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요리사가 금기시되던 에도시대, 1813년의 동경을 배경으로 미각과 실력을 가진 주인공 미오가 ‘츠루야’의 요리사로 성장해나가는 사극이다.
-절대 미각을 가진 주인공이라니 <대장금>도 생각나고, 장사 수완을 발휘하는 내용에서 청나라 말기에 장사로 갑부가 되는 주인공 <꽃피던 그해 달빛>도 생각난다.
-주인공이 사람과 일에 진심을 다하며 가게를 일으키는 스토리는 익숙한 서사지만 점점 마음이 간다. 이야기로서는 쉬워도, 현실에서는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창작물과 창작자 사이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주인공이 요리에 골몰하는 장면을 보니, 그 불가분의 관계가 참 분명하게 느껴진다.
ex)’자신의 얼굴을 닮은 요리’라는 표현 / ‘요리는 요리사의 기량에 달려있다’는 대사 / 재료만 보고 ’촌스러운 요리’라며 무시하는 장면
-등장하는 요리들은 에도 사람들이 열광하며 웨이팅하게 만들지만(출판업자가 까다로운 입맛의 통속소설가 접대까지 하며), 보기엔 드라마틱한 맛보다는 슴슴한 맛이 날 것같다.
기타 생각)
-배경 소품과 장식에 눈이 간다. 전통적인 물건들은 멋스럽고 친환경적이다.
ex)요리도구와 그릇들, 거북 모양의 호박 조각 장식, 기모노 패턴, 오니기리를 포장하는 잎, 대나무 텀블러
-글씨들 따로 모아서 책만들면 좋겠다.
ex)포렴의 글씨, 에도의 요리 순위표, 벽에 붙어 있는 쪽지들(사람은 아닌 것 같은 무언가가 앉아있는 형상의 글씨)
-약이 되는 음식(불면에 좋다는 백합 뿌리 ‘유리네’로 뭔가 만들어보고 싶어진다)
-쿠로키 하루가 선택한 작품은 믿고봐도 된다. <중쇄를 찍자> 역시 좋았고, <나기의 휴식>은 피곤한 등장인물에 질려 하차했는데 다시 보고 싶어진다.
-주변 캐릭터들도 관심이 간다. 2화까지는 정체가 나오지 않는 츤데레 미식가 코마츠 바라, 따뜻한 성품의 의사 나가타 겐사이.
-청나라 변발은 많이 보다 적응할 뻔했는데, 에도시대 촌마개는 과연...
-절대 미각이라는 천부적인 재능이 요리사와 미식가에게는 축복인데, 범인에게도 그럴까? 사람나름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