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지켜보는 나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제 아이에 관한 거니까요.
이곳은 8월 1일이면 새 학년을 맞이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미국은 가을에 학년을 시작하죠.) 처음엔 9월에 시작하는 걸로 알고 있던 제게 이 지역의 학년 운영일 수는 낯선 것이었습니다. 네 어쨌든, 그렇게 곧 제 아이의 미국에서의 첫 방학이 끝을 맺게 됩니다.
오늘은 예비소집?이라고 할까요. 아이 학교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미국학교는 1반, 2반 이런 식으로 표기하지 않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Last Name으로 표시됩니다.
네, 그곳은 하나의 작은 사회입니다. 약 20명 남짓한 아이들이 이제 한 학년을 보내게 되는 그런 장소이죠. 새로운 담임 선생님을 만나서 서로 인사하고, 간단한 안내를 듣고요. 그리고서는 오면 됩니다. 지난봄부터 학교를 다니기는 했지만, 그때는 학년 중에 온 사람이었고 이렇게 새로이 학기가 시작하는 것을 겪어보지 못했거든요. 여러모로 새롭습니다.
갑자기 제 얘기로 잠시 넘어가면, 전 초등학교 3학년 때(아마 그 해까지는 국민학교라고 했었던 것 같네요 기억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전학을 했었습니다. 그때의 기분을 아직도 좀 잊기 어려웠어요. 정말 낯설고, 알던 친구들과 환경이 모두 뒤바뀐 새로운 곳.
그렇게 생각을 하고 아이를 다시 바라보니, 쉽지 않겠구나.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도 아니고 미국으로 건너와서, 한국인도 거의 없는 환경에서 새 학년을 맞이한다라..
우리가 흔히 쓰는 표현 중에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라고는 합니다만, 그것도 결국 '잘' 적응한 인간들이 만들어 낸 얘기일지도 모릅니다. 부모로서는 '부적응'보다는 어떻게든 '적응'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싶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저는 다를까요. 저 역시도 이제 미국에 일하러 온 지 5개월 차. 누군가는 벌써 적응해서 미국인 같다고도 얘기하지만, 제 생각은 아직도 '멀었다'입니다. 이곳의 생활은 적응해 나갈 수 있으나, 문화적인 코드나 여러 가지 이곳의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하는 방법 등을 생각하면 아직 갈 길은 먼 것 같습니다.
오늘 학교를 다녀오고 든 생각은, 일단은 내 아이를 묵묵히 잘 보살펴주고 응원해 줘야겠다는 것. 그리고 나 역시도 아이가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과 같이 마음을 다 잡고 더 이곳의 생활에 잘 녹아들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것.
아무쪼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