더욱 새기는 요즘이다. 다들 ‘잘 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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