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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만하 Aug 24. 2024

2024년 8월 회고

스치듯 지나간 여름

 말도 안 되게 빨리 스쳐 지나간 7월을 보냈는데, 8월도 역시나 빠르게 지나갔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나 싶을 정도로, 평일은 크로스핏 - 회사 - 저녁의 반복이었던 것 같다. 공허함이 커서 그런지 사진을 많이 못 찍은 줄 알았는데, 지난달보다는 사람과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었다는 생각이 든다.




1. 최애 회의실

 회사에서 자리 말고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 같다. 웬만한 회의는 요기로 잡기도 했고, 혼자 자리가 답답할 때 이 회의실에서 트여 있는 게 좋아서, 생각도 하고 일도 차분히 했다. (회의실이 부족할 때는 아니고, 여유 있게 비어있을 때 자주 썼다.) 날이 좋을 때도, 흐리거나 비가 올 때 모두 좋았는데, 밖을 보다 보니 지인이 판교 지나갈 때마다 점심에 직장인들이 마치 npc 같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는 자리였다.ㅎㅎ 이 시간에 나는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을 바라보는 길 어디쯤에 서있는지 생각했던 것 같다.



2. 휴가 (feat. 초록 초록 에너지를 가득 채워보기)

 주말에 하루 밖에 보이는 곳에 가고 싶었는데, 머리하고 시간이 애매해서 집 근처 카페를 찾아서 가던 길에 너무너무 더워서 가던 길에 보이는 곳으로 갔는데, 꽤나 좋았다. 초록한 풀과 남산이 보이는 곳이었다. 초록 초록함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도 되고, 생기 돋는 느낌이 들었다. 15일 광복절 다음날이 금요일이라서 16일도 휴가를 내고 가까운 파주에서 북스테이를 했는데, 생각도 못했는데, 푸릇함이 가득해서 산책하고(매우 덥지만) 눈은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책 보다 자고 앉아있고 잠시 걷는 것만 했는데도, 충전되는 느낌도 들고, 점점 쉬는 것도 꽤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여름 음식 (아이스크림&닭)

 이번 여름은 아이스크림을 좀 더 챙겨 먹는 느낌이 든다.ㅎㅎ 보통 너무 당이 많을 것 같아서 잘 안 먹곤 했는데... 최근에 스트레스 또는 지친다고 혹은 크로스핏 하니까 뭐, 하는 마음으로 크게 고민하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주문해서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닭은 원래 좋아하는데 유난히 '닭'을 잘 챙겨 먹었던 여름이었다.




4. 사람들 이야기

 지난달 보다 나는 좀 컨디션과 텐션이 올라와서 그런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이번 달은 만남과 이별 이야기도 듣고, 진로 또는 방향성 고민도 듣고, 회사의 미래(는 없는가...), 결혼에 대한 생각 등을 들어보았다. 각자만의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왜 그리 어려운 걸까, 인생의 인연이란 없다고 생각하는 게 편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포기되지 않을 때의 최선은 무엇인지 등 답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었다.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없을 테고, 마음을 비우는 게 쉽지 않지만, 마음을 비우는 게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던 것 같았다.



5. 드럼

 8월에 16일 금요일은 휴가라서 뭐 안 하고 쉬다가 저녁에 잠시 드럼 30분 치러 가고 크로스핏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6,7월 마지막 금요일, 회사가 쉬는 날인데도 집에 있거나, 약속이 있어도 저녁 시간에 잠시 드럼 치러 귀찮지만 나서곤 했다. 매주 30분 정도 치러 가는데, 오가는 시간 1시간 30분 정도를 쓰는 게 너무너무 귀찮거나, 쉬고 집에 있다가 나가기 싫은 날도 있었지만, 역시 나란 사람은 시작했고, 머릿속에 일정이 잡히면 스킵이 잘 안 되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꾸역꾸역 가다 보니 그냥 곡을 보고 변주가 거의 없이 비슷한 리듬을 반복하는 정도일 뿐이고, 대단한 실력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집에서 쉬거나, 약속을 잡지 않고 귀찮음을 물리치고 3월부터 8월, 약 6개월 그러니까 거의 24회 중에서 20회 이상은 갔던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6. 운동

1) 크로스핏

 이제 아침 7시에 운동하고 회사 가는 게 루틴이 잡혔다. 잠깐 감기나, 컨디션이 안 좋아서 스킵하기도 했지만, 이미 주 4~5회 평일에 크로스핏 가는 게 몸에 익은 상태라서 편안하게 다음에 가지, 저녁에 가지 하는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좀 가볍게 하기도 하니까 부담이 없달까. 더운 여름이라서 외부에서 러닝과 등산 한 번 없이 실내에서 크로스핏 하면서 8월을 보냈다. (작년 15일 광복절에 등산 갔다가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더워서 등산은 아예 생각도 안 해봤다.ㅎㅎ)


2) 요가

 드디어 사내 동호회로 개설했다. 인원이 모여가지고 금요일 점심마다 정기적으로 요가하는 걸 꾸준히 할 수 있게 되었다.나의  입이랑 몸이 굳을까봐 시작했는데, 운 좋게 동호회까지 개설할 수 있었다. 동호회가 되면, 지원금도 받고, 회비도 납부해야 하는 룰이 생긴다. 그래서 사람들이 할까 싶기도 했고, 내가 운영할 여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개설돼버리니, 리소스 많이 안 쓰면서 돌아가게끔 시스템만 세팅해두고 싶다.(신경 쓰기 시작하면 몰입하는 나라서 ㅠ 빨리 세팅을 끝내고 싶기도 하다) 이 전에도 언급했었는데, 그래도 시작했더니 결과가 나와서, 꽤 반가웠다.




7. 전시

 오랜만에 전시를 보고 왔다. 작년부터 전시에 대한 흥미가 너무 떨어졌었다. 해외 가서 본 전시 퀄리티가 너무 좋았던 것도 있고, 전시로 리프레시하기에 너무 가벼운 것들이 많고 내 주위에 과제가 더 무거워서 전시를 볼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전시를 기대 없이 갔다가, 1시간을 꽉 채워서 작품 하나, 하나 스토리가 있어서 너무 좋았었다. 리프레쉬도 꽤 되었고, 위로도 되었달까. 작가님의 마인드와 스토리가 담겨있는 게 꽤나 좋았다.




8. 헌혈

 7~8월 내내 기분도, 몸도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다. 타이레놀 하고 감기약을 꽤나 자주 먹었던 것 같다. 마음이 문제였을까. 그래도 점점 회복이 되어서 상태가 괜찮아졌다.ㅎㅎ 헌혈도 건강할 때 할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여유 있을 때 해놓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오랜만에 갔다. 크로스핏 덕분인지 내 팔의 핏줄이 너무 선명해서 주사 바늘 넣기 너무 편할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헌혈하면서 강의를 들어야겠다고 다짐했으나, 피가 잘 나올 수 있도록 주먹 운동을 해야 하고, 연락 오는 거 확인하다 뭐 못하고 40분~1시간 정도가 금방 지나갔다.  헌혈하고 나오니 저녁 8시가 가까워져서 강의를 언제 다 듣지 하는 생각을 하며, 은근 조급해지는 나를 보고, 나를 위한 시간과 에너지도 충분히 쓰기 위해서는, 다음에는 좀 더 시간 여유 있을 때 헌혈 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꼭 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미룰 수도 있을 텐데, 유연함이 적었다...(너무 나답다..^^)



8월은 다행히 7월보다 밝고 감사하는 마음을 더 많이 가지려고 했고, 가질 수 있었던 한 달이었다. 올해  회고글에 자주 등장한 크로스핏이 일상의 루틴이 되어주어 그래도 덜 무너지면서 스스로를 챙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편 너무 자잘하고 사소한 것들에 과하게 신경 쓰다가 나 스스로 못 챙기고 낭비한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서 올해 남은 시간은 우선순위를 정해서  나를 위한 시간을 더 많이 가지면 좋겠다. 올해 키워드가 포기였는데... 꾸준함도 좋지만 포기도 선택적으로 잘하는 방법을 계속 생각해봐야겠다.

벌써 9월이 다가온다는게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시간이 가는데, 더 포기하면서, 마음을 비워보기로!


푸릇한 길도 영원하지 않겠지만, 생기로움이 바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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