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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자고모하니 Oct 16. 2021

퇴근 후

소파에서 기어 나오기 프로젝트

퇴근한 나의 몸은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이끌려 소파로 간다. 


그 힘은 너무도 강하고 은밀해서 내가 언제 소파에 누웠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항상 같은 시간에 비슷한 자세로 누워 스마트 TV의 유튜브 채널들을 워프하며 잠시 떠올랐다 사라지는 목적 없는 생각의 늪에서 멍하게 앉아 시간을 보내다 잠든다.


잠들기 전 무의식이 나에게 말한다.

아.. 천금 같은 시간을 이렇게 낭비하고 있다니.. 그것도 매일!


그러던 어느 날 생각했다. 이렇게 자빠져 누워있지 말고 뭐라도 남길 수 있는 걸 그리던지 쓰던지 만들던지 해보자고. 3년 전에 가입하고 방치한 브런치에 뭐라도 올려볼까?

좋았어!!


...라고 다짐하고 또 생각만 하다가 코로나의 시대가 왔고 나는 점점 더 깊은 무기력의 늪에 빠져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소파에서 기어 나와 그림과 함께 첫 글을 올리는데 다시 2년이 걸렸다.

오늘도 잠시 누워있긴 했지만, 이만하면 꽤 괜찮은 발전이다.



-Anjago Mo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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