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자이너 (A ha! 갓벽한꾸르팁)
요즘은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현장과제를 실시하는 회사가 눈에 띄게 많아진 것 같습니다. 특히나 에이전시와 같이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회사에서는 더 그렇더라구요. 어떻게 알게 되었냐구요?
아마 글 제목을 보고 들어오신 많은 분들이 현재 취업 준비를 하고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저 역시 어제까지 취준생의 신분으로 저와의 끝없는 사투를 벌였습니다.
2020년 10월에 코로나 이슈로 인한 회사의 경영악화로 전직원 권고사직 통보를 받은 후에 한 달간 휴식기간을 갖고, 두 달 동안 포트폴리오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최종 합격한 곳에서 현장 과제가 있다는 통보를 받고 유튜브와 구글, 네이버를 모두 찾아봤는데 사전 과제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올라와 있었지만 현장 과제에 대한 정보는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직 어제 일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을 때! 혹시라도 저처럼 간절히 찾다가 현장 과제에 대한 궁금증을 충분히 풀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제가 느낀 노하우와 정보를 최대한 자세히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1. 현장과제로 어떤 작업이 출제 될까요?
서두에 말씀드렸다시피 현장 과제는 주로 에이전시에서 많이 진행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과제의 주제는 실제 입사를 했을 때 맡게 될 업무 혹은 해당 에이전시에서 맡고 있는 클라이언트의 작업물이 나올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모든 회사가 그렇듯 면접을 봐주시는 면접관들 역시 회사일만으로 아주 바쁘실 거에요, 과제를 위해 텍스트를 새로 짜고 주제를 새로 만들고 할 수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미 텍스트가 준비되어있고, 주제 역시 나와있는 기존 정보를 이용할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저 역시도 합격 통보 후 말씀을 들으니, 제가 앞으로 맡게 될 업무를 과제로 내셨던 거였어요.
둘째, 우리 회사와 관계없는 작업물을 과제로 내면 과제를 하는 의미가 없어져요. 이 사람이 작업하는 톤과 매너가 우리 회사와 맞는지를 판단하려는 게 과제의 큰 목적 중 하나이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현장 과제를 보러 가기 전에 그 회사의 클라이언트는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어떤 톤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 본다면 현장에서 과제를 받아 보았을 때 당황하지 않고 훨씬 편한 마음으로 보실 수 있을 거에요.
2. 면접에 노트북을 지참하라고요?!
면접을 보기로 한 회사 채용절차에 현장 과제가 포함된다면 채용 담당자님께서 면접 일정 공유와 함께 과제를 진행할 때 개인 노트북을 쓸 것인지 회사 노트북을 쓸 것인지 여쭤보실 거에요. 저 같은 경우는 집에 있는 노트북이 과제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회사 노트북을 빌려 쓰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작업이 무리 없이 가능한 노트북을 사용하고 계신 경우에는 무거워도 꼭 개인 노트북을 가지고 가시길 추천드려요!!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첫째, 면접 볼 회사의 노트북에 설치된 어도비 프로그램 버전이 평소 자신이 써오던 버전과 다르면 단축키가 다른게 꽤 있어서 당황하기가 쉽더라고요. 특히 가장 최신의 CC 버전은 그 이전 버전에서 사용하던 단축키가 아예 듣지 않거나 다른 방식으로 작동되는 게 꽤 있었습니다.
둘째, 단축키 문제가 아니더라도 프로그램 내에 열려있는 패널들이 자신이 평소 사용하던 환경과 다르면 작업을 빨리 진행하는데 방해가 됐어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노트북 지참이 가능하신 분들은 무겁더라도 자신의 노트북을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현장과제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저는 클라이언트사의 사내에 발송되는 뉴스레터 이미지를 만들어 보라는 과제를 받았습니다. 시간은 한 시간이 주어졌고, 뉴스레터에 사용되는 텍스트는 워드에 미리 타이핑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를 제외한 면접관분들은 자리를 비켜주시고 저 혼자 회의실에 남아서 작업을 했습니다. 소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클립아트코리아에 로그인을 해주시고 가셨어요.
덧붙이자면 면접관님께서 한 시간이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을 안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작업을 다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 우선순위를 정해주고 가셨어요. 뉴스레터처럼 긴 이미지가 아니라면 우선순위가 따로 없을 수도 있겠지만 만약 저처럼 우선순위를 정해주셨다면 말씀해 주신 것부터 차례대로 완성을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다 완성하려다가 조금씩 건드려 놓고 결국 미완성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보다 범위는 한정적이지만 말씀하신 것들 만큼은 완성도를 높여서 전달했을 때 좋게 보실 확률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면접관님이 말씀하신 우선순위만 완성을 해서 전달드렸는데 합격했어요. 당연히 시간이 남아서 다 완성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러기에 한 시간은 정말 짧습니다. 많은 양을 건드리시는 것보다 적은 부분이라도 완성도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4.작업을 빨리 하는데 어떤게 도움이 되셨나요?
작업 속도를 높여야 할 영역을 두 가지로 나누어 본다면, 하나는 툴을 빠르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주어진 주제로 기획을 하고 가시화시키는 과정의 속도를 올리는 것입니다.
먼저 툴을 빠르게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단축키였습니다. 과제에서 많이 쓴 단축키를 몇 개 정리해보자면,
[Alt + 마우스휠 드래그] = 작업창 확대, 축소
[Ctrl + Enter] = 텍스트 편집 활성, 비활성
[Ctrl + Shift + >] = 글자 크기 키우기
[Ctrl + Shift + <] = 글자 크기 줄이기
[Alt + ←] = 자간 줄이기
[Alt + →] = 자간 늘이기
[Alt + ↓] = 글자 줄간격 늘이기
[Alt + ↑] = 글자 줄간격 줄이기
[Ctrl + [] = 레이어 아래로 보내기
[Ctrl + ]] = 레이어 위로 보내기
[U] = 도형 툴
[Shift + U] = 도형 툴 모양 변경
주로 텍스트와 레이어를 다루는 단축키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이 외에도 평소 단축키를 많이 사용하셨던 분들이라면 작업을 빨리 진행하는데 단축키가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현장에서 기획을 하고 가시화시키기까지의 속도를 높이는 프로세스는 이러합니다.
1. 이미지에 사용될 여백을 정하고 가이드선을 추가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좌우에 50px씩 띄어서 가이드선 두 개를 추가했습니다.)
2. 사용되어야 할 텍스트를 포토샵 작업 창 안으로 전부 가져옵니다.
3. 텍스트를 먼저 가공합니다. (타이틀 / 서브타이틀 / 본문에 맞게 사이즈를 바꾸고, 자간과 줄 간격을 맞춥니다.)
4. 소스 사이트에서 주제에 맞는 이미지를 다운받아 작업 영역에 배치합니다.
5. 강조해야 할 텍스트에 디테일한 디자인을 넣습니다. (강조할 부분만 컬러를 입히거나, 볼드체를 쓰거나, 도형 등의 요소를 추가합니다.)
큰 프로세스는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엄청난 아트웍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기보다는 기본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입니다. 기본 중의 기본은 정렬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려운 스킬을 요하는 작업은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통일감 있는 여백을 유지한다면 정렬이 잘 된 이미지로 보일 것입니다.
면접관분들도 한 시간을 주시면서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것보다는 기본이 갖춰져있는 디자이너인가를 보시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드려야 된다는 압박감을 내려놓고, 일단은 완성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생각하고, 최종 이미지를 봤을 때 전체적으로 모난 곳이 없이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있고, 강조돼야 할 만한 곳에 강조가 되어있고, 적당한 키 비주얼이 중심을 잘 잡고 있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디자이너 면접의 현장 과제 허니 팁이었습니다.
ps. 면접 과정에서의 거절을 '나' 에대한 거절로 받아들이시지 않길 바라요. 거절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수록 나의 더 나은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