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참고 프리다이브(3)

한계의 깊이를 재다

나는 대부분의 일에 타고난 재능 같은 건 없었다.

(성인이 되고 다양한 취미를 가진 것도 '혹시 내가 재능이 있는 분야가 있지 않을까'하는 작은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철저히 무너졌다.)

다행인 것은 복사-붙여넣기를 잘하는 편이라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학습이 빠른 편이다.

대학교 때를 돌이켜보면 카피라이팅, 그림, 코딩까지 잘하는 사람들을 복사할 수 있는 능력덕에 다양한 일들을 빠르게 익힐 수 있었다.

(잠시 딴 말이지만 그래서 나는 같이 일하는 동료의 능력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프리다이빙은 복사-붙여넣기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

물속에서는 10미터당 1 기압씩 높아진다.

바다의 압력으로부터 귀를 보호하기 위해 '압력평형(이퀄라이징)'을 반드시 해줘야 한다.

코를 잡고 흥하면 귀가 잠깐 먹먹해지는 느낌 그게 바로 압력평형이다.

압력 평형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방금 예시로 설명한 코를 잡고 흥하는 방법은 초보들이 하는 발살바이고

보통 12m 이상 들어가려면 프렌젤, 40m 이상 들어가려면 마우스필을 사용한다.


프리다이빙 초보에서 중급으로 가기 위해서는 프렌젤을 익혀야 한다.

발살바는 쉽게 익힐 수 있지만 들어갈 수 있는 깊이에 한계가 있고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물속에서 더 잘 즐기기 위해서는 프렌젤을 필수로 익혀야 한다.

웬만한 일에 재능이 없는 나는 역시나 모태 프렌젤(노력하지 않고도 프렌젤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다이버)이 아니었다.

프렌젤의 원리를 익히기 위해 강사님들께 도움도 구해보고 해부학적 구조도도 봤지만 프렌젤의 ㅍ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히 나는 프렌젤 방식을 복사하고 ctrl v를 눌렀는데 복사된 내용이 아무것도 없었다.


무서웠던 첫 딥스


그렇게 어영부영 1년의 시간이 지나고 시험을 봐야 하는 날짜가 다가왔고 용인 딥스테이션에서 PADI 2 시험을 보게 되었다.

시험 결과는 당연히 탈락. 내 한계의 깊이는 7m였다.

시험에 떨어진 후, 프리다이빙을 향한 나의 외사랑에 마음이 상했고 여기서 포기할 마음을 먹고 있고 있었다.


그리고 한 달 뒤 나는 다이버들의 성지 다합에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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