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교중 May 21. 2021

아내와 함께하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까지


직장을 다닐 적 나의 업무는 '회사 홍보'였다. 업무 중 하나는 회사 유튜브에 올릴 영상을 제작하고 관리하는 일이었다. 영상편집이라고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업무를 하면서 비약적으로 실력이 늘었다. 좋은 것 같아 보이지만, '이러저러한 영상을 만들어라'라고 던져놓고 무조건 그 영상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높으신 분들의 눈에 찰 만한 영상을 만들어내기까지 거진 3개월가량을 하루에 4~5시간만 자며 영상만 공부했었다. 그분들의 눈은 이미 전문 PD들이 만들어낸 방송 영상에 익어 있어서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친한 친구 어머님의 장례식에조차 가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3개월 만에 드디어 윗분들의 입맛에 맞는 영상 하나를 완성했다. 지금 다시 보면 왜 그렇게 오래 걸렸나 싶지만, 그래도 나름 완성도가 있는 영상이 나왔다.


그 이후부터는 영상 제작에 여러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여러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1주일에 1 영상을 5개월이 넘게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기획, 촬영, 편집 모두 내 몫이었다. 그렇게 영상을 제작하다 보니 어느 순간에서부터 인가 내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작년 8월 '평일에 보는 주말 Vlog'라는 콘셉트의 채널을 하나 개설한 뒤 4개월 간 운영하고는 처참히 망했음을 인정하고 접었다.

※ 주소: https://www.youtube.com/channel/UCYfBgNVRmxOCTP_wcFxTylQ/videos


'평일에 보는 주말  Vlog' <주말이나 먹어랏!>

실패의 원인은 전혀 구독자의 입맛에 맞지 않는 영상을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결재나 누군가의 간섭 없이 내가 만들고 싶은 영상을 만든다는 사실에 심취해서 영상을 제작하기만 했다. 검색엔진 최적화(SEO)나 유튜브 알고리즘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누가 31살 먹은 독신 남성의 주말 일상을 궁금해한단 말인가? 특히나 브이로그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극악에 가까운 소재이다.


그래서 나는 새 채널을 구상하기로 하였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아내였다. 외국에서 온 아내와 함께하는 한국생활을 외국인 대상으로 만들어보자는 게 콘셉트이었다. 아내를 주인공으로 하여 처음 접하는 문화와 언어, 생활을 소개해보는 채널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그 사이에 우리 부부의 병맛스러운 콘셉트도 들어가면 호응이 좋을 것 같았다. 아내가 한국에 도착하고 퇴사를 하고 난 뒤, 그렇게 나와 아내는 채널 구상을 시작했다.


메인 키워드는 'international couple(국제커플)'이었다. 이 키워드와 관련하여 다양한 채널들을 찾아보았다. 대부분 한국 시청자를 메인 타깃으로 하고, 영어 자막을 추가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선정성이 한몫했다. 나와 아내가 원했던 방향 하고는 조금 달랐다. 우리가 원하는 건 (1) 건전하고 (2) 재미에 집중되어 있으며 (3) 아내의 캐릭터에 시청자가 감정 이입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처음에는 구독자 수가 그렇게 늘지 않겠지만, 계속 이어나가다 보면 고정 팬층이 생길만한 채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과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주간 총 6개의 영상을 제작하여 올렸고, 3,000회의 조회수와 125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나쁘지 않은 시작이다. 이번 채널에는 내가 이제껏 채널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쏟아부어볼 생각이다. 만일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라. 모든 영상은 영어로 되어 있다.

※ 주소: https://www.youtube.com/channel/UCLo7HCJ5j1Iu7PjCWSZVFzA


혹시라도 유튜브를 현재 제작하고 있거나 제작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편하게 댓글 남겨주시라. 같이 헤매 보는 것도 좋은 일이 리라.

작가의 이전글 자가격리가 내게 준 자유로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