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힘 - 찰스 두히그
코로나로 전 세계에 난리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간은 잘도 흐르고 2020년이 가고 새로운 2021년이 밝아왔다. 이렇게 오래도록 우리 곁에 붙어있게 될지 이 코로나란 녀석이 나타난 2020년 초에는 정말로 몰랐다. 록다운이 되고 학교가 문을 닫고 다시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고 숨 좀 쉬는가 했더니 다시 록다운이 되고 세 번째 록다운을 맞이하고 아이들은 새해가 밝았음에도 학교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렇게 시간은 흐르고 새해는 밝았다. 언제나 새해가 되면 작심삼일일지언정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다짐을 하며 가슴 설레어하는데... 올해는 어떠했는지... 코로나로 인해 작년에 계획했던 모든 일이 취소되고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들을 겪으며 한 해가 어찌 지나는지 모르게 지나갔지만 솔직히 이번 2020년 연말은 개인적으로 어떤 해보다도 신중하고 침착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영국에 나온 이후로 항상 연말이면 유럽 어느 경치 좋은 곳에서 좋은 음식, 좋은 풍경을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즐거운 마음에 설레는 건지 집 떠나 있는 어색함에 불편한 건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항상 “집이 최고지”하게 되는 이상 야릇한 마음이었다. 한해를 차분히 정리하기에는 너무 설레고 둥실둥실 떠있는 그런 마음이랄까? 코로나 때문에 모든 여행길들이 막히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덕분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창밖까지 반짝반짝 제법 제대로 하고 아이들 선물도 정성 들여 준비했다. 2020년 마지막 날은 교회에 직접 가지는 못했지만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새해를 시작했다. 왠지 안정되는 마음이랄까? 오랜만에 어렸을 때 가족들과 송구영신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24시간 하던 동네 기사님 식당에서 새벽에 짜장면, 탕수육 먹던 추억도 새록새록 나고... 예배 마치고 넷이서 허그하면서 새해 인사하는 느낌이 참 몽글몽글 좋았다. 여행도 좋지만 이렇게 차분하게 한 해를 시작하는 것도 참 좋다는, 개인적으로는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제 코로나가 사라지고 우리들의 일상이 돌아오면 우리는 아마도 또 여행을 가겠지 남편 휴가가 연말에 길게 있을 테니... 아이들과 그렇게 여행을 간다는거 내가 죽을 때까지 항상 할 수 있는 게 아님을 알기에 갈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 갈 생각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느 날 문득 이유 없이 가족들과 함께 했던 시간을 추억할 수 있도록... 코로나로 인해 답답하고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더 열심히 꼼짝 않고 있었기에 살도 찐 것 같고 나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코로나로 인해 선택의 여지가 없어지거나 선택의 폭이 좁아짐으로 인해 삶이 단순해지고 정신적이 소모가 적어지는 느낌에 좀 편안함을 느끼기도 했다.
암튼 그렇게 2021년은 시작됐다. 나의 새해 뭐 항상 비슷하다. 아침저녁 경건의 시간 갖고 책 더 많이 읽고 운동 꼭 하고... 오늘로 2021년 열흘 살았는데 다행히 운동을 제외하고는 꽤 열심히 하고 있다. 작년 연말이 분주하지 않아 진즉에 독서에 대한 대략의 계획을 세웠고 그에 맞춰 올해 처음 마친 책이 이 책이다. [습관의 힘-찰스 두히그] 간단히 말하면 재미는 없었다. 딱히 새로운 내용도 없었고 물론 아는 얘기를 하는 책중에도 책을 읽으면서 맘속의 의지를 불태워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면도 약간 부족했다. 작가에게는 너무 죄송하지만 그냥 빨리 읽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중간중간 번역에도 약간의 거슬림이 있었고(살짝 검색해보니 대단한 번역가분이셔서 이런 말은 너무 조심스럽지만.... 아마도 그분의 실력의 문제로 그런 번역이 나온 거 아닐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잘못된 번역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분명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음에 좀 안타까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Tiny habit을 함께 읽었다. 그 책이 개인의 (좋은/원하는) 습관을 어떻게 잘 정착시키고 이용해서 개인의 삶을 발전시키느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습관이 개인, 기업,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습관을 어떻게 이용해서 개인, 기업, 더 나아가 사회에도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의지력만으로 안된다. 의지력을 습관으로 바꿀 수 있어야 비로소 무언가 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어떤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 수 있는 혹은 좋은 습관을 갖게 되기 위해 신호와 장치를 이용해라(시스템화 하기)고 말하거 있다. 너무 맞는 말만 했다. 삶에 잘 적용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책으로 넘어가자.
기 록: 9. 1.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