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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미 Mar 02. 2020

D+50 | 무궁무진한 우리들의 가능성을 믿는다

5부 | 무궁무진한 우리의 앞날 - 퇴사하기 좋은 날

-D+50 | 무궁무진한 우리들의 가능성을 믿는다

[그림28] 무궁무진스튜디오

단골 카페에 출근해 사장님과 눈인사를 하고 나만의 1인 사무실을 차린다. 어린이 음악 창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쇼케이스 행사를 앞두고, 사장님과 카페 옥상을 사춘기 뮤직이 흐르는 우리 동네 뮤직 페스티벌로 만드는 작업에 대해 논의한다. 카페 사장님은 몇 년 전부터 카페 옥상 리뉴얼을 혼자 고민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나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 카페 영업시간 전 유휴시간을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공간으로 활용해보는 건 어떻겠느냐는 나의 제안에 흔쾌히 무료 공간 대관을 허락해준 사장님은 내 프로젝트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공연과 행사 기획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나의 멘티이기도 하다.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문화예술교육의 현장은 왜 교실을 본떠 만든 세미나실, 복지회관 강의실에서만 해야 할 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어린이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공간, 혹은 동경하는 공간, 교실이 아닌 공간을 고민하다 보니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아이들은 매주 일요일 아침 부스스한 얼굴을 하고 언니들만 가는 예쁜 동네 카페에서 같이 모여 함께 노래 부르고, 자기의 경험담을 털어놓고 가사를 쓰고, 작곡을 하고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뮤직비디오 하나를 뚝딱 만들어낸다.  

[그림29] 꿈꾸는 다락방 옥상 '무궁무진 뮤직 페스티벌'

버려져있던 옥상 공간이 어린이들의 시선과 목소리로 손수 만든 음악이 흐르는 뮤직 페스티벌 현장으로 변신했다. 옥상 한 가득 아이들과 어른들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어린이 뮤지션들의 쇼케이스 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사춘기 뮤직을 듣고, 열연한 자녀들의 귀여운 모습을 뮤직비디오로 보며 밤이 저물어간다. 아파트로 둘러싸인 삭막한 베드타운의 중심에서 세상에서 하나뿐인 음악이 울려 퍼진다.  


왜 어린이들이 20대의 사랑이야기로만 된 노래를 불러야 할까? 어린이는 무슨 노래 부르나?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한 딴짓은 9명의 멤버를 불러모았고,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예술가의  먹고사니즘에 대한 걱정을 어떻게 해소해나갈지 연구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만들었다. 왜 웨딩송은 성시경의 '두 사람' 아니면 이적의 '다행이다' 뿐인 걸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신랑 신부의 이야기로 세상에 하나뿐인 웨딩송을 만드는 웨딩 송라이터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음원 소비방식은 애초에 변하고 대형서점이 아니면 접할 수도 없는 CD로 된 앨범을 대체할 음악을 담는 새로운 그릇과 기존에 없었던 오프라인 음원 유통 방식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림30] 사춘기 뮤직 창작 프로젝트 '무궁무진스튜디오'

모든 경험과 생각, 떠오르는 질문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첫 자작곡을 완성했던 순간, 디지털 앨범을 내고 통장에 처음 입금된 저작권료를 보고 실망했던 순간, 회사일을 통해 만났던 수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 성시경 노래를 부탁한 친구에게 웨딩송을 작곡해 불러줬던 결혼식장. 앞으로 더 많은 순간들이 쌓이면 또 새로운 생각이 쌓이고 딴짓도 늘겠지. 나의 소소한 딴짓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우리들의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세상에 하나뿐인 콘텐츠 창작소

무궁무진스튜디오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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