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가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
문화, 예술의 성지인 프랑스 - 그중에서도 파리는 많은 예술가들의 영감의 도시이기도 하죠.
그중에서도 오르세 미술관(Orsay Museum ),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는 파리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데요. 이름의 오르세(Orsay) 는건물의 모태인 오르세 기차역에서 그대로 따왔어요.
오르세 미술관은 1848년부터 1914년까지 시기의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예술작품들도 전시하고 있지요.
대표적인 작품들로는 밀레(Millet), 쿠르베(Courbet), 카르포(Carpeaux), 마네(Manet), 모네(Monet), 모리조(Morisot), 르누아르(Renoir), 드가(Degas), 세잔(Cézanne), 로뎅(Rodin), 고갱(Gauguin), 반 고흐(Van Gogh), 갈레(Gallé)가 있는데요.
이 3대 미술관의 작품들의 시기를 정리해보면
루브르:1848년 이전의 작품
오르세: 1848~1914년 사이의 작품
퐁피두 센터 내 국립현대미술관: 1914년 이후의 작품
그래서 가능하다면 루브르 - 오르세 - 퐁피두의 순서로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시대순으로 그 변화를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작품들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이 미술관의 건물의 이야기를 읽고 관심이 생겨 가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요.
1900년, 파리에서 만국박람회가 열리는 것에 맞춰 호화롭게 지어진 오르세 기차역은 20세기 초반까지 기차역과 호텔로 사랑을 받았어요.
프랑스 건축가인 빅토르 라루(Victor Laloux)가 오르세 역의 설계를 맡았고, 현대 건축 기술을 전 세계에 뽐내기 위해 화려한 양식으로 짓게 돼요.
화물전용 리프트와 승객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고 16개의 선로가 놓입니다.
오르세 역은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자연광이 아름답게 비치는데요. 그 당시 이 화려한 강철 구조물로 된 공간 안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기차들과 사람들을 상상하면 마치 타이타닉 영화에서 타이타닉 호를 처음 본 사람들의 그 흥분된 모습들이 떠올라요.
하지만 아쉽게도 오르세 역은 1939년까지만 철도역으로 이용됩니다.
처음부터 큰 규모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점점 커지고 길어지는 열차들을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해요. 짧은 승강장 길이와 새롭게 진보된 전기철도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는 구식 역이 되어버린 오르세 역은 파리 근교 교외선 전용으로 이용되다가 아예 폐쇄되었지요. (참고:http://www.pressian.com/news/article/?no=116915)
그 후 이 건물을 철거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부지의 가치와 이 오르세 역이 갖는 의미를 보존하자는 다수의 의견으로 1979년에 미술관으로 재건하는 계획이 세워졌는데요.
오르세 역의 내부 골격과 중요한 디테일을 유지한 모습으로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해 1986년에 개관을 하게 됩니다.
저는 선진국들이 보여주는 이런 문화와 역사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태도가 가장 부러워요.
결국에는 자신만의 정체성이 뚜렷한 국가, 사람들이 끝까지 사랑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니까요.
그저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위해 새로운 건물, 몰개성 한 디자인만 우후죽순 생겨나는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나올 때가 많아요.
오르세 미술관에 가실 예정이신 분들은 그전에 홈페이지를 한번 보고 가시는 걸 추천해요.
어떻게 기차역에서 지금의 오르세 미술관이 되었는지 사진들과 함께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 자료들이 있는데 정말 흥미롭거든요.
https://www.musee-orsay.fr/en/collections/from-station-to-the-renovated-musee-dorsay.html
저는 파리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 멋진 동생이 뮤지엄 카드를 빌려준 덕분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어요.
지상층, 2층을 구경하고 3층으로 올라오면 이렇게 멋진 공간이 펼쳐지는데요.
의외로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한 분위기에서 혼자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화려한 샹들리에와 높은 천장이 너무너무 멋있었던 레스토랑.
문화유산재로도 지정된 오르세 호텔 레스토랑인 만큼 정말 예쁘죠.
그리고 5층에는 시계탑 뒤에 이렇게 멋진 카페가 있어요.
카페 캄파나 (Café Campana)라는 곳으로 브라질 출신 캄파나 형제가 디자인을 했다고 해요.
그 외에도 오르세 미술관 건물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작품이 있었는데 구석구석 들여다보면서 구경하는데 정말 어찌나 디테일하던지. 저는 이런 박물관의 모형들을 너무너무 좋아해요.
어릴 때는 이런 모형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다큐멘터리도 찾아보고 그랬었는데 그 과정들을 보니 저는 감상하는 입장으로 만족하는 걸로...
건물 외벽은 아직도 예전 그 기차역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데요.
시계 밑에 'Paris- Orleans'이라는 표시는 예전 이 오르세 기차역에서 파리와 오를레앙을 오가는 기차를 운행했기 때문이에요.
오를레앙은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130km 정도 떨어져 있는 중소 도시인데요.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1337~1453) 때 프랑스군을 극적으로 구하고 승리로 이끈 소녀 잔다르크가 활약했던 곳이기도 하지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오르세 미술관을 방문하실 예정이라면 대표작품들과 함께 건물의 역사 또한 알고 가시면 더 즐겁게 감상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일행에게 슬쩍 아는 척도 해보시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