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쿠잉 Dec 19. 2016

너라는 곳을 여행한다

다시 한번 더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과 같은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다. 친구들과 다 같이 가는 여행도 좋아하고, 혼자서 가는 여행도 좋아한다. 하지만 여행 중에 가장 좋은 건 연인과 함께 하는 여행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 사람과 내가 같이 낯선 곳을 함께 걷고, 맛집을 돌아다니며, 같이 사진을 찍는 것만큼 행복한 건 없을 거 같다.


나는 혼자서 유럽여행을 41일 동안 다녀온 적이 있다. 처음 여행을 출발할 때는 설레면서 한편으로는 영어조차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내가 과연 혼자서 41일을 다 채우고 돌아올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면서 비행기 안에서 걱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막상 혼자 돌아다니며 많은 것들을 보고 여러 나라, 여러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그 나라, 그 도시의 음식들을 접하는 경험은 참 새롭고 즐거운 기분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적으로 힘들고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여행을 끝나고 돌아오고 나면 문득 아쉬워진다. 왜 더 잘 돌아다니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첫 여행이라서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였던 거겠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너를 만나는 것도 비슷한 감정이었던 것 같다. 처음 만나기 시작할 때는 나에게도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기쁨과 설렘으로 시작하여, 한편으로는 우리가 잘 만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친한 오빠, 동생 사이에서는 참 잘 맞는 성격이라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연인으로서는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부족하지는 않았었다. 한 가지 부족했던 거라면, 내가 너의 소중함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던 잘못이 가장 큰 게 아닐까. 너는 나에게 항상 옆에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강했던 건지 네가 없어진 지금에야 비로소 너의 소중함을 더 간절하게 깨닫게 되었다.


나는 다시 한번 더 너라는 곳을 여행하려고 준비한다. 이 전에는 무작정 맨몸으로 갔다면 이번엔 가방도 짊어지고 필요한 것들을 챙겨서 제대로 여행을 해보고 싶다.


끝나지 않을 여행을...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헤어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