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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니 스탁 Dec 12. 2023

나 홀로 타이완 [觀] - ②

[홀로 떠난 타이완 여행기] 몰라도 너무 몰랐던 대만 - 2편


이삼일이 지나 이런저런 풍경에 조금 익숙해질 때쯤 랜드마크들을 보러 움직였다. 역사적 의미가 담긴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 장개석 기념관)은 상상이상, 압도적으로 웅장했다. 대만의 상징과도 같은 마천루 타이베이 101 타워 주변은 아름다운 건물의 외관뿐만 아니라 주변 건물들과의 조화와 상호 연결성을 볼 때, 풍부한 상력과 감각이 가미된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이베이 도시 중심부는 매우 넓고 평평한 지역이다. 산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 가운데에 서 있는 건물이 바로 중정기념당이다. 미적인 부분이나 완성도를 떠나서 일단 무지막지하게 크다. 대만의 국부(國父)를 기리는 기념관으로, 사방으로 높은 문이 있고, 내부는 전시실이 있다. 가장 큰 메인 계단을 내려오면 정문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광장이 있는데, 대만 민주화 운동의 성지이기도 하다. 이 광장에 서 있으면 대만이라는 나라가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다.


ⓒ Tony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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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개석의 동상 좌우로 근위병들이 꼼짝 하지 않고 서 있다. 눈도 거의 깜박이지 정말 않아 정지 화면 같다. 근위병 교대식이 유명한 건 어느 나라나 국룰인 듯. 1시간마다 진행되는 교대식을 일부러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나는 마침 시작한 직후에 도착, 바로 볼 수 있었다. 매우 독특하고 엄숙했다.


ⓒ Tony Stock


기념관 내 전시 공간에 들어선다. 역시 압도적 규모감과 잘 짜인 전시 동선에 대만사람들이 문화와 역사를 다루는 태도와 수준이 상당하다는 걸 느낀다.


ⓒ Tony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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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의 햇살이 거대한 건축물에 드리워져 만들어 내는 빛과 그림자의 조화가 무척 아름다웠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탁 트인 풍광을 즐기며 한동안 계단에 앉아 있었다.


ⓒ Tony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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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기념당이 있는 뚱먼역(東門驛)에서 지하철을 타고 동쪽으로 몇 거장만 가면 대만의 아이콘 타이베이 101 타워가 나온다. 지하상가 연결출구 위에 솟은 마천루를 보기위해 한참 고개를 꺾어야 했다. 일 년 내내 눈구경조차 할 수 없는 곳이지만,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울려 퍼지는 캐럴이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 Tony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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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01 타워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길 건너  브리즈 난산(Breeze Nanshan) 건물이다. 대만 쇼핑몰 그룹 회사 브리즈에서 세운 것으로, 박스를 엇갈려 쌓아 놓은 듯한 비정형 구조에 그물처럼 얽혀 있는 황금색 와이어로 둘러싼 외관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각 모듈의 아래쪽에서 비추는 조명이 만들어내는 비현실적 아름다움과 입체감에 매료되고 말았다. 단지 화려함 그 이상의 품격이 느껴진다.


ⓒ Tony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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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 창의적이고 로멘틱하다. 건물과 건물 사이는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고, 코너를 돌 때마다, 각 층마다, 실내인지 실외 인지에 따라 다양하고 입체적인 공간경험을 할 수 있다. 연중 온난한 기후의 덕에 실내-실외가 연계된 공간들에 테이블이 놓이고 많은 사람들이 여유롭게 차와 커피,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 Tony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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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고급 스럽게 잘 꾸며진 쇼핑몰이다. 2023년 현재 대만 최대 규모라고 한다.


ⓒ Tony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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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층마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고, 식당 층에는 일본, 태국, 서양 음식점과 커피숍 등이 있었다. 천천히 둘러보면서 다리가 아프면 좀 쉬었다가 밥도 먹고 커피도 마셨다. 


ⓒ Tony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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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101 주변 도심은 일본을 많이 닮아 있다. 거기에 가로수들이 아주 크게 자란다. 건물과 건물사이를 건널 수 있는 통로들이 많아 다양한 뷰로 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이런 입체적이고 다층적 구조의 건물은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들다. 우리나라 건축가들이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고 이렇게 만든다면 봄엔 건물 사이에 빌딩풍이 몰아치고, 겨울 매서운 바람에 앉을 수도 없으며, 결국 사람이 다니지 않는 휑한 통로가 많아질 것이다. 


ⓒ Tony Stock


맥주 한 잔 하며 꽤 오래 머물렀던 그날, 타이베이 야경이다. 내일의 또 긴 모험을 위해 굿나잇.


나 홀로 타이완 [觀] - ③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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