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나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커리어의 확장과 삶의 재정렬이 동시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1년의 회고를 하나의 글로 작성한다는 것이 사실 부족할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 하나로 압축해 왔다. 항상 비슷한 양식으로 작성하다 보니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변화를 주려고 한다. 이번 회고록에서는 좀 더 세밀한 카테고리로 나눠 작성해 보려고 한다. 작년 회고에서 올해로 미룬 KPT 회고는 좀 더 미룰 예정이다. 대충 지루한 회고가 될 것이라는 말.
올해 한 일을 되돌아보면서 어떻게 살았는지 스스로 점검한다. 잘한 부분이 있다면 계속 잘하려고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 방안을 찾아보거나 과감하게 버리기 위해서다. 이를 토대로 내년 목표를 세워본다.
성장, 멘토링, 리더십, 삶의 변화
주요 이벤트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연표로 정리해 봤다. (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블로그 글쓰기 챌린지 (더 보기)
2024년 12월 24일 첫 글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모임이다. 솔직히 내가 하는 것은 별로 없다. 글을 작성하는 분들이 고생이 많았고 대단한 결과를 만든 것이다. 나는 그저 그들에게 일정 독촉을 하고 글을 모아서 공유한 것밖에 없다. 물론 그것도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활동을 통해서 내가 성장한 것은 아니다. 대신 참가한 사람들이 분명 꾸준한 학습을 글로 정리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성장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용이 빈약해서, 틀릴까 봐 두려워서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은 피드백 받을 소중한 기회를 발로 차는 것과 같다. 그리고 생각보다 세상은 당신의 글에 관심이 없다. 피드백을 받는다면 큰 행운이다. 그걸 알게 해주고 싶었다. 물론 학습한 것을 글로 정리하는 시간에 스스로 성장하는 것은 덤이다.
4월에 오프라인 모임을 한 번 가졌다. 양꼬치를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수료한 교육생들과 식사를 할 때 뭔가 애틋하고 측은한 마음에 밥을 사게 되더라. 이제 취업도 많이 했으니까 다음엔 여러분이 사주세요. 저는 또 다음 기수가 기다리고 있어요...라는 마음을 굳게 먹어본다.
하루 10분 독서 챌린지
5월부터 시작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정확히는 4월 29일부터다. 그리고 나는 4월 30일부터 시작했다. 내가 판을 벌여놓고 첫날에 시작 15분 전에 잠깐 누웠다가 그대로 잠이 드는 참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진짜 당혹스러웠고 부끄러웠다. 대신 그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처음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 원래 규칙은 오후 9시라는 특정 시간에 10분 간 책을 읽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잘 지켰는데 뒤에서 알게 되겠지만 육아를 시작하면서 시간은 들쑥날쑥해졌다. 조리원에 있을 때도 잘 지켰는데... 다소 아쉬운 부분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었다.
하루 10분이란 시간은 부담이 적게 느껴질 것이다. 그걸 노린 건데 막상해 보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실제로 나 빼고 꾸준히 하는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정말 별 것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이런 꾸준함을 가진 것이 장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짧은 시간이라는 것 때문에 책을 펼치는 데 부담도 줄어든다. 일단 펼치면 10분 이상 읽게 되는 날도 많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점점 그런 날이 많아지면 책을 펼치는 데 두려움이 생긴다. 또 10분 이상이 시간을 쓰게 될 것 같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두려움이 자라나지 않도록 경계하며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요즘은 두려움이 커져서 미루다가 늦은 밤에 읽는 경우가 많았다.
누적의 힘은 생각보다 거대했다. 보통 한 달에 한 권 정도 읽을 수 있었다. 현재 10권의 책 중 8권을 완독 했다. 나머지 2권은 절반 정도 읽은 상태다. 주요 문장을 (키보드로) 필사해 놓으니 나중에 적절한 상황에서 다시 찾아보기에도 좋았고 인용하기도 편했다. 이 습관은 계속해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다.
SeSAC 동대문 캠퍼스 모의 면접관
작년 취업 특강으로 인연이 된 SeSAC 동대문 캠퍼스에서 모의 면접을 진행했다. 1월에 진행한 후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고 하여 2월에는 인원을 늘려 진행했다. 실제 면접처럼 이력서를 미리 받고 면접을 보는 형식이었다. 내가 이력서를 잘 쓰거나 면접을 잘 보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못 쓴 이력서는 구분할 수 있다. 솔직히 대체적으로 엉망이었다. 면접도 대체적으로 기대 이하였다. 평가 점수를 줘야 하는데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면접 시간에 짧게라도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했다. 경험만 하는 것보다 그 경험을 통해서 얻어갈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피드백 전달 시간을 별도로 만들어 보는 것을 제안해 봐야겠다.
개발자 행사 참가
교육생이 발표자로 무대에 서는 개발자 행사 두 군데에 참가했다. 그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교육자로서 느낄 수 있는 큰 기쁨 중 하나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발표 경험을 통해 공유하는 기쁨을 느꼈길 기대한다. 앞으로는 단순히 참가하는 것을 넘어 교육생들이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Super.init(version=6): 5기 코건, 6기 해나, 6기 심지
드로이드나이츠 2025: 6기 벼리
개발자 행사 발표
작년 회고에서 세운 올해 목표 중 기회가 되면 작년에 이어 외부 발표를 계속해 보는 것이 있다. 2025년의 후반부, 11월 12월에 발표할 기회가 연달아 생겼다. 작년 말에 발표를 하면서 인연이 된 K-DEVCON과 올해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발표자 모집에 지원해서 감사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DevFest Incheon도 작년 말에 발표를 한 것이 연이 되어 올해도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처음이 어렵지 일단 시작해서 뭔가를 저질러 놓으면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다른 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DevFest Incheon 발표 주제도 시간을 쪼개 바이브 코딩을 한 경험에 관한 이야기다. 이게 발표로 이어질지 몰랐다.
K-DEVCON 2025: 어느 개발자의 이상한 커리어 이야기
DevFest Incheon 2025: AI 원시인의 바이브 코딩 경험기와 개발자의 미래에 관한 생각
기회가 되면 멘토링을 최대한 많이 해보는 것도 작년 회고에서 다짐한 올해 목표다. 신기하게 목표로 설정하면 기회도 같이 찾아온다. 물론 내가 목표하지 않았다면 그것을 기회라 여기지 않았을 수도 있다. 멘토링의 형태도 다양했다.
K-DEVCON 고투런 2기 (더 보기)
4주간 안드로이드 개발 멘토로 활동했다. 실제 활동은 멘토링이라기보단 내가 주도하는 스터디 형태로 진행되었다. 더 엄밀히 말하면 강의였다. 이런 형태도 서로 배우는 것이 있지만 내가 생각한 멘토링이란 개념과는 조금 달랐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시작한 것이다.
넥스터즈 멘토링 (더 보기)
멘토링에 관심을 가지니 정말 선물같이 찾아온 기회가 바로 넥스터즈이다. 링크드인에서 멘토 모집 안내를 보고 지원했다. 청년이야 교육생을 대상으로도 하고 있지만 청소년 멘토링도 포함되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도 고등학생이 요청하여 멘토링을 해본 적도 있었지만 이번 경험은 완전히 달랐다. 개발자에 관심이 있어서 먼저 요청한 학생과 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특강 수업의 관심도와 집중도는 천지차이였다. 물론 몇몇 학생들은 집중해 주었지만 딴짓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학교 선생님의 고충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 더 집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주제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그들의 문화를 배워가고 싶다.
태원고, 판교고, 야탑고 3회, 돌마고 5회
유스콘 2025 멘토
얼떨결에 참가하게 된 유스콘 멘토도 기록에 남겨본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바빠서 발표하는 것을 직접 보지 못하여 미안한 마음이 크다. 멘토라고 지정된 사람이 바쁘다는 이유로 많은 도움을 못 준 것 같아서 차라리 다른 멘토를 만났으면 더 좋은 피드백을 받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죄송하다. 그런 마음에 어떻게든 시간을 내기 위해 새벽 일찍 일어나서 발표 자료를 보고 피드백을 남긴 적도 있다. 부디 좋은 발표 경험으로 남아서 앞으로 더 멋진 발표를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6기 호두 파이팅!
KAC 베이직 교육
회사에서 코칭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강사, 선생님이 아니라 코치라고 부르는 일을 하면서도 코칭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었다. 물론 기술적인 내용에 대한 코칭과 조금 다르지만 기본 철학은 일맥상통한 면이 있었다. 4시간의 미니 코칭 교육을 받은 후 관심이 있는 사람에 한해서 KAC 베이직 과정 교육비를 지원해 주었다. 이 과정은 총 20시간의 교육과 2시간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이론적인 개념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을 체화하고 숙달하는 연습 과정이 많아야겠다고 느꼈다. 코칭 자격증까지 취득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들은 교육인데 그건 내년으로 미룬다. 자연스럽게 내년 목표가 하나 추가되었다.
사내 멘토링 '우아한티타임'
회사에서 교육을 그냥 시켜줄 리가 없다. 코칭 교육을 받게 된 이유는 사내 멘토링 프로그램인 '우아한티타임'에 멘토로 지원해서 운이 좋게도 멘토로 선발되었기 때문이다. 한 분기동안 진행되는 것이라 한 달에 1명씩 총 3명을 만나는 것이 목표였는데 신청자가 없어 2명에 그쳤다. 그래도 사내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코칭 교육을 받고 했지만 코칭 기법을 활용하기보단 기존 습관처럼 진행했던 것 같다. 핑계를 대보자면 어떤 고민거리를 가져오기보다는 나에게 부여된 '교육'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질문을 하고, 나도 질문을 하고 그러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무조건 코칭 방식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다.
팀장이 되다: 역할의 변화, 시선의 변화
올해 큰 변화 중 하나다. 이건 K-DEVCON에서 진행한 첫 팀장, 첫 리더 인터뷰를 통해서 어느 정도 회고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팀장을 언제까지 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초반에는 쉽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쉽지 않다. 리더십에 대해 배우기 위해서 관련 책도 읽고 사내 리더십 스터디에도 참가했다. 공통되는 내용이 존재하는 것을 보니 리더십이란 것도 어떠한 가이드가 있다고 느꼈다.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리더십 지식 때문에 어떤 말이나 행동에 앞서 생각이 많아졌다. 그래서 어색했다. 아직 나의 색깔을 찾지 못한 것 같다. 부족한 팀장 때문에 고생했을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
분명한 것은 리더가 아니라도 리더십을 공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좋은 팔로우십을 발휘할 수 있다. 왜 리더가 저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 내가 리더가 되어서 이해해 달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리더를 맡게 된 계기는?
제안을 받고 아주 짧게 고민한 후 수락했습니다. 저는 새로운 제안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가급적 수락하는 편입니다. 솔직히 부담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좋은 리더 아래 태평성대를 누렸으니 이제 폭군, 아니 어설픈 리더를 만나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저는 정말로 저희 조직 구성원 어느 누구라도 리더의 역할을 맡으면 충분히 해낼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들 저보다 일을 잘하시는 분들이라 그런 분들이 괜히 리더 업무에 시간을 뺏기는 건 조직 차원의 손해이기 때문에 제가 대신 맡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제임스파르타코딩클럽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지금 우리 교육 방식에 완전히 반하는 스타일의 주입식 교육이 있었다. 하지만 준비한 것이 없어 차일피일 미루던 게 어느 날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비가 오는 한강 주변을 산책하다가 재조명되었고 덜컥 실행하게 되었다. 여전히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파일럿 프로그램처럼 짧은 기간 시도해 보는 식으로 논의가 되었다. 하지만 막상 실행하려고 보니 단기간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출산 휴가 중에도 매주 1회 개인 시간을 쓰면서 7주 정도 진행되었다. 처음 생각했던 스타일과는 많이 달랐지만 일단 실행하니 한정된 시간에서 효율을 뽑아내기 위해서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게 되었다. 많이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하는 습관과 그로 인한 부족한 실행력을 동료들이 보완해 준 것 같아 감사하다. 의외로 참가한 교육생들도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을 많이 남겨주었다. 내년에도 기회가 되면 더욱 발전시켜서 시도해 봐야겠다.
우아한테크코스 7기
작년에 5기 수료생들이 성장하여 6기에게 조언을 해주는 모습을 정말 흐뭇하게 본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 기대한 것처럼 조언을 듣던 6기도 성장하여 이제 7기에게 조언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지금의 7기는 8기에게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 이런 경험의 선순환을 지켜보는 것도 참 재미있다.
7기도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한 가지 분명히 기억하는 것은 상반기 강의가 끝난 후 내가 강의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그때의 기분과 심정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분명히 그땐 그랬다. 강의 준비는 늘 힘들다. 하지만 내년에도 똑같이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 변화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7기 크루(교육생)들이 열심히 만든 서비스를 소개하는 글을 작성했다.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크루들에겐 참 감사하다. 단적인 예로 내향인으로서 개발자 행사에 참가했을 때 항상 아는 얼굴들이 보여 반갑고 더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늘 반갑게 나를 맞이해 준다. 그저 코치라는 이유로. 교육자로 살면서 느끼는 장점 중 하나이다.
올해도 그들에게 보낸 작별 인사로 회고를 대체한다.
안녕하세요, 제임스입니다.
여러분 10개월 간의 우테코 생활은 어떠셨나요?
즐거운 순간들도 있었겠지만 아마 정말 힘드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우테코라는 소속감이 사라지는 묘한 기분이 들지 않나요? 지난 순간을 돌이켜 보면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여러분이 정말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그간의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아마 노력에 배신을 당한 경험을 가진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그건 현재까지의 시점에서만 유효합니다. 지금부터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아직 인생이 끝난 것도 아닌데 앞선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였다고 하여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우테코에서 최선을 다한 여러분의 노력은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 데 큰 자산이 될 거라 장담합니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는 비록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반드시 빛을 볼 겁니다.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10개월간 무엇을 배우셨나요? 프레임워크와 같은 기술이 중요할까요? 제 생각에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10개월 동안 배울 수 있는 지식의 양이 얼마나 될까요? 여러분들은 소화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고,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시겠지만 사실 그 내용은 미미한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그것보다 여러분들이 10개월간 배운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이 함께 공부한 것, 함께 성장한 것, 그리고 하루에 8시간 이상씩 열심히 앉아서 코딩한 것, 그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마침내 수료한 것. 그것들이 앞으로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세상 제일 바보 같은 제임스와 함께 공부하면서도 내가 이렇게까지 성장했다.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도 성장에 방해될 것은 없다.’라는 자신감도 함께 가져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물론 다른 훌륭한 코치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세월이 한참 흐르면 우테코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는 날이 분명히 올 겁니다. 하지만 절대 평생 잊진 못할 겁니다. 그 기억의 한편에 저라는 존재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 10개월 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이 경험을 기반으로 훨씬 더 큰 성장을 이루길 기원하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아빠가 되다: 인생의 변화
아직 인생을 다 살아본 것이 아니지만 아마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가 바로 부모가 되는 것 아닐까 싶다. 주변에서 늘 육아는 힘들지만 그것보다 더 큰 행복감을 준다는 소리를 들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힘들다는 것이 '힘들다 허허'하면서 넘어갈 정도가 아니었다. 정말 정말 힘들다. 본인 일이 되어봐야 알기 때문에 내가 여기서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실제로 육아를 경험하기 전까지 가늠이 되지 않으리라 짐작한다. 나도 그랬다. 육아 좀 한다고 유세 떠는 게 아니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육아는 정말 새로운 차원의 힘듦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11월 22일 새벽 2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메모한 내용을 어렵게 공개한다.
육아가 힘들다고요?
아닙니다. 육아는 "매우" 힘듭니다.
육아가 힘들다는 이야기는 이미 주변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정말 새로운 힘듦이었습니다.
새벽에 깬 아이가 다시 잠들지 않을 때 간혹 미칠 것 같은 때가 있습니다. 저도 너무 피곤한 상태이고 할 일이 있을 때입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을 때는 머리를 벽에 쾅쾅 부딪히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동물원의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기이한 행동을 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영원히 상상에서만 그칠 겁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나쁜 아빠가 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진심으로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가끔이지만 이런 상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나는 아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생각에 다다르면 정신이 번쩍 들어서 나쁜 생각을 멀리 쫓아냅니다.
이런 상황은 정말 굉장히 극한에 몰렸을 때 간혹 찾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 이 경험을 통해 확실하게 알게 된 점이 있다. 내가 육아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육아로 인해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려놓는 것은 부모가 된 시점에 이미 많이 내려놨다. 유튜브 좀 못 본다고 스트레스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새벽 2시에 보채는 아이를 달래서 재운 후에 나도 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또 해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을 때, 그것까지 다 마친 후 출근을 해야 할 때. 바로 그런 상황이 눈앞을 깜깜하게 만든다. 내가 할 일이 육아뿐이라면 꽤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너무 행복할 것 같다. 휴직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풍족해서 다시 일을 해야 하거나 내 스킬을 갈고닦아야 할 필요가 없는 상태에서 말이다.
힘들다 힘들어 9월
시간이 지나 많이 잊혔지만 9월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컴포즈 강의를 하게 되면서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시간은 부족했고 가뜩이나 부족한 수면 시간을 더 줄여야 했다. 수면이 부족하면 사람이 날카로워진다. 평소에도 수면이 부족했지만 주말에 몰아서 자거나 평일에 방전되어 초저녁에 잠드는 식으로 신체가 강제적으로 브레이크를 걸었다. 하지만 육아인은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건 아내와 잘 상의해서 전략적으로 교대 근무를 해야 할 문제였다. 둘 다 너무 지쳐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새벽에 깨는 아이는 내가 달래려고 했다. 만약 그런 날이면 내가 아침에 좀 더 늦게 일어나야 하는데 출근과 겹치면 정신이 혼미해졌다. 아내가 본인을 깨우지 왜 그랬냐고 했지만 낮에 육아하는 것 또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에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 편해지면 분명 다른 누군가 더 힘들었다는 의미다. 지금도 교대를 외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교대는 이뤄지진 않고 있다. 왜냐면 아이가 귀여워서 옆에 와서 봐야 하기 때문이다. ㅎㅎ 회고를 하다 보니 가정에서의 심리적 안정감과 그라운드룰 구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글을 쓰는 도중에도 아이가 갑자기 깨서 2시간 동안 뒹굴거리고 보채다가 잠들었다. 그리고 지금 시간은 새벽 5시다.
솔직히 말해서 육아 하나만으로도 올해는 그냥 열심히 살았다고 할 수 있다. 도대체 육아를 하지 않던 시절에는 이 시간들을 뭘 하면서 날려버린 것일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연약한 아기를 키운다는 것은 힘들지만 한편으론 신기한 경험이다. 다른 아이들도 더 귀엽게 보이고 부모라는 존재가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내년에 더욱 힘내서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내년에는,
현명한 육아를 하자. 서로를 지나치게 배려하여 함께 고생하기보단 완전한 분리가 필요하다. 지금부터 내가 애 볼 거니까 신경 딱 끊고 방에 들어가서 자든지, 아니면 유튜브 보면서 쉬든지 하기.
내년에는,
발표와 멘토링은 기회가 되면 계속 이어나가자.
하루 10분 독서 챌린지, 블로그 글쓰기 챌린지를 지속하자.
영원한 숙제 영어 공부와 이 시대의 필수 소양인 AI 활용에 대한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강 챙기기, 운동하자.
최근 읽고 있는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라는 책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다.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인과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말해주겠다. 그것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바로 노트 두 권을 펼쳐놓고 스트레스의 원인의 지워나가라, 쉽게!
솔직히 육아 때문에 시간이 없다 이런 것은 다 핑계다. 아이가 잠들고 주어지는 시간은 생각보다 꽤 많다. 하지만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서 뭔가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정말 하는 것도 없는데 쏜살같이 지나간다. 10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일주일에 걸쳐본 적도 있다. 내가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끝까지 지켜온 것이 하루 10분 독서인데 최근에는 그것마저도 부담이 되는 날이 이어졌다. 너무 어렵게 생각해서 시작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쉽게!'를 자주 외쳐야겠다. 그리고 또 하나의 만트라로 '할 일을 하라!'라고 정하고 즉각적인 행동력을 높이도록 해야겠다.
회고록에 늘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작년 회고 이후 연말엔 상하이에 다녀왔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져 처음으로 중국에 가봤다. 여행은 당분간 힘들 것이다. 나의 힐링에 중요한 요소인데 코로나에 이어 긴 공백기가 생기게 되었다.
팀장과 아빠라는 새로운 무게를 짊어진 채,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배우고 나누며 함께 성장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