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대학원 합격

전의 시련과 성장

by 베터

세계 최고의 혁신 대학으로 꼽히는 미네르바 대학원에 합격했습니다.

1717769746080?e=1719651600&v=beta&t=OnpitKmA6D7T63qwYWAp4aDH5JMB7co5xw6rpLKVsnE By World University Rankings for Innovation (WURI)


하지만 합격 소식 전에 연단의 순간이 많았는데요, 그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 합니다.


이 글은 저의 진솔한 생각을 담고 있으며, 크리스천으로서의 (기독교적) 관점이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저는 무척 열정적인 사람입니다.


대학에서 좋은 성적으로 장학금도 받고, 남들보다 한 학기를 빨리 마친 후 미국에서 인턴 생활도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좋은 날들이 다가올 줄만 알았습니다. 저의 계획대로 말입니다.


인턴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한 스타트업의 대표와 화상 면접을 마쳤고, 바로 직장에 들어가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꿈을 꿨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도착했을 때 그 대표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며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사이에 학원 영어 선생을 하게 되었고, 6개월 후 그 대표로부터 학원을 그만두고 나와 같이 일을 하자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학원 일을 마무리 짓고, 많은 일들을 도왔지만, 대표는 돈은 주지 않은 채 거짓말만 늘어놓았고, 사무실 비용을 분담하여 내자는 등의 무리한 요구가 계속되어 결국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인연을 끊게 되었습니다.


다른 취업 문을 계속 두드렸지만 면접에서 계속 낙방하였고, 결국 현재 제가 있는 곳인 파주에 오게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취준생 신분으로, 파주에 있는 경기인력개발원에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Firefly photo-realistic class room with five students and a man teacher in back 46713.jpg 초등 4부터 고등 3인 학생을 가르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회사를 찾는 것이 아닌 회사가 나를 찾게 만들거야!"

대학애 들어갈 때 했던 다짐 중 하나입니다.


현실은 달랐고, 20개가 넘는 자격증을 취득하며 스펙 향상을 위해 아등바등 달려왔던 저의 노력들이 부정되어지는 것만 같아 좌절되었습니다.


그래도 이 6개월의 훈련 과정이 끝난 후에는 직장을 잡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다시 열심히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44761_67256_475.jpg 파주시에 위치한 경기인력개발원에서 훈련받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고난이 찾아왔습니다. 투자 사기를 당했습니다.


저는 각종 사기 수법과 가짜 사회적 증거들에 속아 투자를 하게 되었고, 점점 더 많은 돈이 이자율이 높았던 사기 업체 쪽으로 몰리게 되면서 대학생 때부터 차곡차곡 모아둔 돈의 거의 전부를 잃게되었습니다.


이때 저는 화조차도 나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이성적으로 생각했고 제가 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했습니다.


이 돈은 제게 없으면 안되는 것이었고, 제 전부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파주경찰서 형사실.jpg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경찰서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예정된 일정을 뒤로하고 경찰서부터 갔습니다.


나쁜 놈들을 얼른 잡아서 돈을 찾아줄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경찰은 돈을 찾을 수 있는 가망은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사기꾼들은 붙잡히더라도 돈을 다른 곳으로 이미 빼돌렸거나 탕진해버린 후에 잡히기 때문에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변호사는 저를 도와줄 수 있을까요? 마찬가지로 돈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은 많지 않았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데 들어가는 당장의 돈도 없었습니다.


저번 달에는 돈을 왜 이리 많이썼는지, 신용카드 대금이 빠져나간 후에 저는 기어코 제 통장잔고가 0원이라는 표시를 보게됩니다.


금융사기.jpg OECD 사기범죄율 1위는 '대한민국'이라고 합니다.


희망이라 해야 할지 망상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돈을 찾아주실 거라고 믿었고, 주일날 교회도 계속 나갔습니다. 평소처럼 기계적으로 기도하고 찬양을 했습니다.


그리고 "Christ is enough"라는 찬양이 나왔습니다.


차마 입을 뗄 수 없었습니다.


제 마음상태는 너무 자명하게도 "Christ was not enough"였습니다.


세상 성공이 너무나도 중요했고, 주님이 아닌 나의 열심을 의지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도 주님과 내 이웃을 위한 것이라는 오랜 저의 주장도 제 일련의 모습들로부터 처절히 반박되어졌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주님을 원망했었고,


주님과 교제하는 시간도 없이 그저 바쁘게 바쁘게 살았으며,

마음 깊이 주님 외에 다른 우상들을 섬기고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kem.png 현재 광성교회의 영어 예배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스무 살 때 처음, 주님 앞에 내 모든 것 내려놓고 주님만 따르겠다고 한 고백이 생각났습니다.


지금 이 상태로 계속 나아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예배 후에 목사님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돈을 다 잃었지만, 다시 일어서야 했고, 다시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변질되어 주님을 위해서가 아닌 나의 소욕을 쫓으며 살아가는 일이 계속 반복될 것만 같았습니다.


목사님은 이 세상에 살아가면서 우리는 유혹에서 완전히 자유할 순 없고, 심지어 목사들도 주님의 뜻에 관계없이 더 큰 목사가 되기를 원하고, 자기네 교회에 더 많은 성도가 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예상을 깨는 답이었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바뀌어져서 앞으로는 주님 앞에 당당히 서길 원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할 수 없습니다.


나름 거대한 고난이 찾아와 깨달음을 줬음에도, 저는 머지않아 또 돈을 쫓게되고 자만해질 것입니다.


요사이만 해도 주변을 살피지 않고 바쁘게 살아온 저의 오랜 본성이 참 쉽게 없어지지 않음을 느낍니다.


Firefly The overall scene conveys a profound sense of spiritual seeking and the human condition of g.jpg 나의 힘만으로는 완전한 선을 행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매일 기도하고 놓았던 성경을 붙잡습니다.


무슨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하나님께 먼저 묻고 구합니다.


"하나님, 제가 어떤 동기로 이 일을 하려고 하나요? 저의 중심을 살피시고 주님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인도해주세요."


주님과의 교제를 통해 저의 마음은 점점 회복되었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가 원하는 것을 해주겠다고 약속은 하지 않으셨지만,


내 명철을 의지하지말고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 하나님을 신뢰하면 저를 최선의 길로 인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길로 말입니다.


prayer and bible.jpg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마태복음 4:4 中)


2주 뒤 쯤, 예상치 못한 미네르바 대학원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찾아왔습니다.


너무 쉽게 자만하는 저를 위해 이렇게 앞서 시련을 주셨던 것일까요? 아니면 대학원 동기들에게 뒤처지거나 학자금을 못내는 상황이 발생하여 더 큰 시련으로 이끄실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과 제 생각은 항상 너무 달랐으니까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저 순탄대로 속에서 원하는 대학원에 합격했다면, 하나님의 은혜는 일축한 채 내 힘으로 이것을 이루어냈다고 생각하고, 자만한 채로 계속 헛된 것을 향해 나아갔었을 겁니다. 더 많은 죄를 낳게 하는 독이 든 성배였을 것입니다.


poisoned chalice.jpg 내가 좋아보이는 것이 진짜 좋은 것이 아닌 경우가 많더군요.


확실치 않고 금방 없어질 내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닌, 예정된 하나님의 뜻을 함께 이뤄나간다면 더 이상 불안하지 않습니다.


불완전안 나를 의지하는 것이 아닌, 완전한 하나님을 의지하니 마음에 평안이 찾아옵니다.


저는 완전하지 않기에 또 고난은 찾아오겠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평안이 기다리고 있음을 압니다.




우리 함께 영원한 것을 향해 믿음의 여정을 걸어나갈 수 있길 소망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비전과 미션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공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