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점
신문에서 ‘오늘의 운세’ 란을 봤더니 “어려운 일은 토끼띠와 상의 하라” 고 쓰여 있었다. 주변에 토끼띠가 누가 있더라, 생각하며 토끼디. 운세를 보니 이렇게 적혀 있었다. “쓸데없이 남의 일에 관여하지 말 것,” 운세나 점이란 게 그런 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또 궁금해서 보게 된다.
인공지능이 자동차를 모는 세상인데도 점점은 사라지지 않는다. 입시 철 선거철이 되면 여전히 점집은 붐빈 다고 한다. 정치인들이 점에 집착하는 것은 정치가 그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대선일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1990년도 초까지는 집권당이 정했다. 그때마다 ‘도사’들이 성거 일을 골라 주었다고 한다. 대통령에게 좋고 야당에게 나쁜 날로 골랐다는 것이다. 국회의장을 지낸 어떤 분은 비행기를 탈 때는 꼭 점쟁이에게 먼저 물어 보았다고 한다.
하루는 점쟁이가 ‘오늘은 동쪽으로 나가 말라’고해서 동쪽으로 난 집 대문을 두고 다른 방향으로 사다리를 놓고 담을 넘어 집 밖으로 나갔다는 얘기도 있다. 미국에서 레이건 대통령 부인 낸시 레이건이 점에 과하게 의존한 것으로 유명하다. 취임 초 레이건이 암살 위기를 겪자 \, 낸시는 조앤 퀴글리라는 점성술사에게 대통령의 일정과 주변 인물들까지 일일이 봐달라고 했다.
쿠글리는 회고록에서 “로마제국 이후 점성술사가 국가 운영에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 적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에서 미신 행위는 마약, 성매매, 도박, 밀수와 함께 5대 범죄라 부른다. 그러나 김일성과 김정일은 점쟁이를 대동 할 만큼 미신에 집착했다. 건국 절이 9월9일, 행정구역도 9도, 경호부대도 963 부대다.
이들에게 진상하는 식품은 ‘9호 농장에서 재배하며 ’9호 제품‘ 이라고 부른다. 심지어 김정일 이가 막네. 김정은을 후계자로 삼은 이유가 1월6일이 생일이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불안한 미래를 점으로 알아보려는 북한 주민도 나날이 늘어 평양시민들은 한국에서 개발한 컴퓨터 사주팔자프로그램으로 운세를 본다고 한다.
유엔 주재 북한 대사관이 뉴욕 코리안 타운 점집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재선에서 재선될지 물었다고 한다. 미국 정가에서는 다들 김정은을 핵무기 쥔 깡패 취급하는데, 트럼프는 그나마 상대라도 해 주니 미국 대선이 무척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평양에도 용한 점쟁이가 꽤 있다는 는데 굳이 뉴욕에 가서 점을 본 이유가 궁금하다. 여하튼 점집에서 “트럼프가 또 된다.”고 했다니, 김정은 머리 굴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