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w to make a movement -
꽤 오래전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었던 테드(TED) 콘텐츠 중에 “How to make a movement”라는 영상이 있다. 영상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날, 아름답고 평화로운 잔디밭에 시민들이 삼삼오오 앉아 느긋하게 여가를 즐기고 있다. 그런데 어떤 한 남자가 웃옷을 벗은 채로 일어나 자리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주변의 사람들은 어리둥절하며 그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주위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몇 분 동안 열심히 춤을 추고 있었더니 한 사람이 슬쩍 그의 곁에 다가와선 같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댄스 가이를 따라 춤을 추기 시작한 남자가 신나게 춤을 추며 주변 친구들을 손짓으로 부르자 몇몇의 사람들이 더 합류하고, 그들이 합세하자 곧 근처의 다른 사람들도 속속 모여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내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곁에 모여 춤을 추기 시작했고 결국 이들은 거대한 한 무리로 커져 즐거운 댄스타임을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자료 출처 : Youtube “How to start a movement l Derek Sivers)
갑자기 오래된 유튜브 영상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어떤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마케터에게 고객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있을까? 마케터에게는 소비자, 즉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해주는 고객이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따라서 고객을 최대한 많이 늘리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일 것이다. 어떻게 고객을 더 많이 늘릴까?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팬이 필요하다. 그렇다, 마케터로서 우리는 단순히 고객이 아닌, 팬(Fan)을 만들어야 한다.
다시 영상으로 돌아가보자. 이 영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가장 먼저 춤을 추기 시작한 댄스 가이? 그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처음으로 댄스 가이를 따라 춤을 추기 시작한 남자다. 이 영상이 시사하고 있는 것은 바로 퍼스트 팔로워의 중요성이다. 이 사람이 없었다면 댄스파티의 리더인 댄스 가이는 그냥 미친 사람에 불과했을지 모른다. 당연히 집단 댄스파티도 생겨나지 못했을 것이다. 나중에 따라 나와 춤을 춘 세컨드, 서드 팔로워들은 댄스 가이를 보고 나온 것이 아니다. 퍼스트 팔로워가 리더를 따라 춤추는 것을 보고 따라 나온 것이다. 즉, 소수의 열광적인 추종자가 있어야 오디언스를 효과적으로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소수의 열정적인 추종자,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우리는 바로 팬이라고 부른다.
퍼스트 팔로워는 다른 말로 에반젤리스트(Evangelist), 즉 복음 전도자들이다. 이 사람들이 생겨야 하고, 이 사람들에 의해 주변에 우리 브랜드의 복음이 널리 전파되어야 한다. 그래야 세컨드, 서드 팔로워가 생기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힘을 갖게 된다. 열광적인 슈퍼 팬, 복음 전도자의 중요성은 인간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예수와 공자, 석가모니가 그들의 슈퍼 팬인 제자들 없이 홀로 설교를 하며 유랑했다면 그저 꿈같은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상한 방랑자로 치부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에게 감화된 팬들이 제자가 되고, 이들이 널리 복음을 전파했기 때문에 그 사상이 수천 년을 이어져 인류의 역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제자들이 그들의 입으로 교리를 정리해서 널리 전파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구전효과이다.
MZ세대라고 부르는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받기보다 자신의 삶과 가치에 부합하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며, 감각과 정서에 자극이 되는 경험을 주는 브랜드를 내 브랜드로서 선호하고, 적극적인 팬이 되는 성향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영상에서 보듯 퍼스트 팔로워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브랜드의 충성고객은 주변 사람들에게 제품을 자랑하고 조언하고 추천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주변에 동요되고 영향을 받기 쉽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야 생존과 안전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그 본능은 현대에서 그대로 이어져 있어서 주변 사람이 무언가를 좋아하거나 추천하면 왠지 더 관심이 가고 흥미가 생긴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군중심리가 생겨나는 것이고 이것을 마케터는 다른 말로 바이럴 효과라고 부른다. 그리고 나와 같은 지위, 소비자라는 존재끼리 갖는 동질감과 신뢰는 브랜드가 수많은 예산을 들여 집행하는 광고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이면서 강력하다.
만약 식당을 열었는데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고 줄을 서게 하고 싶다면 우선 3-4명 정도 맨 앞에서 줄을 서게 하면 된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내 식당의 간판이나 메뉴판이 아니라 줄을 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뒤에 줄을 서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충성도 피라미드]
1. Switchers: 브랜드를 자주 바꾸고 가격에 민감하며 브랜드에 무관심한 구매자
2. Satisfied or Habitual Buyers: 습관적으로 구매하며 브랜드를 바꿀 이유가 없는 만족하는 구매자. 변화시키기 어려움
3. Satisfied Buyers with Switching Costs: 전환 비용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만족하는 구매자. 전환 비용을 극복할 수 있는 동기나 이익을 주면 변화 가능
4. Brand Likers: 브랜드를 좋아하고 친구처럼 생각하는 구매자. 서로의 관계가 오래된 것일 때 더욱 그렇다. 다른 확실한 이유가 없더라도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좋아한다. 때로는 좋아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도 한다.
5. Committed Buyers: 헌신적인 고객 집단. 어떤 브랜드를 알고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브랜드는 그들에게 기능면에서나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사람들이 바로 Fan. Fan은 시장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엄청나게 크다. 바로 이 들이 Evangelist
(자료 출처 : 데이비드 아커 “브랜드 자산의 전략적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