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디테일
제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습관의 디테일을 통해서 마케터가 마케팅을 설계하는 방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우선 이 책의 기본 법칙은 아래와 같습니다.
B = M(Motivation) A(Ability) P(Prompt)
행동 = 동기 * 능력 * 자극
모든 행동은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때 일어납니다. 그리고 행동을 반복하면 결국 습관이 됩니다. 부정적 행동, 긍정적행동, 단체행동 등 모든 행동은 위 방정식을 따릅니다.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행동: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기부금을 보했다.
동기: 끔찍한 전쟁을 겪은 우크라이나 국민들 돕고 싶었다.
능력: 모바일에서 클릭 한번으로 기부할 수 있어서 쉽게 기부할 수 있었다.
자극: 카카오톡 광고에 우크라이나에 기부하라는 광고가 떴다.
이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갖춰져 있으므로 결국 행동 ‘우크라이나에 기부했다'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만약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라도 충분하지 않았다면 이 행동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곡선은 B=MAP의 핵심 곡선입니다. 모든 행동은 이 곡선의 위에 존재해야만 행동으로 이어지고 아래쪽으로 존재하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게 됩니다. 즉, 우리가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움직이게 하려면 우리의 고객을 곡선 위에 존재하게 해야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동기가 강한데 능력이 부족한 경우, 살을 10kg 빼고 싶은데 집에서 회사까지 2시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해야하는 경우와 같습니다. 그렇다면 동기는 강한데 너무 하기 어려우므로 곡선 아래에 놓여지게 되고 결국 행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다른 예시를 들어보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침에 일어나기 위해 핸드폰 알람을 맞춰놓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알람이 울려서 아침에 눈을 뜨면 보통 대부분 핸드폰을 켜고 카톡이나 인스타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행동의 이유도 B =MAP 법칙으로 설명이 됩니다. 우선 핸드폰이 매일 아침 울리게 알람을 거는 건 자극입니다. 확실한 자극을 통해 핸드폰에 관심이 가게 되고 아주 쉽게 터치 몇번으로 카톡을 볼 수 있습니다. 하기 매우 쉬운거죠. 그리고 카톡이나 인스타를 봤을 때 재미있는 정보들이 있으니 동기도 분명합니다.
그래서 핸드폰으로 알람을 설정해놓는다면 80% 이상 확률로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을 사용하게 되는거죠.
모든 행동은 동기, 능력, 자극의 요소를 조정하면서 행동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야합니다. 이 관점에서 우리의 마케팅 설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각자의 상황에 맞게 대입해보면 효율적인 방법들이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고객을 해당 곡선 위에 놓이게 한다’ 이게 고객 행동을 위한 미션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쉽습니다.
행동설계를 할 때 항상 자극, 능력, 동기 순서로 설계를 하면 됩니다. 이 순서가 인간의 행동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순서입니다. 흔히 우리는 동기가 부족해서 꾸준히 어떤 일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동기부여 책들도 열심히 동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적어도 여기서는 동기는 변덕스럽고 자주 왔다갔다해서 믿을게 못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극부터 설계를 합니다.
자극은 ‘9시에 핸드폰 알람이 울리게 한다'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래와 같은 예시가 있겠죠.
- 우리 관심 고객이 인스타그램을 볼 때 광고가 뜨도록 한다
- 우리 고객이 이메일을 볼 때 우리 뉴스레터를 보여준다
- 우리 고객이 메세지를 볼 때 노출될 수 있도록 한다
- 우리 고객이 출근하는 경로에 우리 브랜드가 보여질 수 있도록 한다
저는 마케팅을 처음 시작할 때, 너무 특정 브랜드가 자주 푸시 마케팅을 한다면 그 브랜드에 대한 고객경험이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너무 빈번하게 문자 보내고 메일 보내는 곳들은 불편하고 귀찮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제가 실제로 지갑을 여는 곳들은 이런 곳들이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지갑을 몇 번 열게 되면, 다음번에 여는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즉 습관으로까지 되는 것이죠.
그래서 여기서 중요한 건 자극입니다. 보통 이메일, 문자, 리타겟팅 등으로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마케팅의 공통점은 ‘우리 고객'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마케팅에서는 범 대중에게 자극을 주는건 매우 큰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 브랜드를 알고 이용해본 적 있는 ‘우리 고객'에게 자극을 줘야 합니다. 보통 마케팅에서 CRM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마케팅 방식은 선입견도 조금 있습니다. 모수가 너무 작고 반면에 해야 할게 너무 많고 귀찮습니다. 결국 해봤자 당장 매출 파이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 두 번 지갑을 여는 게 어렵지 습관이 되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결제합니다. 제가 지금 쓰는 로션이 30번째 구매인데 처음에는 여러 가지 비교를 많이 해봤지만 지금은 그냥 떨어지면 사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핵심은 작지만 우리를 알고 있는 우리 고객에게 어떻게 자극을 줄지 설계를 해야 합니다. 이메일을 열 때 어떤 콘텐츠를 얼마나 자주 보여줄 것인지 말이죠. 이 설계는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당장 큰 매출을 주진 못하겠지만, 끝까지 갔을 때 습관을 만든 고객으로 LTV를 극단값으로 높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능력입니다. 우리 브랜드를 경험하는데, 구매하는데, 상담하는데, a/s 하는데 아주 쉬워야 합니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결제가 쉬우면 구매 전환율이 올라갈 것이다'라는 가설을 검증하는데 다양한 테스트를 많이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사실 이 부분은 너무 쉽습니다. 솔루션을 활용하거나 네이버 페이 등을 활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제 결제를 쉽게 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고 이 부분이 안 되어 있다면 결제부터 쉽게 만들면 됩니다. 그다음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쉽게 이해시키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중 상세페이지를 쉽게 만드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사실 상세페이지의 핵심은 쉬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쭉쭉 읽히는 상세페이지가 좋은 상세페이지의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어렵고 과장된 표현들은 이제 시대 흐름에 맞지 않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핫한 브랜드들의 상세페이지를 보면 간결하며 불필요한 과장광고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검색했을 때 쉽게 우리 브랜드를 접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상담을 받는데도 쉬워야 합니다. 우리가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기 위해서 터치 몇 번이면 되는 것처럼 우리 브랜드를 경험하는데 어렵다면 다른 대안들을 찾게 되겠죠.
마지막으로 동기입니다. 동기가 높으면 어려운 행동도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행동 설계에 있어서는 동기가 자주 변해 좋은 포인트는 아닙니다. 마케팅에서 동기의 핵심은 동기가 높은 사람들에게 접근하면 됩니다. 즉 퍼포먼스 마케팅이 동기가 높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따라다니는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치약을 사기 위해 네이버에 검색했다면, 그 사람은 보통 눈에 가장 잘 보이는 4-5개의 제품 중 하나를 구매할 확률이 높습니다. 마찬가지로 인스타 광고가 최적화되는 방식도 동기가 높은 사람을 찾아주는 방식으로 최적화가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동기가 높은 사람들에 눈에 띄게 하는 것도 행동을 유도하는 방법 중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구매 동기가 높은 고객들은 어디에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게 중요합니다. 동기가 높은 고객을 찾아가 다니는게 핵심입니다.
또한 구매 후기와 주변 지인의 추천은 구매 동기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내가 구매한 제품이 내 주변 지인들도 쓰고 있거나 구매후기가 계속 올라온다면 이 제품을 구매할 동기가 증가합니다.
이제 자극, 능력, 동기를 적절한 밸런스로 설계하면 됩니다. 예산과 리소스가 비교적 적은 스타트업, 스몰브랜드 일수록 마케팅 액션의 대부분을 우리 고객에게 자주 보여줘서 자극을 주고,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일에 리소스를 많이 쓰는 게 중요합니다. 자극과 능력에 대한 설계는 한번 잘 설계 해두면 추후에 지속적인 리소스가 들어가지 않아서 먼저 이 부분을 잡아두고 동기가 높은 사람들을 찾아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는 게 핵심입니다.
정리하면, 우리 고객의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자극 X 능력 X 동기와 연결되어 있고 만약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이 이용하지 않는다며 이 세 가지 요소들을 적절하게 이동시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